세부 과목을 유사한 교과군으로 구분해 교과목 수를 줄이고 과목별 내용도 학년 구분을 없애 특정 학기에 집중해서 수업한다는 교과목 집중이수제. 취지에 맞는 좋은 사례가 생겨나는 반면, 각종 폐해도 드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과목 집중이수제란 중학교 1~3학년을 하나의 학년군또는 비슷한 성격의 과목 하나의 교과군으로 묶어 1년 또는 한 학기 동안 특정 과목을 집중해 학습하도록 하는 제도다. 집중이수제가 도입된 취지는 기존의 많은 과목수를 줄여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줄이고 좀 더 심도 있는 학습을 위해서다.  

한 학기에 8과목 이상 수업이 금지되면서 국어과, 영어과, 수학과, 기가과학과, 도덕사회과, 예체능으로 묶어 지금처럼 매학기, 매학년으로 나누지 않고 특정학기를 몰아서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같은 군에 속해 있는 교과목들을 학기 또는 학년별로 돌아가면서 집중적으로 이수하는 방식으로 교과목을 줄여 나간다는 것이다.

학습부담이 줄었다고?

그러나 이와는 달리 오히려 교과목 집중이수제로 학습부담이 가중됐다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에 소재한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은 시험 기간이 다가오자 시름이 깊어졌다.

"예전에는 물리 과목을 물리1, 물리2두 학기로 나눠서 수업을 해서 큰 부담이 없었는데 두 과목을 물리로 한데 묶어 한 학기에 다 공부하려고 하니 오히려 학습 부담이 더 커졌다"고 토로했다.

교과목 수가 줄어들긴 했지만 공부해야하는 양은 그대로여서 학습부담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심도 있는 수업?
진도 나가기 급급해…이해도↓

이어 A군은 "시험기간에 진도를 다 못 끝낸 교사들은 시험 막바지에 진도 나가기에 급급해 수업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교과목 집중이수제로 심도 있는 수업을 원했던 A 군은 오히려 진도 나가기에 급급한 수업 때문에 이해도가 떨어졌다며 하소연했다.

이 외에도 집중이수제에 따른 전입 학생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학기별 교과목 선택은 각 학교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 전입 학생이 한 교과목을 아예 이수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교육과정 미이수 교과목에 대한 학습권 보장을 위해, 교육지원청별로 거점학교를 지정해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거나 지역 및 학교의 특성을 고려해 다양한 보충학습 과정을 통해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같이 교과목 집중이수제가 취지와 달리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이에 이를 폐지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어 향후 교과목 집중이수제가 어떻게 개선 보안해 나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송혜란 기자  hrsong@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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