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방역 당국이 '트래블 버블'(여행안전권역) 협정 국가에서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할 경우 입국 제한을 발동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래블 버블과 각국의 국경 통제 조치 완화에 실적 회복을 기대하던 면세 및 항공업계는 다시 긴장하는 분위기다.

2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향후 모니터링 과정에서 오미크론 확산이 발견된다면 트래블 버블 협약국의 경우 ‘서킷 브레이커’ 발동을, 협약 진행 중인 국가의 경우 관계부처와 협의 하에 (입국 제한) 시행 시기 등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위험도와 확산 정도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현재까지 싱가포르와 사이판 등 트래블 버블 협약국에서는 오미크론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트래블 버블은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에 한해 격리 없이 양국을 오갈 수 있도록 맺은 협약을 의미한다. 현재 한국은 싱가포르와 사이판만 트래블 버블을 적용하고 있으며, 협약문에 따르면 양국 중 어느 한 곳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 트래블 버블 시행 시점을 늦추거나 일시 중단할 수 있다.

정부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지난 28일 0시부터 발생국인 남아공과 인접국인 보츠와나, 짐바브웨, 나미비아, 레소토, 에스와티니, 모잠비크, 말라위 등 8개국에서 오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상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오미크론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았지만 정부는 오미크론 확산 추이를 보고 입국 제한을 포함한 방역강화 대상국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 가운데 업황 회복을 기대하던 항공 및 면세 업계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주의 깊게 지켜보는 모양새다. 우선 항공업계는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여행제한 조치가 재개될 가능성을 검토 중이다. 최근 대한항공은 미국 하와이, 호주 시드니, 뉴질랜드 오클랜드 노선을, 아시아나 항공은 괌 등 노선을 각각 운항 재개한 바 있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부산 등 LCC 업계에서도 이달과 내달에 걸쳐 각각 괌 등 국제선 운항 재개를 계획 중이었다.

이 가운데 LCC업계에서는 "오미크론 확산으로 여행금지조치가 재개될 경우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그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화물운송으로 실적 회복세를 이어온 반면 제주항공과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손실 약 7000억원을 기록한 탓이다. 제주항공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473억원에 달한다. 진에어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1534억원이며, 같은 기간 에어부산의 영업손실은 1479억원, 티웨이항공의 영업손실은 1186억원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노선 재개를 위해 투입된 자금이 있는 만큼 확산세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업계에 이어 면세업계는 정부의 공항 면세점 임대 혜택 기간이 곧 만료된다는 점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싱가포르 관광객과 중국 보따리 상인들이 면세점을 방문하면서 실적회복에 대한 기대를 키웠지만, 하늘길이 다시 막히면 그 영향을 피해갈 수 없어서다. 일각에서는 만료를 앞두고 있는 공항 면세점 임대료 지원을 재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3월부터 인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와 함께 공항시설사용료를 감면해주고 있으나 이 같은 지원은 오는 12월 종료된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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