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이호 기자]대기업이 주를 이루는 냉동만두 시장에 소리없는 강자가 있다. 바로 맞춤식 만두 생산과 각종 특허를 통해 다양한 맛을 자랑하는 한만두식품회사다. 모든 국민에게 1년에 1회 이상 감동을 주는 행복한 기업을 꿈꾸는 남미경 한만두식품 대표의 소망을 들었다. 

2010년 이후 대기업 중심으로 발전한 국내 냉동만두 시장은 현재 500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의 성장에도 도움이 됐다. 특히 개별 외식 브랜드의 콘셉트에 맞는 만두는 고객의 유입뿐만 아니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한만두식품회사가 130여 가지의 메뉴를 개발한 이유다. 

100여개 브랜드에 130여 가지 만두 공급 

한만두식품회사의 장점은 지역별, 브랜드별 특색있는 만두를 맞춤으로 공급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품질이다. 남미경 대표는 “가격보다는 맛과 품질에 중점을 두고 있어요. 좋은 재료와 좋은 레시피, 좋은 사람들이 좋은 기계로 만드는 것, 한만두식품회사의 철학이에요” 이를 위해 HACCP 인증과 ISO22000+KS인증을 획득했다. 

여기서 궁금한 것이 메뉴의 가지 수다. 이렇게 많은 메뉴를 어떻게 개발했을까. 물만두에서 시작했다는 남미경 대표는 “20년 전 당시 유명했던 김밥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에 물만두를 공급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를 알게 됐어요. 이후 물만두 품질에 만족한 담당자들이 다른 외식 브랜드의 콘셉트를 강조한 만두를 주문하면서 개발하게 됐어요” 쭈꾸미 외식 브랜드에서는 쭈꾸미만두를, 동태전문점에서는 동태만두를 주문하는 형태다. 그런데 개발이 쉬웠을까. 

“최선을 다했느냐” 물음에 답하다

여기서 시계추를 30여년 전으로 돌려보자. 남미경 대표의 사회 진출은 화장품 미용사원, 외판원을 시작으로 영어 테이프 판매, 책 판매, 보험상품 판매와 같은 일을 했다. 한마디로 먹고 살기 위해서였다. 어려운 가정형편에 도움이 되기 위해 20대 초반에 사회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그러던 중 그녀의 눈에 띈 것은 만두였다. 한국 만두가 세계에서도 인기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만두 유통사업에 뛰어들었다. 성과는 좋았다. 그녀의 탁월한 사업수단과 입심으로 한달에 1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1999년 대장균 만두 파동은 그녀가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는 없었다. 만두를 유통해봤으니 직접 만들어서 팔아보자. 그녀의 역발상이다. 문제는 그녀가 만두를 직접 만들어본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분야별로 전문 기술자를 영입하고 만두 제조에 들어갔다. 2년 동안 공을 들였지만, 그녀의 만두를 찾는 이들은 적었다. 월세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직원들 월급도 밀려갔다. 자포자기한 상태였다. 도망치듯이 교회를 찾아간 그녀는 선교사의 길을 밟기로 결정하고, 하나님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했다. 그때 그녀의 마음에 물음들이 던져졌다. “왜 떠나는가”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마음의 빛이 생겨 떠나려 합니다” “빚이 있다면 갚아야 하는 법, 그래야 마음이 편하지 않겠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최선을 다했느냐?” 

그대로 공장으로 달려온 그녀는 직원에게 물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어떤 것을 말하는지 알아?” 직원이 답했다. “코피가 나도록, 죽을 정도로 하는 것”. 갑자기 그녀의 머리가 맑아졌다. 모든 사비를 털어 직원들의 밀린 월급을 해결하고 남겠다는 직원과 함께 새로운 출발을 시작했다. 직접 만두 만들기에도 뛰어들었다. 수십, 수백번 재료를 다양하게 넣어보면서 맛을 잡기에 노력했다. 만두가 맛있다는 집에도 찾아가 삼고초려로 배웠다. 이렇게 해서 6개월 만에 물만두 레시피가 탄생했다.  

이 물만두는 2000년도 김밥 프랜차이즈들과 공급계약을 맺으면서 소비자를 만나게 됐다. 새벽 3시에 일어나 만두피를 빚고, 완성된 만두를 직접 차에 싣고 전국 매장을 돌아다니며 공급에 나섰다. 차에서 먹고 자는 고생이 2년여가 지속됐지만, 조금씩 활로는 보였다. 그러던 중 2004년 터진 불량 만두파동사태는 만두 개발에 호재가 됐다. “당시 업계에서 김치만두도 공급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어요. 물만두에 만족한 브랜드들이었죠” 

삼둥이 갈비만두, 날개를 달다 

한만두식품회사의 메가 히트 제품은 갈비만두다. 만드는 데만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우연한 기회에 수제로 만든 갈비만두를 맛본 그녀는 저렴한 가격에 고품질의 갈비만두를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생각에 개발에 몰두했다. 직원들과 수백군데의 음식점을 다니며 맛에 대한 감각도 키웠다. 그렇게 연구개발한 기간만 3년. 갈비만두가 첫 선을 보였다. 기존 수제 갈비만두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맛에 대해서는 뒤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슈퍼맨이 돌아왔다 프로그램에서 삼둥이들이 갈비만두를 먹는 장면이 방송됐다. 말 그대로 대박이 났다. 당연,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의 러브콜이 이어졌다. “3개월에 50억원을 팔았어요. 연 매출 100억원대의 회사로 성장한 계기가 됐죠”

빛⸱소금 같은 기업 세계를 가다

남미경 대표는 현재 지금의 공장 옆에 물류센터를 완공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물류제조공장이 없는 프랜차이즈에 밀키트나 가정간편식(HMR) 제품으로 만들어 콜드체인시스템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만두식품회사의 자체 브랜드인 ‘한만두’로 세계 진출도 진행중이다. 최근 미국 만두회사와 기술제휴도 맺었다. 

남미경 대표의 바람은 전 세계 어린이들을 돕는 빛과 소금같은 기업이 되는 것이다. “기업의 모습을 한 NGO의 모습으로 나가서 공장을 세우고 그들을 가르치고 먹고 살게 하는 거죠. 부모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아이들을 지원하는 기업. 앞으로 제가 평생 열심히 해야 하는 이유에요.” 

이호 기자  rombo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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