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창립 62주년을 맞아 제56회 전국여성대회를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를 주제로 9일 코엑스에서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조강연과 축사 등에 이어 국민의힘·정의당·국민의당 대선후보들의 여성 정책 발표가 진행됐다. 또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내년도 여성운동 활동방향 설정 및 결의문 채택, 김활란여성지도자상 등 시상식이 이어졌다.

허 명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올해로 창립 62주년을 맞이했다. 1959년 창립 이래 협의회는 우리 사회가 당면한 여성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여권 신장과 인권 보호를 위해 쉬지 않고 활동했다. 가족법 개정, 남녀 고용평등법 제정, 비례대표 여성 30% 할당 등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해 크게 기여했으며 현재도 동수 정치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 주요 분야의 여성 참여는 대단히 저조하다. 우리 국민이 50%가 여성이고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이지만 여성국회의원 비율은 여전히 12%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17개 광역단체장 중에 여성은 단 한 명도 없다. 226개 기초단체장 중에 여성은 8명 뿐이며 고위 공무원의 여성 비율은 10%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의 현실”이라며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은 성별에 의해 모든 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해야 함’에도 기업은 물론 국가 기관의 주요 결정 기구에서 여성의 비율은 OECD 국가 중 하위에 속한다. 우리나라의 국력과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자랑스럽지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이 성별 차별 없이 최대한 발휘될 때 우리 사회는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양성평등의 실현이야말로 획기적인 국력 신장의 지름길이 될 것”이라며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그간 성차별과 여성의 비하행태에 대해서도 단호한 질책을 주저하지 않았다. 우리 사회 성범죄의 심각성에 대해 끊임없이 경고하고 예방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성범죄가 엄단되지 않는 경우를 볼 때마다 도대체 우리 사회에 성범죄를 척결할 의지가 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보호 조치도 피해자 입장에서 대폭 강화되어야 한다. 2차 피해나 보복 행위 같은 불행한 일도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여성이 행복하지 못하면 가정과 사회도 행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는 성차별 없는 공정한 대우가 보장된 자유롭고 행복한 사회”라며 “오늘 이 자리에 참여한 여러분 모두 성차별이 완전히 해소된, 화목하고 안정된,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만드는 장엄하고 도도한 대열에 동참하자”고 촉구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허 회장에 이어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병석 국회의장은 축사를 통해 “여러분들이 바친 헌신이 대한민국의 남녀의 평등, 그리고 여성의 지위 향상을 이끌어오셨다는 점에 감사의 말씀드린다”며 “코로나19 위기는 약자에게 먼저 찾아왔고 더욱 가혹했다. 우리 대한민국 여성도 예외는 아니었다. 상대적 일자리 감소, 돌봄 노동의 가중, 그리고 가정 폭력 등이 그동안 한장 한장 벽돌 쌓듯이 쌓여왔던 양성평등의 지반을 흔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현재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와 함께하는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그 과정에 여성 여러분들이 중심에 있었다. 대한민국 의료 고용의 70%가 바로 여성 여러분들이다. 이 자리를 빌어서 헌신적으로 나서주셨던 여성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여러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박 의장은 “세계 각국.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양성평등에 대한 노력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 대한민국도 이와 함께 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삶을 위해 이제 논의와 투쟁이 아니라 결단과 실행을 해야 할 시기가 왔다. 국회도 여러분들과 함께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다음으로 김부겸 국무총리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의 지위는 더디지만 꾸준히 향상되어 왔다. 이 모든 변화는 불평등과 차별을 이겨내고 양성 평등의 가치를 지켜온 여러분들의 노력 덕분이다. 그중에서도 오늘 특별히 여성의 권리 신장과 사회 발전을 위해 기여하신 공로로 상을 받으시는 모든 수상자 여러분께 각별한 축하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또 오늘 이 자리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함께하지 못했지만 앞으로 대한민국 여성의 권리를 책임지겠다고 다짐한 윤석열,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여성에게 제대로 비전을 제시하지 않고는 희망이 없다는 걸 깨달으시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그러면서 “올해 여성대회 주제는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이다. 