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스마트폰 단말기가 100만원을 넘어가는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고가의 디지털기기가 재활용되지 않아 중고 단말기 유통 활성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연맹은 '소비자 관점의 중고단말기 유통 활성화 토론회'를 온라인으로 주최해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

단말기 100만원 시대...가계 통신비 완화 필요성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중고단말기 유통을 활성화하는 것은 고가의 단말기 자주 바꾸면서 생기는 문제를 완화하고, 통신비 절감 등의 문제와 더불어 크게 보면 지구온난화를 생각할때 전자기기를 충분히 활용하고 폐기를 줄이는 것도 지구적인 과제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는 소비자와 관련된 토론회이지만, 지구적 환경문제를 다룰 수 있어 뜻깊다"고 이번 토론회의 의의를 전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소비자 관점의 중고단말기 유통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주제로 한 발제를 통해서 다양한 소비자 인식과 조사 결과 내용을 전했다.  

먼저 중고폰 유통 활성화가 필요한 이유로는 단말기 가격 100만원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러한 고가화로 소비자의 가계통신비 부담 심화를 꼽었다. 

중고폰 거래건수를 살펴보면 2020년 1월 40만건에서 2021년 1월 46만건으로 늘었다. 즉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는 것. 공식적인 유통 시장이 없어서 중고사이트, 개인딜러 등을 통해 거래가 이뤄졌다. 구매 시에는 중고거래플랫폼이 가장 많이 차지했는데 개인 소비자 중심의 번개장터, 당근마켓 등이 있었다. 

판매 시에는 이동통신사 가격보장 프로그램을 이용하게 되는데 삼성과 애플 중심의 제조사, sk네트웍스 등이 있고 수거딜러 사이트 등을 통해 이뤄졌다.

중고폰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보면 지난해 1371 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피해는 약 700건으로 나타났다. 구매시 66%, 판매시 33%로 중고폰을 살 때 더 많은 피해를 입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구매시에 상태 불량인 경우가 53%로 절반 넘게 많았고, 설명과 달랐거나 철회가 안된다는 불만 등도 뒤를 이었다. 판매 시에는 가격 불만이 가장 많았다.

중고폰을 구매하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이 46.%로 가장 많았고 가장 중요한게 생각하는 것은 단말기의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품질 불량이 54%로 많았고 사기거래가능성과, 중고제품 비선호 등이 뒤를 이었다.

중고폰 구매를 위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원하는 것은 신뢰할수 있는 구매처 확대로 나타났다. 즉, 유통채널에서 소비자의 접근성 떨어지고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채널이 부족한 문제와 소비자가 이전 사용자의 수리내역을 알 수 없는 부분이나 공식a/s를 이용할 수도 없는 부분 및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등으로 조사됐다.

소비자 관점에서 중고폰 시장 개선을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유통 채널 활성화와 보증제도가 마련돼야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중고차 부품시장처럼 단말기도 이를 활성화해서 양성화하는 게 필요하고, 개인정보 부분은 소비자가 쉽게 접근할수 있는 인앱을 마련하는 것, 영구삭제를 위한 기술적 보완 등을 제안했다.

또한 소비자들이 공장초기화 방법을 잘 모르는 등 소비자들이 알아야 할 부분들이 많아 연맹에서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도 약속했다.

"기존 정책, 사업자 전환시 위약금 등 지불했어야...중고폰이 대안될 것"

