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대법원은 토지거래계약허가를 받아야 하는 토지에 대한 매매계약이 거래허가를 받지 아니하여 유동적 무효의 상태에 있는 경우 단지 매매대금이 먼저 지급되어 양도인이 이를 보관하고 있다 하여 “양도소득세의 과세대상인 자산의 양도에 해당한다거나 자산의 양도로 인한 소득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양도소득세 과세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대법원 2000. 10. 27. 선고 98두13492판결 등 참조).

즉, 거래허가를 받아 계약의 효력이 발생해야 비로소 양도소득세의 납부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유동적 무효인 계약과 관련한 양도소득세 납부의무와 관련하여 법리를 최근 선고된 법원 판례와 함께 소개하고자 한다.

법인이 매매대금을 매출액으로 계상하였어도 양도소득세 납부의무를 지지 않을 수 있다.

부동산 매매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소유한 토지들을 매도하면서 해당 토지의 잔금을 수령한 날이 속하는 각 사업연도의 손익계산서에 익금인 매출액으로 계상한 경우 양도소득세 납부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가 문제된 사안이다.

관할 세무서장은 위 회사가 법인세를 체납하였다는 이유로 토지들을 압류하였는데 회사는 위 토지들에 관한 매매계약은 토지거래허가가 없는 이상 유동적 무효로서 허가를 받기 전까지는 원고가 수령한 매매대금은 보증금의 성질을 가지는 것에 불과하여 법인의 익금이 아니라는 이유로 법인세액이 부과될 수 없으므로 이을 경정·환급하여 달라는 청구를 하였다.

이에 대하여 법원은 “구 소득세법 제4조 제3항에서 규정한 양도소득과 관련하여 ‘자산의 양도’라 함은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양도소득을 파악하여 이득의 지배관리나 양수를 하는 지위에 있는 것만으로 양도소득이 있다고 판단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 소득세법상 양도로 인한 소득이 될 수 없는 경우에는 법인세법상 익금에 포함되는 ‘자산의 양도금액’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부산지방법원 2021. 10. 21. 선고 2020구합25879판결 등 참조).

위 사안에서 법원은 회사가 이 사건 토지들의 매매대금을 법인의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해 온 점은 인정되지만 매수인들이 회사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면서 매매대금 상당액을 채권최고액으로 하는 근저당권을 설정하였을 뿐 소유권이전등기를 취득하지 못했고 향후 계약이 확정적으로 무효 또는 해제될 경우 발생할 매매대금반환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인 점을 인정할 수 있어 회사의 양도소득세 납부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매도인이 예정신고의무를 이행한 경우 양도소득세 부과 제척기간은 5년

한편 최근 대법원은 토지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를 예정신고·납부한 경우 양도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7년이 아니라 5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20두51518판결 등 참조).

사안에서 원고인 회사는 2005년경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는 토지를 매도하면서 당시의 양도가액을 기준시가로 산정하여 양도소득세를 예정신고 및 납부하였다. 이듬 해 회사는 토지의 매매잔대금을 모두 지급받았다. 2009년 경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어 계약은 확정적으로 유효한 것이 되었다.

피고 관할세무서장은 2009년 위 계약은 유효한 것이 되므로 원고는 2010년 5. 31. 까지 양도소득과세표준 확정 신고를 해야 하는데(구 소득세법 제110조 제1항 괄호 부분) 이를 하지 않은 이상 토지의 양도에 따른 양도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7년이며(구 국세기본법 제26조의2 제1항 제2호) 따라서 2017년경 양도소득세 부과처분을 한 것은 적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제2심 법원은 이와 같은 주장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이와 달랐다. 대법원은 “구 소득세법 제110조 제4항에 의하면 (중략) ‘예정신고’를 한 자는 ‘당해 소득’에 대한 확정신고를 하지 않을 수 있고 이는 예정신고를 한 양도소득 외에 동일한 과세연도에 귀속되는 양도소득이 더 있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하면서 원고 회사가 양도소득세를 예정신고 및 납부한 이상 토지의 양도소득에 관하여 과세표준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할 수 없어 그 양도소득세의 부과제척기간은 7년이 아니라 5년으로 보아야 한다면서 세무서장의 양도소득세부과처분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다는 취지로 판시하였다.

적법한 절차 이행의 중요성

양도소득세의 납무 의무가 인정되지 않은 최근의 두 사안을 보면 계약 내용과 관련한 적법한 절차를 이행하였기에 결과적으로 과도한 양도소득세 납세 의무를 면하게 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첫 번째 사례에서는 채무자에게 근저당권 설정등기를 해 두었다는 점, 두 번째에서는 양도소득세를 예정신고·납부의무 등을 다 해 두었다는 점이 그렇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토지 양도와 관련하여 법원은 앞으로도 관련 절차를 이행하였는지 여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참조하여 두면 도움이 될 것이다.

원호경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wonhk@centrolaw.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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