위대한 여성의 진가는 2년 가까이 이어진 이 코로나 국면에서 잘 드러났다. 여성들은 가족의 생활과 방역, 아이들의 보육과 교육까지 다 챙기면서 공동체의 안전을 위해 힘을 모아주셨다. 의료 환경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여주신 간호사와 돌봄 종사자들의 다수가 우리들의 여성이었다. 이 과정에서 희생도 아픔도 적지 않았다. 비대면 상황과 동시에 돌봄의 역할이 요구되면서 경력 단절 여성이 늘어났고 경제활동 인구도 줄었다. 이 여성들의 어려움을 그대로 두고서는 우리가 코로나19로부터의 포용적이고 완전한 회복을 말할 수 없다. 정부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는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들의 진출이 부족한 상태다. 21대 국회의원은 여성이 14.4%에 불과하고 지난 지방선거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 여성이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 여성들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도록 민주당 대표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여성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충분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뛰겠다”며 “오늘 주제처럼 ‘위대한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저희 민주당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이준석 국민의힘 당 대표는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많은 선거가 있었지만 올해 6월 있었던 저희 당의 전당대회가 굉장히 특이한 선거였다고 기억한다. 30대인 저를 당대표로 뽑아주신 것도 놀랍지만 저와 함께 뽑힌 네 분의 최고위원 중 세 분이 다 여성이 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저희 당에 있는 여성 지도자들, 여성 당원들과 ‘과연 무엇이 정당 정치를 하는 데 있어서 여성의 선출직 도전을 주저하게 하는가’에 대해 대화해 봤다. 그리고 그간 여성들이 가정을 돌보면서 정치를 동시에 해야 했기에 조직 활동 참여에 곤란함이 많았는데, 이번 전당대회가 공교롭게 코로나 시기에 진행되면서 회식 등 조직 관행이나 줄 세우기 같은 것들이 줄어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만약 불공정한 경쟁 때문에 어떤 꿈 있고 능력 있는 여성이 정치를 포기해야 한다면 그것은 제 어머니, 훗날 태어날 수도 있는 제 딸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당대표로 있으면서 지방선거를 지휘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누군가가 지금까지 이어져온 정치권의 불합리한 관행으로 인해 가정과 일, 가정과 정치 중 하나를 선택할 칠요가 없도록 할 것이다. 1959년부터 이어내 온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역사 속에 이런 변화에 대한 노력 도전이 함께했다는 걸 알고 있다. 앞으로 정치 영역에서도 이런 변화가 가속화될 수 있도록 항상 지켜보고 감시해 달라”고 덧붙였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대선을 앞두고 여성대회를 개최하는데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사회가 하루하루,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날수록 모든 국민들의 권리, 특히 한국 사회에서 가장 차별받고 소외된 우리 여성들의 권리가 평등해지는 방향으로 전진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 내년 대통령 선거 때 여성들이 가장 첫 번째로 어떤 부분을 선택할 것인가, 성인지 감수성이 가장 뛰어나고 성평등 사회를 건설할 의지가 분명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쟁점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정의당은 내년 대통령 선거를 ‘성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어라’라는 비전을 공유하고 확인하는 자리로 만들도록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이날 행사에 참석해 여성 정책 공약 발표에 나섰다. 윤 후보는 “여성이 행복해야 우리 사회도 행복하다. 과거에 비해 여성의 권익이 신장되기는 했으나 일상 속에서 여성들이 직면하는 어려움을 비롯해 아직도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며 “최근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통계를 의미 있게 봤다. 여성의 고위직 진입은 꾸준히 늘고 있지만 고용의 기회와 질적 측면에서 남녀 격차는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사와 육아 바람으로 30대 후반 여성의 경력 단절이 심화되는 부분이 매우 가슴 아프게 다가온다. 양성평등 시장의 가장 핵심은 여성의 사회진출을 적극 돕는 것이다. 이를 위해 노동시장 전반에 남녀 차별을 해소하고 특히 병력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제도적인 뒷받침을 충분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차기 정부를 담당하게 된다면 우리 아이돌봄 통합 플랫폼 구축으로 출생부터 영유아의 초등까지 국가 시스템을 통해 육아를 확실히 지원하겠다. 부모 각각 1년 6개월 충 3년으로 육아 휴직을 확대하고 긴급 보육에 필요한 돌봄 서비스도 확대 하겠다. 교육과 보육도 국가의 책무라는 생각으로 대통령이 직접 꼼꼼히 챙기겠다”며 “오늘 열리는 제56회 전국 여성대회의 슬로건인 ‘위대한, 여성 함께하는 대한민국’과 같이 우리 여성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저도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은 여전히 임금차별, 채용차별, 성폭력, 경력 단절을 겪고 있다. 