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화재 사건으로 삶의 터전이 한순간에 날아갔지만 이에 대한 보상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 소비자가 분통을 터트렸다.

이모씨는 2010년 7월 화재로 인해 집과 가게를 모두 잃었다. 그러나 당장 살 길이 막막해진 이 씨에게 돌아온 건 피해 보상이 아닌 피해를 본 주변상가에 대한 보험회사의 보상금 청구서였다.

이 씨의 말에 따르면 화재가 난 당시 방에 있던 웅진코웨이 공기청정기 쪽에서 불이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에 당사에 연락을 했고, 웅진코웨이 담당자가 나와 화재 현장을 확인했다.

또한 이 씨는 “방문한 담당자에게 국과수에 의뢰 중인 사실과 화재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으며 어느 정도 인정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그에 따른 보상도 당사 내부 조정 및 결정을 통해 꼭 해주겠다며 집을 잃고 일터를 잃은 저를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후 보상해주겠다는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결정해서 전화를 주겠다는 말만 몇 십 번 반복하기만 했다는 것이 이 씨의 주장이다.

국과수 감정결과에 따르면 발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이는 멀티콘센트에는 TV 및 웅진코웨이의 공기청정기 전원코드가 꼽혀 있었으며, 공기청정기 전원코드 한쪽 끝단에서 합선에 의한 단락흔이 발견됐다.

또한 TV전원 코드 배선에서 발견된 단락흔은 외부 화염에 의해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높으며, 공기청정기 코드배선에서 식별되는 단락흔에 의한 발화 가능성이 있으나 내부에서의 발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이 씨는 공기청정기에서 발화됐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웅진코웨이 측에서 하루 빨리 보상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지만 웅진코웨이 측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므로 재판 결과가 나오면 그 때 보상을 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웅진코웨이 측은 당시 코오롱 건설이 화재가 난 건물 인근에서 하수관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공사 도중 충격으로 인해 누수가 발생한 사실이 있기 때문에 이로 인해 합선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씨는 당장 화재로 인해 피해를 본 주변 건물의 보험사가 구상권을 청구했고 당장 5천만원 이상의 거액을 청구하는 법원서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실정이다.

이 씨는 “웅진이 이제 와서 보상 받고 싶으면 소송을 하라고 했다”며 “어렵게 사는 사람이 소송을 어떻게 하냐고 말하니 무조건 소송에서 이기면 보상받지 않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웅진코웨이 측은 “당시 담당자가 피해자 분에게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우리 측의 잘못이 인정되면 곧바로 보상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그러나 어느 측의 잘못인지 명확한 책임 소재가 드러나지 않은 시점에서 피해자 분께 먼저 보상 조치를 해 줄 수 없는 점은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한편, 웅진코웨이의 화재보험을 담당하고 있는 동부화재와 코오롱 건설, 화재가 발생한 건물주의 3자 재판은 현재 1심 변론기일이 채 지나지 않은 상태이며 빨라도 4~5개월의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보여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정효정 기자  hj@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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