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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순 하우스 활용법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 승인 2021.12.10 09:37

[여성소비자신문] 지난달 말에 청룡영화상 시상식이 열렸다. 이 영화제 최초의 여우주연상은 영화 ‘혈맥’에서 한국적 어머니상을 연기한 고 황정순(1925~2014)이 수상했다. 영화인들은 20세기와 21세기에 걸쳐 ‘영원한 한국의 어머니상’으로 남은 여배우로 황정순을 꼽는다. 전 생애를 무대와 스크린에 바친 정통파 연기인, 황정순은 영화인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고 여배우로는 최초로 예술원 회원에 선출되었다.

황정순은 생전에 쓰던 가구며 생활용품은 물론 연극·영화에 출연하면서 입은 각종 의상과 소품, 대본과 시나리오, 사진, 포스터, 영상기기 등에 이르기까지 수 천 점을 유산으로 남겼다. 그 유산들이 고스란히 ‘황정순 하우스’에 보관돼 있다. 그러나 아직 목록 정리도 제대로 안 돼 있고 일반에 공개되지도 않고 있다. 수 천 점에 달하는 연극영화사의 귀중한 자료가 사장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황정순 하우스는 지금은 평창동 주택가에 있으나 고인이 태어났던 시흥이나 그가 생전에 마지막까지 살았던 삼청동 같은 연고지에 자리를 잡아 장차 박물관이나 기념관으로 활용되면 좋겠다. 국민배우 황정순에 대해서 MZ 세대들은 잘 모를 것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대를 살면서 영화 ‘팔도강산’이나 ‘마부’를 보며 함께 웃고 함께 울었던 중장년 노년층에게는 친근한 서민의 어머니로 기억된다. 시흥시나 종로구 같은 지방자치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활용방안을 논의해 봄직하다. 아니면 서울시 차원에서 황정순 하우스를 공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황정순 이라는 국민배우의 위상과 무게를 생각해 볼 때 지방 차원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국립민속박물관이나 조만간 건립될 국립여성사박물관에서 황정순 하우스를 활용하는 방안을 논의하면 좋겠다. 위대한 여배우 황정순이 남긴 유산은 더 늦기 전에 개인 차원을 떠나 공적으로 활용될 필요가 있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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