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중고차 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시 허위매물, 성능상태점검 기록 등 정확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실정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엔카닷컴, 케이카, KB차차차 등 중고차 매매 플랫폼 사이트에 올라온 중고차 매물 500개의 성능상태점검기록부 제공 여부와 국토교통부의 ‘자동차365’ 사이트를 통해 허위매물 및 주행거리 정보 일치 여부를 조사한 결과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자동차365사이트’에서 실매물로 검색되지 않는 허위매물은 23.6%(118건)으로 조사됐고,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제공하지 않는 매물은 21.8%(109건)으로 조사되었다.

자동차관리법에 따르면 중고차 매매업자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의무적으로 발급하고 거짓 정보·광고를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미발급과 허위매물, 부정확한 주행거리 정보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으로, 중고차 시장의 정보 투명성 향상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전체 23.6%가 ‘허위매물’, 21.8%는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미제공

조사 결과, 중고차 매물 500개 중 21.8%(109개)가 중고차 매매 사이트상에서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제공하지 않았고, 78.2%(391개)가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동차관리법 제58조에 따르면 중고차매매업자는 중고차 매매 시 자동차의 성능상태점검기록부를 계약 체결 이전에 소비자에게 서면으로 의무적으로 고지해야 한다. 

허위매물 여부는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운영하는 자동차 민원 온라인 포털인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중고차 실매물 검색 확인을 통해 조사한 결과, 500개 매물 중 23.6%(118개)가 매물 정보가 검색되지 않아 허위매물로 추정되는 것으로 조사됐고, 76.4%(382개)만이 실제 판매 대상 매물로 등록된 것으로 나타나 소비자들이 중고차 구매 시 실매물 검색을 통해 허위매물인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중고차 허위매물 판매는 자동차에 관한 거짓 표시·광고로, 자동차관리법 제57조에 금지 행위로 규정되어 있고, 제80조 5의3호에 따라 처벌받을 수 있다.

주행거리 정보는 57.1%가 불일치

자동차365 사이트에서 중고차 실매물 검색 확인을 통해 주행거리 정보를 조사한 결과, 500개에서 실 매물로 확인된 382개 중에서 매매사이트 내 주행거리 정보와 자동차365 상의 주행거리 정보가 정확히 일치하는 경우는 163개(42.7%), 불일치는 219개(57.3%)로 조사돼 소비자가 중고차 구매 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행거리 정보가 불일치하는 경우 중 매매 사이트에 게재된 주행거리가 자동차365 보다 작은 경우는 59건(25.9%), 많은 경우는 160건(72.7%)로 조사됐다. 주행거리 차이가 100km 미만으로 차이나는 경우는 22건과 90건 등 총 112건으로 가장 많았으나, 10,000km 이상 차이나는 경우도 5건, 12건 등 총 17건으로 조사됐다.

엔카닷컴 마티즈의 경우 홈페이지에는 주행거리가 180,000km로 표시됐으나 자동차365에는 230,000km으로 표시돼 매매사이트의 주행거리가 자동차365보다 50,000km 적게 표시됐고, 반대로 KB차차차 포드 몬데오는 홈페이지 주행거리가 131,781km로 표시됐으나 자동차365에는 67,478km로 표시돼 매매사이트가 자동차365보다 64,303km 많게 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맹은 "중고차 온라인 매매 사이트에서 정보 불투명성과 정보 비대칭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성능상태점검기록부 발급이 법적으로 의무화되었고, 허위매물이 법적 제재를 받고 있음에도 여전히 중고차 매매 사이트에서는 매물 관리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주행거리 역시 성능상태점검기록부에 정확히 기재해야하는 항목인 만큼 중고차 매매사이트와 자동차365 사이트에 정확하고 동일하게 게재되어야 소비자의 혼란을 줄이고 정확한 거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당부했다.

연맹은 중고차 구매 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중고차 사이트와 중고차 관련 소비자 피해를 모니터링을 하고, 중고차 플랫폼 사업자들이 정보 불투명성과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사이트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사업자와 관련 정부 기관에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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