여성들이 알아서 슈퍼우먼이 돼서 일도 하고 아이도 키우라고 하고 있다”며 “지난 15년간 200조 이상의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나라의 여성 1인당 출생률은 0.8명에 불과하다. 이는 출산의 부담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지우기 때문이다. 저는 제1호 공약으로 슈퍼우먼 방지법을 내걸었다. 저출산 문제는 여성의 문제가 아니고 노동의 문제, 기업의 문제, 정치의 문제이자 우리 사회의 모든 구조적인 문제라는 점을 강력하게 지적해왔다”며 “이번 선거의 논점으로 여성가족부가 떠오른 적이 있는데, 저는 여가부가 폐지돼야 되는 게 아니고 그 본래의 설립 취지에 맞게 성평등부로 격상되어 권한과 재정이 집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특정 성이 40% 이하로 유지 되지 않도록 성평등 내각을 내실 있게 구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다음으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한 사람을 평가하는 것은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행동”이라며 “성평등 실현과 여성의 권익 증진을 위해서는 우리 의식과 행동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우리 사회를 둘러보면 성평등 실현을 위해 풀어야 할 문제가 아직 많다. 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제도 이전에 사람, 그리고 리더의 생각과 우선 순위가 핵심이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여성을 존중할 줄 모르는 리더는 여성을 행복하게 할 수 없다. 우리나라 현재 상황을 잠깐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자살률 OECD 국가 1위 그리고 출생률 꼴찌다. 자살률은 지금 현재 우리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운가를 나타내는 것이고 출산율은 우리 미래에 얼마나 희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숫자이다. 그런데 작년에 자살과 관련해 응급실로 실려온 전체 환자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이 20대였다. 그리고 실제로 사망한 것은 전 연령 가운데 성별 구분 없이 20대 여성이 최고로 높았다. 세상이 안전하지 않고, 일자리는 없고, 집 사는 건 불가능해지고 희망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 아니겠나. 그러나 국가가 의지를 가지고 여성 안전을 책임진다면 여성의 고통은 크게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56회 전국여성대회 결의문 낭독을 통해 ▲공직선거법 제 47조 개정 ▲노동시장 성차별 해소 및 동일노동 동일임금 보장 ▲공공돌봄 강화 및 국가 돌봄 시스템 정비 ▲성범죄 예방 방안 마련 및 관련법의 피해자 중식 개선 ▲양성평등 교육 강화 등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활란여성지도자상, 용신봉사상, 올해의여성상, 여성1호상, 우수지방자치단체장상을 시상도 진행됐다.

각각 수상자는 ▲곽배희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소장(제20회 김활란여성지도자상) ▲국보영·이수련·양소연·홍예지 삼육서울병원 간호사(제54회 용신봉사상) ▲김인순 해밀학교 이사장(제33회 올해의여성상) ▲김민선 경기북부경찰청 과학수사대 경장(2021여성1호상) 등이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곽 소장은 수상소감을 통해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초대소장 이태영 선생님은 김활란 여사의 이화 여자 보통학교 재직시절 제자이자 유언 집행 변호사였다. 제가 두 분의 제자이자 소장으로서 김활란 박사님의 이름을 딴 상을 받게 되어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여성 대회에서 여성의 대표성 확대 및 대한민국의 지속적인 성장과 양성 평등 실현을 위해 각 분야의 여성 의제를 재정립하고 이를 위한 범여성계 활동 계획을 선포 하는 것을 보고 매우 반갑고 다행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회가 더욱 발전하고 분화하면서 여성 가정 관련 문제나 과제들이 상당 부분 해결된 측면도 있지만, 더 복잡해지고 세심하게 살펴야 할 부분들이 깊어지면서 그에 발맞추기 위한 여성들의 노력이 과거보다 많이 위축되지 않았나 하는 문제의식을 갖게 되기도 했다. 이 모든 기대와 염려는 여성의 지난 역사에 대한 신뢰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라 생각한다. 전쟁의 폐허 위어에서도 여성의 인권 신장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여성의 인간화에 힘을 모았던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의 저력이 그 어느 때보다 여성의 능력과 역할을 필요로 하는 이 시기에 다시 한 번 발휘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사진=여성소비자신문

