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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 투명·공정화 법제의 올바른 도입을 재삼 촉구한다연기영 소비자 칼럼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6.14 11:53

[여성소비자신문]디지털 플랫폼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기 시작하다!

이른바 ‘GAFA(Google, Apple, Facebook, Amazon)’라고 불리는 플랫폼 산업이 글로벌시장을 독점하기 시작했다. 경쟁당국들은 최근 코로나전쟁의 여파로 비대면 사이버거래가 급증하면서 이러한 시장형성이 가속화되고 플랫폼산업 분야의 독점화와 집중화에 대응하는 투명화와 공정화를 위해 법 정책적 대응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가장 큰 위험은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사업자와의 관계에서 키 게이트키퍼‘key gatekeeper’ 역할이 고정되면서 양 거래 당사자 간의 불균형과 경쟁 병목현상이 발생하여 비합리적이고 비효율적인 가격형성으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비대칭적인 구조를 방치하면 플랫폼사업자는 플랫폼 의존도가 높은 이용자에게 거래조건을 무리하게 제시하여도 이를 거부할 수 없는 모순에 빠지고 만다. 대표적인 예로 거래조건을 미리 아무런 협상 없이 변경하거나 상품목록에서 빼버리면 대응하기가 어렵게 된다. 합리적인 설명 없이 계정이용을 중단하거나 상품·서비스 정렬순서를 임의로 바꾸어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불공정거래 관행에 대해 법적 제재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되었지만 각국의 이해관계와 법제가 다르기 때문에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유럽연합에서는 구글의 자사 쇼핑사이트를 검색상단에 노출시키는 알고리즘을 설정한 것에 대해 시장 지배적 지위남용을 이유로 과징금을 부과하여 재재를 개시했다.

2020년에는 일본 공정거래위원회가 라쿠텐이  이용사업자들에게 불공정거래행위를 한 것을 지적하며 개입하여 라쿠텐이 자율적으로 시정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0년 네이버의 자사 상품과 서비스 우대를 위한 쇼핑검색 알고리즘의 변경 설정 등으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거래행위를 이유로 제재를 가한 적이 있다.

기존 사례에 대한 법적 대응은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루어졌지만 제재의 한계가 밝혀져서 새로운 입법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고조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지난 1월 30일자 본인의 컬럼에서 강조한 바 있다(“온라인 플랫폼 공정거래법 제정 등 법제개선 시급하다” 여성소비자신문 제190호 22면 참조).

각국의 법 정책적 대응은
 
호주 당국의 공정거래·소비자보호 위원회에서는 2019년 검색 알고리즘과 디자인의 변경을 규제하기 위한 필요성과 방법에 대한 보고서를 채택하여 발표하였고, 2020년 12월에는 플랫폼사업자와 언론사 간의 상업적 관계를 규제하는 ‘언론협상법안 News Media Bargaining Code’이 의회에 상정됐다.

유럽연합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거래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2019년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투명화 강화를 위한 유럽연합 이사회의 규칙’을 제정하여 2020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 유럽연합의 플랫폼 공정화 법제에 관하여는 2021년 3월15일자 컬럼에서 비교적 상세히 밝힌 바 있다(“소셜네트워크서비스 SNS피해와 플랫폼 공정화 법제의 올바른 제정방안” 여성소비자신문 제192호 19면 참조).

일본 정부 당국도 ‘특정 디지털 플랫폼 투명성·공정성 행상에 관한 법률’을 2020년 6월 공표했다.

미국은 디지털 플랫폼 세계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관계로 규제완화 정책을 유지하여 왔으나, 2019년 ‘디지털플랫폼에 관한 스티글러 위원회 보고서(Stiegler Committee on digital Plattforms Final Report)’를 발표하고 독점 플랫폼 사업자의 자사 우대와 차별적 취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회에 ‘반차별적 법률’ 도입을 제안했고, 독점 플랫폼 사업자의 남용행위 금지와 플랫폼 이용사업자 보호를 위한 적법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권고 사항을 제시했다.

이러한 국제적 대응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정부도 2020년 9월 플랫폼 사업자와 이용 사업자 간의 건전한 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안’을 공표하고 입법 예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거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입점 업체를 대상으로 ‘갑질’ 행위를 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제재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높이 평가할 일이다.

특히,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대형 오픈마켓은 물론 배달 앱·숙박 앱·승차중개 앱, 가격비교사이트, 부동산·중고차 정보제공서비스, 앱 마켓을 아우르는 플랫폼 업계의 ‘공룡 기업’들을 규제하기 위해 꼭 필요한 법률의 제정을 선언한 것이다.

왜냐하면 공정거래법이나 대규모유통업법 등으로는 온라인 플랫폼들이 독점적인 우월적 남용행위를 규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거대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이 이용사업자인 입법 업체를 대상으로 ‘갑질’ 행위를 하는 것을 본격적으로 제재해야 한다는 현실적 요구에 의해 이 법이 필요하다.
 
올바른 입법 정책적 방안은
 
지난 3월 15일 여야 국회의원들과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전국네트워크,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참여연대, 한국중소상인 자영업자총연합회는 공동으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어떻게 도입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 참석한 발제자와 토론자들 온라인 플랫폼 거래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거래 확대 등으로 영향력과 경제적 지위가 한층 강화된 온라인 플랫폼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독점화되고, 그에 따른 시장 지배적 지위나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한 각종 불공정거래행위가 빈번함에도 불구하고, 관련법의 미비로 인해 소상공인이 주를 이루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사업자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데 공감했다.

이 토론회는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 사례를 분석하며, 온라인 플랫폼 중개거래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및 이용 사업자들의 거래조건 개선을 위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 제정 방향을 모색하고 조속한 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미 필자가 3월15일자 컬럼(여성소비자신문 제192호 19면)에서 제시한 입법 방안을 토대로 이 토론회에서 제기된 올바른 입법방안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한다.

첫째, 중소상인 자영업자 대표자들이 주장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및 불공정거래행위 규제와 함께 공공 플랫폼의 역할 확대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온라인 플랫폼의 불공정 사례와 자영업 소득 감소 문제를 지적하면서 플랫폼을 이용하는 자영업자들의 수익률 저하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호소를 지나쳐버려서는 안 된다. 

둘째, 디지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인해 과도한 수수료, 광고비 인상 등 플랫폼 사업자의 불공정행위가 결국에는 소비자에게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고, 온라인 플랫폼의 다면적 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 점을 인식하여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사후 규제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의 시장 지배적 지위나 거래상 우월한 지위를 남용한 불공정행위를 예방, 근절하는  방안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토론회의 벌제를 맡은 김남근 변호사는 결국 사업적 이용자의 경제적 지위 향상뿐만 아니라, 시장 전체의 공정한 경쟁질서 유지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셋째, 디지털 플랫폼 당사자 간의 분쟁을 좀 더 쉽고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대안적 분쟁해결기구(가칭 디지털플랫폼분쟁조정위원회)의 설치가 법안에 들어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온라인거래에서 소비자 피해가 큰 사건이 진행될 경우, 법원이 판매나 광고를 즉시 중단하도록 명령하는 ‘임시중지명령’ 발동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이 법안에 들어있지만, 법원의 결정이나 판결에 의지하는 것 보다는 대체적 분쟁해결을 위한 민간 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본다. 

연기영 동국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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