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입수한 '철도 경쟁체제 트위터 홍보 협조 요청' 문건에 따르면, 국토부는 “소속 직원의 절반 이상이 매일 트위터 홍보 실시, 전일 16시부터 당일 16시까지의 홍보실적을 17시까지 철도정책과로 제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또, 국토부는 'KTX 민영화 찬성'이 개인의 여론인 것처럼 보이기 위해 "파급효과가 큰 리트윗, 관련 리트윗 위주로 홍보하고, 국토해양부 계정 트윗을 실국계정이 아닌 개인계정으로 리트윗"하라는 치밀함까지 보였다.

뿐만 아니라 국토부는 “KTX 임대, 민간한테 임대해주는 것도 민영화인가요? 아파트 전세내는 걸 가지고 아파트 판다고 하는 거랑 똑같은 거네요”부터 “KTX 경쟁도입은 고속철도 선로를 독점 공기업 외에 민간에도 빌려주는 것일 뿐 민영화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까지 총 40개의 구체적인 SNS 문구들도 제시했다.

 

그 중에는 “철도공사 노조는 철밥통을 허리에 찬 귀족노조”라는 철도노조를 음해하는 민감한 내용도 첨부돼 있었다.

 

실제로 지난달 23일부터 25일 사이 트위터에는 개인 계정으로 예시문과 똑같은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에 국토부가 사실상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국토부는 2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 직원 트위터 여론조작’ 등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관계자는 "의무적인 홍보가 아니라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한 홍보"라며 "요금 인하 등 국민을 위한 KTX 경쟁도입 정책을 반대 측에서 왜곡하고 있어서 이를 바로잡기 위해 국토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홍보한 것을 여론조작이라고 보도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토부가 이와 같이 KTX 민영화 찬성 여론을 조작해온 것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국토부가 KTX 민영화 찬성 의견을 유도하는 설문조사를 벌여 문제가 됐었다.

 

 

 

국토부가 이렇게 여론 조작까지 나선데는 최근 더 거세진 KTX 민영화 반대 여론이 한 몫을 했다.

 

국토부가 KTX 민영화를 강하게 추진하고 있지만 그 중에는 대기업 특혜, 철도 공공성 훼손 우려, 요금 폭등 우려, 철도 사고 위협 등 아직 풀리지 않은 문제점들이 많이 남아있다.

 

국토부 측은 KTX 민영화 문제가 요금 인상 우려 때문에 반대 여론이 높은 것 같다며 요금은 85% 수준까지 인하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 또한 신뢰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반대 여론을 의식해 잡은 수치라는 것이다. 국토부가 당시 한국교통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수서 KTX의 하루 이용객이 8만여 명에 달할 것이라는 수치를 제시하지만, 이는 현재 KTX의 전체 이용객 14만 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수서역을 이용하게 된다는 예측치기 때문이다. 수치가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말이다.

 

뿐만 아니라 코레일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KTX 노선을 민간에 떼주고 나면 코레일의 재정 악화가 심화돼 새마을·무궁화 등 적자 노선 축소와 폐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