이어 국보영 삼육서울병원 간호사는 “코로나19 상황 가운데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인데 이렇게 큰 상황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국민을 더 안전하게 지킬 수 있도록 방역법 개정안이 조속히 처리되기를 바란다. 이 상은 보건 현장에 계시는 모든 분들을 대표해 받았다고 생각하고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김인순 이사장은 “저는 홍천에서 다문화 60%, 비 다문화 40%의 중학생 아이들을 대안학교를 통해 키우고 있다. 제가 청소년기에 정체성이나 부모에 대한 생각이 많았고, 과연 나는 어느 나라 사람인가에 대해 고민이 길었다. 우리나라가 다문화 시대로 들어선 가운데 아이들이 사춘기 때 저와 같은 고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으로 학교를 시작했는데, 지금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커져 있다. 저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고, 많은 분들께서 함께해 주셨기 때문에 저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빨리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다 같이 가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이제는 (다문화 가정 자녀들을)다문화인이라고 하기보다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그리고 우리들의 아이로서 받아줘야 될 것 같다. 저는 한 아이의 엄마로서, 해밀학교 아이들의 엄마로서 그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김민선 경장은 “저는 화재 현장에서 왜 불이 났는지 수사하는 경찰이다. 공직자로서 제 일을 즐기면서 근무했는데 명예로운 수상을 하게 되어 영광”이라며 “화재 현장이 몸에 해로운 분진이나 유독물질이 잿더미 속에 쌓여 있는 열악한 환경이라는 것은 모두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이런 현장에서 여자가 어떻게 일을 하냐. 일은 할 만하냐’는 그런 말씀을 아직도 많이들 해 주시는데, 이런 편견을 깨기 위해 앞으로 제 자리에서 더 열심히 근무하며 국가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우수지방자치단체상은 ▲오세훈 서울시장 ▲양승조 충청남도 도지사 ▲이철우 경상북도 도지사 ▲허성무 경상남도 창원시 시장 ▲이환주 전라북도 남원시 시장 ▲정명희 부산 광역시 북구 구청장이 수상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앞서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사회 양극화 현상과 이념갈등 상황 속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주제로 기조강연에 나섰다.

진 교수는 “이전까지는 선거를 치를 때마다 한국의 민주주의가 성장한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정치 문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지난번 선거, 지지난번 선거 같았다면 지금쯤 대선 후보들이 각종 여성정책들을 발표했을 것이다. 근데 올해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이라 하지만 여성 평등 지수는 118개국 중에 110위 정도인데, 그럼에도 젊은 신세대 ‘이대남(20대 남성)’을 중심으로 최근 여성들과 여성주의에 대한 공격, 이른바 ‘백래시’라고 하는 것이 너무 심하다”며 “이번 정권도 그렇다. 문재인 대통령이 과거 ‘패미니스트 대통령’이라고 자칭했었는데, 요즘은 패미니스트 대통령을 자처하면 표를 잃어버린다고 여기는 것 같다. 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전 충남도지사, 전 부산시장, 전 서울시장들 사건이 벌어졌고 여성계 쪽에서 일을 하다가 민주당을 통해 정치권에 들어가신 분들도 피해자를 피해자라 부르지 못하고 ‘피해호소인’이라는 이런 명칭을 발명하지 않았나. 이런 것을 보다 보니 여성과 관련한 일들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감이 증폭이 되어 버린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는 또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이 이를 이용하는 분위기”라며 “여야 간에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 제가 하고 싶은 말이다. 대학민국 유권자가 20대 남성뿐인가. 국민의 절반은 여성인데 그들의 목소리는 들리지도 않고 들어보려고 하지도 않는다. 어떤 문제가 있으면 양측 주장을 모두 듣고 같이 대화를 하게 해야 하는데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노력이 없다. 지금 청년들은 일자리도 없고 집도 살수가 없으니 이런 좌절감에서 오는 분노를 갖고 있는 셈이고, 그 분노를 사회 최약자인 젊은 여성들에게 돌리고 있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진=여성소비자신문

그러면서 “OECD에서 여성경제활동 참가율을 높여야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지 않나. 한국은 여성들을 대학, 대학원까지 보낸 후 방치하고 있다. 우수한 인력들을 경제활동에 투입을 해야 생산 총량이 늘어나지 않겠나. 저는 늘 ‘정의로운 것이 효율적인 것’이라고 이야기 한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과 의사결정참여율을 늘려서 효율적인 구조를 만들면 경제 활력이 일자리로 돌아오고 성별 관계 없이 그 덕을 볼 것”이라며 “저는 여러분들이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야 된다고 본다. 언제부턴가 정치권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여성계에서 일부 인사들이 정계로 들어가면서 어용화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여성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 소속 정당, 본인 공천권을 대변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돋보이는 게 바로 분노한 남성들, 좌절한 2030 남성들의 목소리이다 보니 정치권이 과잉 반응해 과잉 대표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러분들이 ‘대한민국 절반은 여성’이라고 말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진제공=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진제공=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진제공=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진제공=한국여성단체협의회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