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 인상률이 최대 15%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예상대로 인상률이 확정될 시, 내년 보험을 갱신해야 하는 가입자들의 입장에서는 수년간의 인상분을 한번에 떠안아야 할 수 있어 '폭탄 고지서'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17년 3월까지 판매된 1·2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가 내년 평균 15%대로 인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3∼5년 주기로 갱신하는 1·2세대 상품 특성상 내년 갱신을 앞둔 가입자는 그동안의 인상률이 한꺼번에 반영돼 보험료가 50% 넘게 오를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고령자는 연령 증가에 따른 요율 상승까지 겹쳐 보험료 인상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원회와 손해보험업계는 이날 회의를 열고 내년도 실손보험 보험료 인상률을 8.9~16.0%로 잠정 합의했다. 1세대(구 실손보험)와 2세대(표준화실손보험) 보험료가 평균 15%대 증가하고 3세대(신 실손보험)는 8.9% 인상될 예정이다. 실손보험료 인상에 영향을 받는 1·2·3세대 실손보험 가입자는 현재 총 3500만여명이다.

앞서 보험업계는 일부 가입자와 의료진의 과잉진료로 올해 실손보험 적자가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당국에 2009년 9월까지 판매한 1세대 보험(구실손보험), 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한 2세대 보험(표준화실손보험)의 보험료를 상한선인 25%까지 인상하게 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는 내년 이후 실손보험 보험금을 받아간 고객의 보험료는 많이 올리고,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은 고객의 보험료는 적게 올리는 ‘보험료 이원화’ 제도를 추진할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료를 이원화했을 때 상승 폭 차이를 크게 하기는 어렸겠지만 도덕적 해이에 빠진 과잉진료족에게 ‘경고’의 메시지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에 가입자 간 형평성 논란이 잦아드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손보사들이 실손보험료를 연평균 13.4%씩 올려도 10년 뒤에는 누적 적자가 1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심각한 적자 문제 해결을 위해서 보험료 인상은 필수라는 것. 그러나 소비자들은 일부 이용자들의 과도한 보험청구를 다른 이용자들에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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