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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캐스터 추천도서] 소원: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지울 수 없는 상처, 조두순 사건 그 이후
서유리 기자 | 승인 2013.11.27 16:00

   
 
[여성소비자신문=서유리 기자] 이준익 감독의 복귀작인 영화 ‘소원’의 원작소설이자 약자를 대변하는 소설가로 알려진 작가 소재원의 장편소설 ‘소원: 희망의 날개를 찾아서’가 출간됐다. 이 작품은 ‘희망의 날개를 찾아’의 개정판으로, 2008년 대한민국을 충격에 휩싸이게 만든 ‘조두순 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소설이다.

저자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아동 성폭행 사건의 심각성에 대해 호소함과 동시에 이로 인해 고통 받는 아이와 가족의 아픔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내고 있다. 이 책은 출간되기 전부터 온라인서점에서 연재됐으며, 수십만 독자의 가슴을 울리며 화제가 됐다. 건강하고 밝게 자라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평범하고 보통의 일상을 꿈꾸던 한 아이의 삶이 무참하게 짓밟힌 아동 성폭행 사건. 그 사건의 피해자가 된 지윤이와 그의 가족들의 삶은 하루아침에 산산조각 나버린다.

오랜 시간에 걸친 수술 이후 물리적인 상처를 갖게 된 지윤이는 엄마 이외의 모든 사람을 거부한 채 폭력적이고 우울한 아이가 돼버린다. 한 아이의 삶을 무참하게 짓밟은 가해자는 고작 12년형에 처해지고, 지윤이의 부모는 절망과 슬픔과 분노의 시간을 넘어 아이를 지키지 못한 자신과 상대에 대한 원망으로 더욱 고통 받으며 오해와 갈등의 고리를 풀어내지 못한다.

소설은 지윤 아빠와 지윤 엄마의 심정을 번갈아가면서 보여주며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 주저앉아버리는 가족의 모습을 차분히 그려낸다. 고통을 이기지 못한 가족은 결국 해체의 위기에 직면하고, 그 과정에서 일어난 지윤 아빠의 교통사고는 가족들을 붕괴 직전으로 몰아간다.

하지만 지윤이네 가족은 ‘희망의 날개’를 찾는다. ‘잊을 수 없다면 이겨내야 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들은 ‘가족’ 안에서 해답을 찾는다.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여덟 살 지능을 갖게 된 지윤 아빠는 지윤이의 시선에 맞춰 조금씩 아이의 마음을 열어가고, 외로운 싸움으로 지친 지윤 엄마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희망은 당신의 삶 어느 지점에 반드시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는 소재원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동 성폭행 사건 자체에만 포커스를 맞추지 않았다. 저자는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고통, 지켜볼 수밖에 없는 가족들의 고통까지도 이야기하면서 절망과 분노와 원망의 감정에서 다시 희망을 찾아나가는 여정을 슬프지만 아름답게 풀어냈다. 더 이상 상업영화를 하지 않겠다던 이준익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은 이유 역시 바로 이 작품 안에 들어 있는 것이다.

소재원 지음, 네오픽션 출판, 1만3000원


서유리 기자  yulee@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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