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9개월 간 1억원 넘게 오르면서 7억원대 돌입을 코앞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전국 고가아파트와 저가 아파트 가격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최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 시계열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도권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6억9652만원에 달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8년 12월 이후 역대 최고치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2019년 8월 5억원을 넘긴 뒤 14개월 만에 1억원 이상 올라 지난해 10월 6억455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5억8943만원으로 소폭 하락했으나 9개월 만에 6억9652만원을 기록, 1억원 이상 오르면서 가격 상승곡선이 가팔라졌다.

주택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앙에 위치하는 중위주택가격도 서울 9억9833만원, 수도권 7억1600만원, 경기도 5억1608만원으로 상승했다. 전국 아파트 중위가격은 4억8449만원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상위 20%와 하위20%간 양극화도 심화됐다.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10억4060만원, 하위 20%는 1억1804만원으로 집계됐다. 상위 20%의 가격을 하위 20% 가격으로 나눈 값인 5분위 배율도 8.81로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8년 12월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고가주택과 저가주택 간의 가격 격차를 나타내는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심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8.2로 8을 넘긴 뒤 격차가 계속 벌어져 3월 8.75, 4월에는 8.80으로 연속해서 최대치를 경신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5분위 배율은 4.7이었으나 같은 해 11월 5.0으로 오른 뒤 꾸준히 증가세를 보였다. 서울은 지난달 4.08에서 이달 4.11로 늘어났고, 부산(5.65), 인천(4.09), 광주(5.44) 등도 격차가 벌어졌다. 반면 대구(4.52)와 대전(5.18), 울산(5.76) 등은 전월 대비 가격 격차를 줄였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저가 아파트 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은 반면 고가 아파트는 가격이 급등했다는 의미다. 실제로 2017년 5월 전국 하위 20% 아파트 가격은 1억1837만원에서 이달 1억1804만원으로 0.27%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상위 20% 아파트 가격은 5억6078만원에서 10억4060만원으로 85.5%나 올랐다.

특히 서울은 고가 아파트는 물론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서울의 저가 아파트 가격은 2억8436만원에서 5억2124만 원으로 83.3% 급등했고, 고가 아파트도 11억9528만원에서 21억4614만원으로 79.5% 증가했다. 각각 저가아파트는 2억 3000만원, 고가아파트는 9억 5000만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에서는 지난해부터 ‘비강남의 반란’으로 요약되는 내집마련 수요가 왕성하게 일어났다”며 “그래서 서울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도 오르면서) 가격 격차가 오히려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내집마련 문턱은 더 높아졌다고 볼수있다”고 평가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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