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복 부회장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KT가 공모와 헤드헌팅 등을 통해 43명의 차기 회장 후보를 20여명으로 추렸다.

관료, 민간기업, 통신 전문가 등 다양한 출신이 후보자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현직 KT 내부자로 정성복 윤리경영실장(부회장)도 차기 KT회장 1차 후보군에 들었다.

정 부회장은 성남지청 차장검사 출신으로 2008년 부사장급으로 윤리경영실장에 영입됐다. 2009년 이석채 전 회장이 지휘를 하자마다 그해 1년 만에 사장, 올해 1월 부회장으로 승진을 거듭하며 이 전 회장 최측근 인물로 승승장구했다.

정 부회장은 2009년 고강도의 윤리 감사를 시행하는 등 내부 지킴이로 활동했지만, 최근 검찰의 이 전 회장의 비자금, 배임 의혹 수사가 전개되면서 고위직 비리에 대해선 자동문 수비를 한 것이 아니냐는 책임론이 뒤따르고 있다.

특히 그가 운영하는 윤리경영실은 KT CEO 추천위원회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어 다른 후보들의 정보를 모두 캐낼 수 있다는 점에서 ‘부정행위’란 지적도 제기됐다. 정 부회장은 이 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윤리경영실장 보직에서 사퇴했지만, 그의 영향력이 가시지 않은 윤리경영실이 얼마나 공정성을 지킬 수 있겠느냐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CEO 추천위원회에서 내부 인사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이 전 회장이 임명해 낙하산 인사로 지목되는 사내외 이사들로 자리 보전을 위해 정 부회장을 내세운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뒤바뀐 일정도 구설수다. 절차대로라면 CEO 추천위원회에서 최종 후보를 뽑아내면 이후 이사회를 거쳐 KT주주총회에 최종 인가를 받는데 12일 이사회 개최 후 14일 CEO 추천위원회가 열리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날 이사회는 CEO추천위원을 맡고 있는 이사회 소속 사외이사들이 사퇴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퇴 카드가 어떻게 작용할 지는 12일 이사회 개최 후 확인될 수 있겠지만, 낙하산 인사들의 자리보전 문제나 청와대 압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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