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17일 한국금융연구원과 한국증권학회가 '코로나19 장기화와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주제로 정책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자리에서 각 관계자들은 기준금리 및 긴축 등 다양한 금융, 자본시장의 흐름을 짚어보면서 내년을 전망했다.

신용상 연구위원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필요”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위원은 먼저 정상성장경로로의 복귀와 높은 기대인플레이션을 고려하면 거시경제여건 만으로도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가 필요한 상황이며, 통화정책 유효성 확보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전세계적인 부채규모 증가로 향후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에서 신흥국 및 일부 주요국의 긴축발작(taper tantrum)과 위기 발생 가능성 및 국내 전이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향후 글로벌 통화정책 전환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자산가격 상승폭이 크게 제한되거나 조정국면에 진입하고 변동성도 확대될 가능성도 있으며, 국내 가계부채의 GDP 대비 규모, 증가속도가 글로벌 최상위 수준인 점, 부채의 질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점, 자산가격과 가계부채 간의 높은 인과관계 등을 고려하면 선제적 차원에서의 가계부채의 총량‧속도‧질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반적인 부채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대출금리 상승과 중소기업‧소상공인 원리금상환 유예조치 종결 등으로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취약차주 중심으로 부실화 현재화 가능성도 짚었다.

가계부채 관리 대책은 가계 부실과 자산가격 리스크가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전이되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 조치의 일환으로, 통화정책(한은), 거시건전성정책(금융당국), 부동산정책 공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부동산정책은 향후 주택가격에 대한 기대(expectation) 관리가 가장 중요하며, 중장기적으로는 예측성과 실효성을 담보한 주택공급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가계부채 및 가수요 관리를 통해 주택가격 상승 기대 차단 노력, 중장기적으로는 예측 가능한 공급 계획과 실효성 확보로 시장 불확실성 제거(필요한 지역에 충분한 공급, 민간과 공공의 협력,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임대 비중 확대 등)를 언급했다.

사후관리대책으로는 통화‧금융정책의 정상화 과정에서 소외된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재정 측면의 지원과 보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자영업자대출 원리금 상환유예 종료 등 출구전략에 대비해 특정 시점에 상환부담 및 부실위험이 집중되지 않도록 상환시점의 분산, 저금리 대환대출 전환, 장기분할상환 등, 리스크 이연을 통한 연착륙 방안을 마련해야 한단 설명이다.

출구전략으로 원리금상환 불능 상황에 직면할 수 있는 잠재적 취약‧고위험 자영업자들에 대한 맞춤형 지원전략(업종전환 지원, 온라인화 및 On&Off 융합모델 전환 지원, 신용회복 프로그램 가동 등) 및 사회‧재정 측면의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학균 센터장 “코로나 이후 한국 증시 레벨업”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로나 펜데믹 이후 한국 증시는 2011년 이후 이어져 온 장기 박스권을 뚫고 KOSPI 3000 포인트대로 레벨업에 성공했다고 분석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식시장 전반이 코로나 이후 상승세를 나타냈지만 그 중에서도 한국 증시의 성과는 글로벌 주요국 증시 중 최상위권에 속했다. (KOSDAQ +56%, KOSPI +40% - 2020년 1월 말~2021년 11월5일) 시장 내부적으로는 플랫폼과 제약/바이오 등과 같은 신성장 종목의 약진이 돋보였다. NAVER를 비롯한 신성장 종목군이 한국 증시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 중 5개에 달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가 상승의 동력은 미국 내구재 소비 급증에 따른 글로벌 제조업 경기 반등과 사상 초유의 저금리 시대 도래에 따른 주식시장으로의 머니 무브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한국 증시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됐는데, 코로나 팬데믹 이후 168.2조원이 직접투자자금의 형태로 주식시장에 유입됐다.

주가가 급등하면서 버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버블은 일반적으로 자산가격과 펀더멘털의 괴리로 설명되는 데 대표적인 잣대가 GDP 대비 주식시장의 시가총액 비교이다. 버핏 지수로 불리는 이 방법론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증시는 버블로 볼 수 있다. 그렇지만 경제에 풀려있는 유동성과 주식 시가총액을 비교한 M2 대비 주식 시가총액 비중은 과거 최고치 보다 훨씬 낮다. 유동성이 주식시장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라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주식시장은 민감히 반응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주식시장은 다소의 험로를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압박이 커지면서 주요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긴축 지향적으로 바뀌고 있고, 순환적 경기 사이클도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자산시장과 실물경제의 괴리 확대에 따른 불균형에 대한 논의도 주식시장에는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은숙 교수 “산업별 재무안정성 따져 지원해야”

서은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하면서 2020년 1월 이후 산업별로 큰 폭의 실적 저하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기업부채가 증가한 상태에서 실물경기의 회복 지연으로 기업의 부채상환능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 실물경제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우려가 존재한다. 코로나19 등 위기에 취약한 업종 내에서 기업들이 도산하게 되면, 동일 업종 내의 고용·생산 비중 등을 고려할 때 경기회복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그렇지 않은 업종에 비해 더 크게 나타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위기상황에서 경기침체를 막고자 정부의 자금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업 실적 부진이 지속되면 자금지원의 효과가 크지 않게 되고, 오히려 생산성이 낮은 좀비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지연될 가능성을 높여 시장의 자원배분 효율성을 저하시킬 수도 있다는 것.

기존의 연구들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단기 재무건전성을 살펴봄에 따라 단기적인 재무지표의 변동이 구조적인 문제인지, 단기적인 충격에 따른 변동인지를 구별하기 쉽지 않고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기에도 한계가 있다. 따라서 시계열을 2008∼2020년으로 확장하고, 최근 산업별 재무안정성을 분석하고, 산업별 충격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자 한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 단기에 매도 가능한 금융자산을 함께 고려하여 기업의 현금소진위험을 분석하여 재무안정성을 추정한다.

대분류 18개 산업 중에서 9개 산업이 최종적인 유동성 지원대상에 해당된다. 정책지원 시 자원배분 비효율성을 유동성 지원효과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할 경우에 전기,가스,증기및수도사업, 도매및소매업, 운수업, 숙박및음식점업, 보건업및사회복지서비스업 등 5개 산업은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작고 유동성 지원효과가 크기 때문에 우선순위 지원대상이 된다.

다음으로 예술,스포츠및여가관련서비스업은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작으나 유동성 지원효과가 작아 2순위 지원대상이다. 광업. 건설업은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큰 반면 유동성 지원효과 커서 3순위 지원대상이다. 끝으로 하수·폐기물처리,원료재생및환경복원업은 자원배분 비효율성도 크고 유동성 지원효과도 작아 4순위 지원대상이다.

중분류 24개 제조업 중에서 3개 제조업이 최종적인 유동성 지원대상에 해당된다. 정책지원 시 자원배분 비효율성을 유동성 지원효과보다 우선적으로 고려할 경우에 자동차 및 트레일러, 기타제품 등 2개 산업은 자원배분 비효율성이 작고 유동성 지원효과가 크기 때문에 선순위 지원대상이 된다. 끝으로 기타운송장비는 자원배분 비효율성도 크고 유동성 지원효과도 작아 후순위 지원대상으로 분류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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