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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어디까지 왔나
한고은 기자 | 승인 2021.10.05 20:49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전지구적인 친환경, 탄소저감 등의 기조에 맞게 우리나라 정부와 학계, 산업계도 바이오 플라스틱 산업의 본격적인 육성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바이오 플라스틱이란 썩지 않고 분해되는 플라스틱을 말하며, 지구환경을 크게 오염시키는 지금의 플라스틱 처리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 바이오플라스틱 개발·보급에 박차

먼저 정부는 산업부를 중심으로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12월 범부처 바이오 산업 혁신 TF에서 마련한 ‘화이트바이오 산업 활성화 전략’을 확정한 것.

최근 미·EU 등 선진국은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해결, 탄소 저감 등을 위한 산업적 대안으로 바이오플라스틱 등 화이트바이오 산업을 주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존 화학산업의 소재를 식물 등 재생가능한 자원을 이용하거나 미생물, 효소 등을 활용하여 바이오기반으로 대체하는 산업(연료, 플라스틱, 개인 생활용 제품 등)으로, 이미 BASF, Dupont 등 글로벌 석유화학 기업들은 바이오기업과 협력해 전략적 기술제휴 등으로 산업을 주도해 나가고 있으며 미국‧유럽 등은 환경규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R&D 등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석유화학(SK, LG화학 등) 및 발효전문(CJ제일제당 등) 대기업 중심으로 기술 확보 노력중이나 사업화 진전 속도가 더딘 상황이다. 일반 플라스틱에 비해 2~3배 높은 가격과 협소한 국내 시장 등에 따른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국내 기업들의 바이오플라스틱 투자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의 적극적인 초기수요 창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들도 있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미래 유망산업인 화이트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확보를 위한 수요 창출 지원, 규제 개선, 기반 구축 등으로 민간 투자를 견인할 계획이다.

먼저 ▲친환경 바이오플라스틱의 개발 및 보급 확대로 순환경제 실현, ▲화이트바이오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밸류체인 강화, ▲산업군 형성 위한 기반 구축으로 전략 마련 등을 중심으로 활성방안을 마련한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플라스틱의 대체소재로 주목받고 있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개발을 위해 소재 제품화 및 신규 소재 및 발굴을 지원한다. 기 상용화된 PLA, PBAT를 활용한 제품화(제품 개발, 물성 개선 등)를 우선 지원하되, 바이오 기반 차세대 소재 개발 지원도 병행한다.

또 실증사업을 통해 개발-보급-확산의 효용성 검증 →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단계적 도입 확대로 대규모 수요창출을 유도한다. 다중이용시설 등에 개발한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보급·회수하여 생분해성을 평가하는 실증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정부인증 시험평가방법 다양화, 생분해성 바이오플라스틱 특화 시험평가기관 구축 등 정보 제공 및 사용 촉진 기반도 마련하며, 생분해성 수지 제품의 환경성과 위해성 확인·검증과 함께 생분해 조건 기준을 다양화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특히 시장 확대 속도에 맞게 소규모 생분해 처리 실증부터 추진하여 별도 쓰레기 처리체계 검토 등까지 보급 기반을 마련한다.

다양한 응용기술 기반의 R&D 지원을 통한 산업 확장에 나서며, 합성생물학 등 바이오신기술 활용 균주개발 및 제품 고도화 지원, 의료용·화장품용 신소재 개발, 석유계 프리 천연 가소제 등 제품화도 지원한다.

규제개선도 나선다. 유전자가위 등 바이오신기술 적용 산물을 활용한 화이트바이오 제품 개발 확대 전망, 규제개선을 통한 신기술 개발을 촉진한다. 시간·비용 소모가 큰 위해성심사를 대신하여 보다 간소화된 사전검토제를 통해 수입·생산 승인 등을 면제토록 추진한다.

