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방금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바야흐로 여성이 학교에 갈 권리를 박탈할 것으로 보인다. 학교에 갈 권리를 주장했다는 이유로 15살의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는 하굣길에 이슬람 무장조직인 탈레반의 총격을 받았다. 다행히 살아나 여성과 소녀들의 교육권 운동에 앞장선 공로로 최연소 노벨평화상 수상자가 되었다.

세계경제포럼의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2021년)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은 경제, 교육, 보건, 정치 등 분야를 통틀어 세계 156위로 꼴찌다. 교육 부문을 보더라도 남녀 간 성 격차가 가장 크다. 아프간 여성의 지위는 바닥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바닥 이하로 떨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이상은 21세기에 일어난 일이다. 거슬러 올라가 19세기 말 한국의 상황을 보자. 서울 한양의 북촌 마을에 사는 김 소사, 이 소사 등 보통 여성들이 1898년 9월 1일 여성도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고, 그래서 여학교를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발통문을 돌렸다. 당대 언론에 대서특필된 여권통문은 그렇게 교육에서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권리와 함께 직업을 가지고 일할 권리, 나아가 정치에 참여할 권리 등 여성의 3대 기본권을 주창한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으로 기록된다.

20세기에 들어와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에 항거하면서 여학교를 일으켜 세운 김필례 선생에게 정부에서 이번 광복절에 건국포장을 추서한 것은 뒤늦게나마 교육자로서 항일 독립운동에 헌신한 그의 공적을 기린 것이다.

이제 한국에서 교육 부문은 남녀 간 성 격차가 거의 없다. 특히 문해율에 있어서 남녀 간 격차는 제로이니 단연 세계 1위다. 교육은 여성 지위의 기반이다. 탈레반 치하 아프간 여성들이 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한국 여성들은 자매애로써 돕고 국제사회는 감시하고 행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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