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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중대재해 처벌법, 의무 범위·주체 모호해 혼란 가중"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9.29 19:36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정부가 28일 국무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통과시킨 가운데 재계가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의무주체, 준수 의무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현장 혼란이 가중된다는게 공통된 반응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 발생 시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드러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올해 초 제정돼 지난 28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내년 1월27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논평을 내고 "예측 가능성이 떨어지는 모호한 규정으로 산업현장의 혼란이 가중됨은 물론 경영 위축과 불필요한 소송 등 심각한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특히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한 영세기업일수록 과잉처벌 등 더 큰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준수를 위해 현실적으로 필요한 준비기간 등을 고려해 유예기간 부여 등의 조치를 검토해달라"고 촉구했다.

우태희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도 논평을 통해 "기업들의 우려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은 채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이 확정된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 부회장은 "경제계는 시행령안 입법예고 당시 중대재해 정의, 의무주체 범위, 준수의무 내용 등의 법상 모호한 규정들은 명확히 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행령은 여전히 안전보건의무, 관계법령 등을 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어 법을 어떻게 준수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4개월 남짓 앞둔 상황에서 정부는 하루빨리 명확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한다"며 "시행령만으로 법의 모호성을 해소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보완입법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법률규정의 불명확성이 시행령에 구체화되지 못해 산업현장에서 무엇을 지켜야 할지 알 수 없다"며 "향후 관계부처의 법 집행과정에서 자의적 해석 등 많은 혼란과 부작용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근본 이유는 중대재해처벌법 자체의 모호성과 하위법령으로의 위임근거 부재 등 법률 규정의 흠결 때문"이라며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고 과잉처벌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빠른 시일 내에 중대재해처벌법의 재개정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무역협회도 "경영책임자 정의 등 여전히 모호하고 광범위하게 규정된 의무사항 등으로 인해 기업들의 경영 및 투자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이는 결국 장기적으로 관련 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주요 경제 단체들이 일제히 '법안의 모호성'을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중견·중소기업계도 입장을 밝혔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산업안전보건법 등 안전관련 법이 있고 처벌 수준이 세계 최고 수준임에도 이보다 더 강력한 처벌로 징역 하한까지 규정하고 있다"며 "전문가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사업주 의무를 중소기업이 알아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사업주 책임과 처벌 수준 적정성의 부실한 논리, 안전보건의무, 관계법령 등 여전히 모호한 다수의 규정은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과 정당성을 잠식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오류투성이의 급조된 법이 아닌 사회 발전에 필요하고 좋은 법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의 보완 작업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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