바이오기업-화학기업 간 협력, 소재 공급기업-제품개발 기업 간 공동 개발, 파트너십 구축 등을 통해 산업 밸류체인 고도화도 집중한다.

이를 위해서 바이오기술과 화학공정기술 양 분야를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화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인력 및 현장 생산인력 양성에 나선다. 그러면서 기존에 없던 차별화된 제품 개발이 많은 만큼 특허 창출 지원 및 판로개척 등 해외 수출도 지원한다.

기업 지원을 위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 대상 시제품 생산, 시험 평가 등을 위한 인프라 구축 및 사업화 지원을 실시하고, 구축중인 지역 기반 인프라 활용 및 그린뉴딜 관련 유망 중소기업 발굴·지원도 한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화이트바이오 산업은 최근 논의되고 있는 탄소 저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 등에 있어 유용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정부는 화이트바이오 산업이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도록 R&D 지원, 실증사업을 통한 초기시장 창출, 규제 개선, 기반 마련 등 다각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LG화학, 글로벌 메이저 곡물 기업과 100%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착수

산업계에서도 본격적인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LG화학은 글로벌 4대 메이저 곡물 가공 기업인 미국 아처 대니얼스 미들랜드(ADM)와 손잡고 합작공장 설립에 나선다. 옥수수를 원료로 한 바이오 플라스틱 상업화를 위해서다. 한국 기업이 원재료부터 제품까지 통합 생산이 가능한 PLA 공장을 짓는 것은 LG화학이 최초다.

LG화학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위치한 ADM(Archer Daniels Midland) 본사에서 ADM CEO 후안 루시아노(Juan Luciano) 회장,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LA(Lactic Acid) 및 PLA(Poly Lactic Acid) 합작법인 설립을 위한 주요조건합의서(HOA)’를 체결했다.

양사는 내년 1분기에 본 계약 체결을 목표로 2025년까지 미국 현지에 연산 7만 5천톤 규모의 PLA 공장 및 이를 위한 LA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PLA는 옥수수에서 추출한 글루코스(포도당)를 발효·정제해 가공한 LA를 원료로 만드는 대표적인 생분해성 플라스틱이다. 100% 바이오 원료로 생산돼 주로 식품포장 용기, 식기류 등에 사용되며, 일정 조건에서 미생물 등에 의해 수개월 내 자연 분해되는 친환경 소재다.

시장조사업체 등에 따르면 전세계적인 일회용품 사용 규제 강화로 생분해성 플라스틱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은 2021년 12조원에서 2026년 34조원 규모로 연평균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ADM은 전세계 200여국에서 농작물 조달시설을 운영하는 글로벌 곡물 가공 기업으로 바이오케미칼(Biochemical)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인 ‘글루코스’ 생산능력과 이를 원료로 한 발효 기술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이 완료되면 LG화학은 수직계열화 기반의 다양한 고부가 제품 개발에 재생 가능한 바이오 원료를 접목시킬 수 있게 되며, 상업적 규모의 고순도 젖산(Lactic Acid) 생산능력을 확보해 PLA 생산에 필요한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LG화학은 PLA 생산을 기반으로 바이오 플라스틱 시장을 본격 공략할 계획이다. 특히 지속가능 전략의 일환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폐플라스틱 등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생분해성수지 상업화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양사는 향후 친환경 및 Sustainability 분야에서 확장 가능한 바이오 소재 공동 연구개발에도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LG화학은 ADM과 지난 2019년 친환경 바이오 아크릴산(Acrylic Acid) 양산 기술 확보를 위한 공동개발계약(JDA)을 체결한 바 있으며, 당시 첫 협력을 통해 이번 PLA 합작공장 설립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ADM CEO 후안 루시아노 회장은 “LG화학과 이번 협력은 식물성 원료 기반의 솔루션에서 또 다른 성장의 기회와 고객 가치를 향상 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CEO 신학철 부회장은 “ADM과의 합작법인 설립은 단순한 협력을 넘어 환경과 사회를 위한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로의 전환을 이끌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 될 것”이라며, “지속가능 선도기업으로서 탄소중립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들을 적극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이스트, 살아있는 미생물 내 '바이오 플라스틱' 생성 관찰 최초 성공

