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소비자원이 시중 차아염소산수 살균·소독제에 대한 품질 등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20개 제품 중 9개 제품이 적정 pH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용액 수소 이온 농도(산성도)를 나타내는 pH값이 허가 기준에 못 미쳤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어린이 용품이나 식품 소독용으로 사용할 수 없는 제품을 '사용 가능'으로 광고한 제품들도 있었다.

차아염소산수는 미생물과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에 광범위한 살균 효과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를 ‘식품이나 기구 등의 살균 또는 소독에 사용하는 식품첨가물’로 분류해 유효염소 함량, 적정 pH 범위와 유효염수 기준을 지키도록 하고 있다. 환경부도 지난 7월 관련 조항을 신설한 고시를 정비해 성분을 규제하고 있다.

그러나 소비자원에 따르면 20개 조사제품중 9개 제품이 용액 수소 이온 농도(산성도)를 나타내는 pH 값이 허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강산성(pH 값 2.7이하)'으로 허가를 받은 식품용 살균제 M제품의 경우 실제 수치는 2.9로 약산성 수준이었다. 강산성은 낮아야 한다. 이 제품은 유효염소 함량이 1ℓ당 3mg(3ppm)에 불과해 강산성 기준(최소 20ppm)은 물론, 미산성 기준(10ppm)에도 미치지 못했다. pH 5.0~6.5 정도인 '미산성' 기준치를 유지해야 하는 S제품은 실제 값이 4.6으로 '약산성' 수준이었다.

소비자원은 "M제품을 비롯해 이번에 적발된 6개 제품 사업자는 회수(리콜) 또는 품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설명했다. S제품 등 2개 사업자는 살균 용도 표시를 삭제하기로 했다. 다른 1곳은 자가 검사 결과 부적합 판정을 내려 전량 회수, 폐기 조치를 마쳤다. 이외에 허가를 받지 않고도 어린이 용품을 살균할 수 있다고 표시한 제품도 다수 적발됐다.

소비자원 조사 결과 20개 제품 중 9개는 식품용이나 기구 등의 살균·소독제로 허가를 받았음에도 어린이 용품을 살균하는 데 쓸 수 있다고 표시했다. 식품에 쓸 수 없음에도 가능하다고 광고한 제품도 6개였다. 중복을 포함 조사 대상 65%인 총 13개 제품이 기준을 어겼다.

20개 중 12개 제품은 현행법을 위반하고 '친환경', '무독성' 등 문구를 제품에 표시하거나 광고하고 있었다. 해당 사업자들은 잘못된 표시, 광고를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소비자원은 전했다.

살균, 소독제는 인체에 독성을 나타낼 수 있어 잘못된 광고로 소비자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10월 기준 온라인 쇼핑몰에 판매 중인 살균제 350개 중 3분의 1이 넘는 120개 제품이 현행법에서 금지하는 '무해성', '무독성', '환경·자연친화적' 문구를 광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환경부에 차아염소산수 살균, 소독제 품질, 표시에 대한 관리와 감독 강화를 요청할 예정"이라며 "소비자들은 살균·소독제는 무독하거나 환경 친화적일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고 쓸 때 신체에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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