이어진 토론에서 호서대 곽정호 교수는 "정책적으로 가계통신비 절감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잠재적 시장 수요를 생각할때 정책효과가 클 거 같다. 평균 단말기가 100만원을 넘고 있는데, 단말기의 고가화를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의 기술이 갖는 대체성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도 유리한 점으로 꼽았다. 과거 피쳐폰에서부터 기술진화를 했을 때는 스마트폰이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구식이 됐는데 현재는 기술대체성이 적어졌다는 것. 조금 지난 중고폰을 사용해도 충분히 대체가 가능한 스마트폰 사용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곽 교수는 "인터넷진흥원 2018년도 이용실태조사를 보면, 2014년 스마트폰 이용자 교체주기가 15.6개월이었는데 2018년말 기준으로 33개월 정도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러한 스마트폰 교체시에 전혀 다른 기술을 다른 대체제로 인식하지 않는 것으로 소비자의 성향도 바뀐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히 가격도 중요하지만 신뢰도 중요하다는 것을 새로이 알게 됐다. 다양한 플랫폼이 있지만 소비자들은 불확실하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점도 그렇다. 이런 부분들을 해소하면 좋은 정책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통신비 인하를 위한 대안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선불요금제 등이 나왔는데 기본적으로 사업자 전환 정책이 많았다. 이럴 경우 사업자를 바꾸면 전환 비용이 높은 걸로 나타났다. 기존 위약금, 약정요금할인 등 이슈가 발생하는데 중고폰 유통의 경우 사업자 전환이 아니라 단말기 교체에 가까워서 전환비용이 적다는 장점이 있어 유용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제도개선에 있어서는 가격보다 안정성을 위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즉 허위매물 관련해서는 안심결제 도입, 개인정보 100프로 삭제, 인증서 지급 등 신뢰를 줘서 시장의 불확실성 해소가 중요하다고 본 것. 또한 개인정보 유출 관련한 홍보와 인식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믿을만한 플랫폼이 있다면 중고폰을 사고 팔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또 부품안정성 문제도 짚었다.  중고스마트폰을 샀을 경우 배터리가 금방 닳는다고 소비자들이 인식하고 있는데, 이러한 우려 제거를 위해 필수부품 아닌 나머지 부품을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 자동차 역시 부품시장이 같이 활성화 된것처럼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김주원 한국여성소비자연합 사무처장은 "중고폰 유통과 활용은 환경문제와 탄소저감 시대인 현재와 맞물리는 좋은 의제인 것 같다"면서 "예를 들어 김치냉장고는 부품 보유 기간이 9년이다. 스마트폰은 4년이다. 고가의 디지털쓰레기를 집안에 두고 있는 꼴인 것이다. 그래서 중고휴대폰 활성화 문제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사무처장은 "개인정보 유출 기능이 가장 큰 장벽이라는 것에 동의한다"면서 "가장 프라이빗한 정보들이 집약됐다는 점 때문에 거래 저하 요인이 된다는 것에 공감한다. 이를 위해서 삭제대행서비스, 공인된 인증 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

특히 품질, 수리이력이 구매자에게 제공될 수 있는 장치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뢰성 있는 보증이 필요하다. 제3자의 품질보증제도가 있다면 신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상태를 알고 구매해서 소비자들의 불만 요소 사전에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중고폰유통협동조합 등이 만들어지고 품질보증이 일어나게 한다거나, 일정 기준의 자격을 갖춘 휴대폰대리점에서 보증하게 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특히 관련 업체에서 차별없는 서비스 제공도 중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A/S나 부품 면에서 차별을 받아서는 안되고 새 휴대폰과 동등하게 서비스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중고폰 거래라는 것은 통신비를 절감하는 데는 많은 도움이 된다. 그러나 중고폰을 쓰는 분들의 특징에 맞춰서 활성화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고유식별번호를 확인해서 분실, 도난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어렵고 대량조회가 어려운 경우도 많다. 판매점이나 이런 곳에서 중고단말기 거래가 이뤄진다면 조회를 용이하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발제자가 인앱 개발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서 그는 "인앱을 통해 개인정보를 삭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개인정보를 식별하고 지운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그런 프로그램이 원격 작동된다고 했을 때 개인정보 유출에 문제가 없을까라는 의구심이 든다. 개인정보를 지우는 건 개인이 해야 할 것 같다."고 반대 의견을 표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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