학계에서도 관련 연구를 이어가며 주목할 만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7월 카이스트 물리학과 박용근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이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통한 미생물의 바이오 플라스틱 과립 생산 특징 규명’에 성공한 것.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7월 27일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전 세계적으로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 미세 플라스틱의 인류 보건 위협 등의 문제가 심각해짐에 따라 다양한 규제·대안 기술들이 연구되고 있는데, 이 중 미생물로부터 만들어지는 폴리에스테르인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HA)가 기존 합성 플라스틱을 대체할 친환경 바이오 플라스틱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는 것.

카이스트 측에 따르면 PHA는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범용 플라스틱과 유사한 물성을 가지고 있어 용기 포장재, 비닐, 일회용품 등의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며 토양이나 해양 환경에서 생분해가 가능한 고분자라는 가장 중요한 장점을 갖고 있다.

PHA는 몇몇 미생물 내에 불용성의 과립(granule) 형태로 발견되는 고분자 물질로, 미생물이 환경 변화·세포 상태에 따라 탄소원, 에너지원으로 세포 내에 축적하게 되며 PHA가 세포 내에 축적되는 원리를 관찰하기 위해 여러 연구가 진행돼왔다.

형광 현미경, 투과전자현미경, 전자 저온 촬영 등의 기술이 이용됐는데 이는 2차원상의 이미지만을 제시하거나 형광 물질과 같은 별도의 표식이나 세포의 고정·절편 제작 과정이 있어야 해 세포 원래 그대로의 상태에서의 관측이 어려웠다.

따라서 기술적 한계로 인해 세포 내에서 PHA 과립 형성에 대한 완전한 이해가 어려웠고 관측 결과에 기반을 둔 여러 형성 메커니즘 모델만이 제안돼왔다. 이에 KAIST 이상엽 특훈교수와 박용근 석좌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떠오르고 있는 3차원 홀로그래픽 현미경 기술을 통해 PHA 생산 박테리아의 심층 관찰·정량/정성 분석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팀은 PHA의 한 종류인 PHB 생산 미생물로 잘 알려진 쿠프리아비두스 네카토르(Cupriavidus necator)와 이 미생물의 PHB 합성 대사회로 유전자를 가진 재조합 대장균을 이용해 비교·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재구성된 세포의 3차원 굴절률 분포로 단일세포 수준에서 세포와 세포 내 과립의 3차원 시각화과 이를 통한 부피, 질량, 밀도, 분포 등의 정량 분석에 성공했다. 수백 개 단일 세포들과 세포 내의 PHA 과립에 대한 정량과 이의 통계 분석을 통해 두 미생물에서의 PHA 과립 형성의 차이점을 도출해낸 것.

특히 단일세포 내 PHA 과립의 밀도의 개념을 새롭게 제시했으며 두 미생물에서의 PHA 과립의 밀도의 차이·세포 내 분포 형태·위치에 대한 특이적인 차이를 발견했다.

아울러 두 미생물의 PHA 과립 형성의 차이를 나타내게 하는 핵심 단백질을 규명, 재조합 대장균의 PHA 과립 형성의 양상을 쿠프리아비두스 네카토르와 유사하게 변화시킬 수 있었다.

이와 함께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최대 약 8시간 동안의 세포와 세포 내 PHA 과립의 성장 과정을 보여주는 3차원 영상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는 미생물이 살아있는 상태에서 별도의 처리 과정이 없는 자연 상태 조건 하에, 세포 내 PHA 과립의 형성과 세포 분열과 연계된 이동을 3차원에서 실시간으로 관측한 세계 최초의 결과라는 데 큰 의의가 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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