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현대자동차 그룹이 글로벌 친환경차량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지난 9월 국내·외 시장에 대한 전체 판매 대수는 각각 현대차 22.3%·기아 14.1% 감소했지만, 앞서 ‘전 차종 전동화’ 목표를 공개한데다 올 초 부터 아이오닉5, EV6, GV60 등 브랜드별 순수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출시해 온 만큼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친환경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집중하는 모양새다.

최근 현대차 그룹에 따르면 지난 9월 현대차는 국내외 시장에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3% 감소한 28만1196대의 완성차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국내시장에는 전년 동월 대비 34.6% 감소한 4만3857대, 해외시장에는 19.4% 감소한 23만7339대를 각각 판매했다.

기아는 9월 국내외 시장에 총 22만3593대를 판매했다. 내수판매가 3만58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1% 줄었고, 해외 시장에도 10.1% 감소한 18만7792대를 판매하면서 전체 판매량이 14.1% 줄었다.

다만 양 사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선방하는 실적을 냈다. 현대차의 경우 9월 10개 친환경 차종을 총 9340대 판매했다. 전월 대비 18.3%, 전년 동기 대비 5.4% 후퇴했으나 올해 누적 판매 대수는 8만3188대로 8만대 선을 넘겼다.

또 순수 전기차의 1~9월 누적 판매대수는 코나 일렉트릭을 포함해 총 2만90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6% 증가했다. 아이오닉5가 9월 2983대 판매됐으며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1만5467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5의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는 지난 8월기준 1만8966대를 기록했다.

기아는 9월 8개의 친환경차종을 1만704대 판매했다. 전월 대비 3.4%, 전년 동기 대비 28.3% 증가했다. 올 1월부터 9월까지의 누적 판매 대수는 7만대를 넘기며 전년 대비 47.0% 성장했다.

9월 순수 전기차 EV6는 8월(1910대) 대비 39.0% 증가한 2654대 판매됐고 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서는 쏘렌토는 2320대, K8 1632대, 스포티지 1059대, 니로 1054대가 팔렸다.

제네시스 G80 전기차는 135대, 포터는 657대가 판매됐다.

현대차가 친환경차 개발과 판매에 집중하는 것은 최근 주요국 시장의 수요가 전기차·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 차량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앞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탄소국경조정메커니즘(CBAM)’을 발표하면서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금지 ▲2030년 이후 유연성 제도 폐지 ▲탄소배출권거래제 ▲노력공유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상향 등 목표를 지정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6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1’에서 ‘2045년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이를 위한 청사진 ‘기후변화 통합 솔루션’을 공개하기도 했다.

오는 2040년까지 차량 운행, 공급망, 사업장(공장) 등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을 2019년 대비 75% 줄이고 2045년까지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완성차 중 전동화 모델의 비중을 2030년까지 30%, 2040년까지 80%로 끌어올릴 방침이다. 2035년까지 유럽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 모델을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로만 구성하고, 2040년까지 기타 주요 시장 판매 차량의 전동화를 순차적으로 완료한다.

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려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계획이다. 전 세계에 있는 현대차 사업장의 전력 수요 90% 이상을 2040년까지, 100%를 2045년까지 재생에너지로 충족시킨다는 목표다.

현대차는 또 V2G(Vehicle to Grid),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한 에너지 저장장치(SLBESS) 등 에너지 기술에 대한 장기 투자와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향후 출시될 전기차 모델에 V2G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외부 파트너사들과 함께 시범·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 등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생산차질이 곧 판매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당분간은 전체적인 손실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라며 “반도체 수급난과 코로나19가 지나가고 나면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친환경 차량 흐름은 ‘급물살’을 타게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현대차그룹이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연구를 지속 해 온 만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서도 친환경 차량 시장에서 선방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지안 기자  hann923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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