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해 신혼부부의 숫자가 전년 대비 7만6000쌍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모두 초혼인 부부는 6% 감소했고 자녀가 없는 신혼부부는 2%p 늘었다. 신혼부부의 전년 대비 소득은 5% 늘어난 반면 대출액은 18%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신혼부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최근 5년 내 혼인 신고한 국내 신혼부부는 118만4000쌍으로 집계됐다. 신혼부부 숫자는 2016년 143만7000쌍, 2017년 138만 쌍, 2018년 132만2000쌍, 2019년 126만 쌍으로 해마다 줄었으나 지난해에 전년 대비 7만6000 쌍(6.1%) 줄며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구체적으로 혼인한지 1년차인 신혼부부는 21만4000쌍으로 전년보다 2만2000쌍(9.4%) 줄어들며 전체의 18.1%를 차지했다. 혼인 연차별 구성비는 5년차가 21.6%(25만6000쌍)으로 가장 컸고, 4년차 21.6%(24만2000쌍), 3년차 21.6%(24만1000쌍), 2년차 19.5%(23만1000쌍)로 이어졌다. 이는 해마다 결혼하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신혼부부 중 남편과 아내 모두 초혼인 부부는 지난해 93만8000쌍으로 전년(99만8000쌍)보다 6만 쌍(6%) 감소했다. 초혼부부 중 집을 가진 이들은 39만5000쌍(42.1%)으로 전년(42만8000쌍) 대비 0.8%p 줄었다. 2016년 43.1%, 2017년 43.6%, 2018년 43.8%, 2019년 42.9% 등 최근 5년 새 가장 낮은 수치다.

결혼한 지 1년 된 부부의 자가보유 비율은 29.7%로 전년(29.9%) 보다 0.2%p 줄었다. 2년차 35.3%, 3년차 42.6%, 4년차 47.4%, 5년차 52.8% 등 모든 연차에서 전년도 보다 자가 보유 비율이 감소했다.

이 가운데 초혼 신혼부부가 소유한 주택 공시가를 부부 합산한 결과 1억5000만원 초과~3억원 이하 비중이 32.2%로 가장 많았다. 다만 이는 전년(36.7%)보다 4.5%p 줄어든 수치다. 반면 3억원 초과~6억원 이하 비중은 25.1%로 전년(17.5%)보다 7.6%p 늘었고 6억원 초과도 10.5%로 전년(6.0%)보다 4.5%p 증가했다.

초혼 신혼부부의 지난해 연간 평균 소득은 5989만원으로 전년(5707만원)보다 4.9% 늘어났지만 대출 규모도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초혼 신혼 부부 중 87.5%가 대출 잔액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대출 잔액 중간값은 1억3258억원으로 전년(1억1208만원) 대비 18.3% 늘었다.

신혼부부 전 연차에서 자가 소유 비율이 감소하고 집값은 상승한 가운데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소득 대비 큰 규모의 빚을 내 집을 구매하는 신혼부부들이 증가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의 가파른 가격 상승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 신혼부부의 소득 증가에는 맞벌이 부부 비율이 늘어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초혼 신혼부부 가운데 맞벌이 부부는 48만7000쌍(52.0%)로 전년(49.1%) 대비 2.9%p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처음으로 모든 연차(1~5년차)의 맞벌이 비중이 외벌이보다 높아졌다.

이 가운데 맞벌이 부부의 평균 출생아는 0.60명으로 외벌이(0.76)보다 0.16명이나 낮아 맞벌이의 경우 출산 시기를 늦추거나 아예 계획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초혼 신혼부부 중 자녀가 없는 부부는 44.5%(41만8000쌍)로 전년(42.5%)이 비해 2.0%p 늘었다. 평균 출생아 수는 0.68명으로 전년(0.71명)보다 0.03명 줄었다. 2명 이상 다자녀 비중도 11.8%로 전년(12.9%)보다 1.1%p 감소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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