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미투 브랜드 난립에 따른 창업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직영점 1개 이상을 1년 이상 운영한 경험이 있는 경우에만 가맹점을 모집할 수 있도록 하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올해 말부터 시행된다.

그간 검증되지 않은 부실 가맹본부가 유행하는 아이템을 모방해 무분별하게 가맹점을 모집한 뒤 부실한 관리, 연구개발과 운영역량 부족 등으로 창업시장에 혼란이 가중되면서 추진된 내용이다.

그런데 실제로도 그럴까. 지난 7월 이와 관련해 서울시의 흥미로운 조사결과가 나왔다. 서울시가 시에 등록된 가맹사업 정보공개서를 분석한 ‘2020년 서울의 프랜차이즈’ 운영 현황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서울에 등록된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1996개, ‘브랜드’는 2654개다. 이들 브랜드가 운영하는 ‘가맹점’은 16만3145개(전국분포)에 달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맹본부와 브랜드 수가 소폭 증가했고 가맹점수는 다소 줄었다.

전국 데이터(가맹본부 5602개, 브랜드 7094개, 가맹점수 25만8889개)와 비교해보면, 가맹본부의 35.6%, 브랜드의 37.4%가 서울시에 등록된 셈이다. 또한 전국 분포 가맹점의 63%가 서울에 본부를 두고 있다.

여기에서 브랜드(가맹사업 시작일이 2016년 이후인 서울시 등록 브랜드)의 연차별 생존율을 들여다 보자. 가맹사업 시작 후 1년 이상 생존율은 평균 92.9%였다. 2년차는 75.3%, 3년차 63.8%이었고, 5년이 경과하면 생존율이 51.5%로 떨어져 2개 중 1개만 살아남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1년차)93.3%→(3년차)65.3%→(5년차)62.3%로 생존율이 가장 높았고, 서민층 창업이 집중되는 외식업 생존율은 (1년차)92.8%→(3년차)63.8%→(5년차)49.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이한 점은 직영점을 운영한 브랜드의 생존율이다. 직영점을 운영하지 않은 브랜드 대비 생존율이 20% 정도 높았다. 직영점 운영 브랜드는 (1년차)97.2%→(3년차)72.7%→(5년차)61.5%였지만, 미운영 브랜드는 (1년차)89.9%→(3년차)55.7%→(5년차)41.3%로 3년차 이후에는 생존율이 20% 가량 차이를 보였다. 이는 본부가 직영점 운영으로 쌓은 노하우를 가맹점에도 적용해 안정적 운영을 도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도 직영점 운영 경험이 많은 브랜드의 가맹본부의 존속 년도도 길다. 마늘치킨으로 탈바꿈한 티바두마리치킨은 올해로 21년을 맞은 프랜차이즈 브랜드다. 탄탄한 기초와 수도권을 비롯해 제주 등에서 직영점을 운영중인 노하우가 장점이다.

여기에 자체 물류센터 공장 보유와 가맹본부의 체계적인 창업교육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티바두마리치킨은 경기도 화성에 1만6500㎡(약 5000평) 규모의 생산과 물류시설을 확충하는 등 인프라 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전국 가맹점에 신선한 제품 및 원활한 물류공급을 위해서다. 육가공 공장과 각종 소스와 파우더 등을 자체 생산하는 시설을 갖추고 있어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다.

반찬가게 프랜차이즈 진이찬방도 직영점 운영에 이어 신사옥 이전으로 탄탄한 기초를 수립중이다. 올해로 벌써 창립 20주년을 맞았는데, 물류와 생산설비 등 확충과 생산 자동화와 위생시설을 강화한 신사옥으로 올해에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진이찬방은 신선한 제철음식과 반찬, 각종 국, 찌개 등의 200여 가지가 넘는 메뉴를 제공하는 반찬전문점이다. 이석현 대표는 “HACCP 인증을 위한 설비를 추가로 마련해 더욱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세탁프랜차이즈 월드크리닝의 첫 출발은 한정남 대표가 직접 운영한 매장에서다. 지금의 월드크리닝 시스템도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그의 발상에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월드크리닝은 1999년 설립 이후 지금까지도 국내 대표적인 세탁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월드크리닝은 코로나 시대 변화되는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세탁편의점에 셀프빨래방인 코인워시24를 더한 코인월드와 무인 셀프빨래방 코인워시24를 운영중이다. 세탁편의점 코인워시24는 낮시간에는 세탁편의점과 셀프빨래방으로, 심야시간에는 무인 셀프빨래방으로 운영된다. 모두 loT를 적용하고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한편 업종별로는 외식업이 가맹본부, 브랜드, 가맹점 수 모두 타 업종에 비해 많았다. 또 가맹본부는 강남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5곳 중 1곳이 강남구(20.7%, 413개)에 위치했고 서초구(9.1%, 182개) 송파구(9.1%, 181개) 마포구(7.7%, 154개)가 뒤를 이었다. 대부분(85%)의 가맹본부는 법인사업자였다.

가맹점 창업비용은 평균 1억2705만원으로 조사됐다. 2019년 1억3242만원보다 소폭 감소했다. 창업비용을 살펴보면, 가맹비(가입비)는 10% 이내이고 인테리어, 설비비 등 기타비용 비중이 84.7%였다. 기타 비용 중에서는 인테리어 비용이 41.3%로 단일 항목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업종별 창업비용은 서비스업이 1억9297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도소매업 1억5534만원이었다. 외식업은 9814만원으로 2019년도 1억396만원 보다 감소했다.

이상헌 한국창업연구소 소장  icanbiz@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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