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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켈 총리 레임덕이 없었다
이동한 헌정회 편집주간 | 승인 2021.12.02 17:46

[여성소비자신문] 올해 67세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9월 26일 독일 총선을 끝으로 16년의 장기 집권을 마쳤다.그의 정치 인생은 31년만에 정계를 퇴장한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출마하지 않음으로서 독일 역사상 자진해서 퇴임하는 첫 번째 총리가 됐으며 최초 여성 총리,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연소 독일 총리, 최 장기간 재직 총리 등 그의 이름 앞에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이 붙는다. 16년의 장기집권을 했지만 퇴임을 앞둔 시점에서도 그 인기는 여전하고 재임 말기의 레임덕이나 지지율 하락 같은 것은 없다. 엄마의 리더십으로 독일 국민들에게 칭송을 받고 있다.

그는 집권 내내 위기의 총리라고 불릴 만큼 난관을 해쳐나가야 했다. 그는 유연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겸비한 지도자다. 우파와 연정을 이끌면서도 좌우를 가리지 않고 폭넓은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그는 1990년 동독 과학 아카데미에 몸을 담았던 물리학자 출신으로 베를린 장벽이 무너진 직후에 정치에 뛰어들었다. 영리하고 합리적인 성향이 강했던 그는 정계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독일 기독교민주연합(CDU)에 입당한 그는 1990년 연방하원의원과 여성청소년부장관, 환경자연보호 핵안전부 장관을 역임했고 1998년 CDU 사무총장직에 올랐다.

2000년 CDU 대표로 선출된 후 2005년 처음 총리로 취임했다. 2006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꼽는 '올해 인물' 로 선정됐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메르켈 시대는 보이지  않는 위험의 시대였다. 금융위기와 유로존 위기를 극복하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펜데믹을 극복하는데 실력을 보여 주었다" 고 보도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위험에도 흔들리지 않을 만큼 이성적이고 합리적이었다.

슈피겔은 메르켈이 남긴 7가지 유산으로 2008년 미국발 금유위기와 2009년 말 유로존의 재정위기, 러시아 푸틴과의 갈등, 시리아 난민 수용, 미국 트럼트와 관계, 기후 위기에 대한 대응,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꼽았다. 메르켈은 2015년 시리아 내전으로 100만명의 난민이 유럽으로 밀려 오자 역사적인 난민 포용정책을 선포하면서 80만명을 수용했다. 국제 사회에서 '난민의 어머니' 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국내 여론의 반대로 정치적 위기를 겪었다.

그가 2005년 최초 여성 총리로 취임할 때만 해도 독일은 천문학적인 통일비용 부담과 노사협력의 실패, 과잉복지 등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었다. 그는 16년간 재직하면서 독일의 경제를 부활시켰고 유럽 연합과 국제 사회에서  그의 눈부신 성과를 인정받았다. 포브스는 작년까지 매르켈을 10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여성으로 선정했다. 프리서치센터 조사에서도 세계 지도자 중 신뢰도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독일의 정계를 떠나지만 유럽인들의 여론조사에서 메르켈을 EU의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9월27일 독일 연방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총선에서 299개 지역구 개표 결과 중도좌파 사회 민주당이 1위를 차지했다. 전후의 독일에서는 한 번도 단일 정당이 과반수를 차지한 적이 없었으며 다른 당과 손을 잡고 연방의회의 과반수를 확보하고 연정을 구성해 왔다. 총선 후에 뒤를 이을 차기 총리도 연정 구성애 성공한 정당의 총리 후보가 맞게 된다. 올해 63세의 올라프 솔츠 사민당 총리 후보는 총선 결과가 나온 직후 독일 ZDF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정 협상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빨간색의 사민당과 초록색의 녹색당, 노란색의 자민당의 '신호등 연정' 이 유망하지만 검정색 기민련과 초록색 녹색당, 자민당의 자메이카 국기색의 자메이카 연정도 가능하다. 2019년 독일 북부의 작은 항구도시인 슈트랄준트를 방문했을 때 기자가 "50년 후 역사 책 속의 당신이 어떤 사람으로 묘사 되었으면 좋겠느냐?" 하는 질문에 메르켈은 "그는 노력했다(She tired) 이 짧은 문장 하나 만으로 만족하다"고 말했다.

메르켈은 결코 권력에 취하지 않았으며 욕심을 부리지도 않았다. 물러 날 때 모습은 조금 늙은 외모를 제외하고는 2005년 처음 취임할 때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박수 칠 때 떠나는 성공한 지도자였다. 메르켈 시대의 독일은 대체로 안정적이었으며 숱한 위기와 재난에도 불구하고 독일의 번영을 이루었다. 메르켈 집권시기의 독일인들은 비교적 좋은 삶을 살았다. 엄마 총리가 떠나고 뒤를 이을 다음 총리도 메르켈을 지울려 하지말고 본 받을려고 하면 될 것이다. 전임자를 감옥에 가두고 잡은 권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정치의 하수이지 고수가 아니다.

이동한 헌정회 편집주간  leedh2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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