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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세균 의원 "복지 토대가 튼튼해야 서민 중산층의 삶이 안정된다"
김희정 기자 | 승인 2013.08.28 15:39

   
 
[여성소비자신문=김희정 기자]‘여성 일자리 61.8%가 비정규직’ ‘여성 비정규직 4대보험 가입율 35%에 불과’. 1인 여성가정이 200만명을 넘었지만 상당수가 빈곤층에 머물고 있는 대한민국 여성정책의 안타까운 단면들이다.

여성에게 따뜻한 사회란 어떤 사회일까. <여성소비자신문>은 당 대표를 세 번이나 역임했고 장관까지 지냈으며 지난 대선에 출마한 민주당 정세균 의원에게 이 같은 질문을 던져보았다.

정 의원은 “난 여성들을 보면 늘 반갑다. 그리고 늘 미안하다. 예전에 읽었던 어떤 시가 있는데 ‘아내가 없는 방은 유난히 더 커 보인다’라는 짧은 시”라며 요즘 여성들이 참 많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일갈했다.

그는 또 “이미 우리사회가 기존 1인 부양 모델로는 살아갈 수 없는 세상이 되었고 여성의 사회 참여가 확대돼야 할 필요성도 커졌지만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OECD 국가 평균보다 7%나 낮은 54.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분수 경제론’을 통해 재벌 개혁을 강조해 온 정 의원은 쌍용그룹 계열사에서 상무이사까지 지냈고, 노무현 정부 때 산자부(지금의 지식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다.

스스로 경제통임을 강조해 온 그는 “대기업 중심의 현 산업 구조를 ‘중견 기업과 중소기업 중심의 허리가 튼튼한 항아리형 산업 구조’로 바꿔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가 강조한 주요 정책은 대부분 민생 경제에 포인트가 맞추어져 있다. 기업집단법을 제정하고, 독과점 지위를 악용한 과다 이익을 규제하는 등 재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또 출자총액제한제, 순환 출자 금지, 금융·산업 분리는 물론 징벌적 배상 제도 도입을 통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대등하게 바꾸도록 노력하겠다는 것이 그가 실현코자 하는 정치 목표다.

 복지 정책에 대해서는 “성장·분배의 이분법으로 복지 확대에 반대하거나, 재원 조달의 문제를 부풀리는 태도는 틀렸다. 복지의 토대가 튼튼해야 서민 중산층의 삶도 안정될 수 있다”라고 역설한다.

이들  화두는 요즘 항간에서 특히 회자되고 있는 경제 이슈들이다. 다음은 정 의원과의 일문일답.  

   
 
 -의원님이 강조한 분수경제이론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민생이 어렵고 하우스푸어 등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마땅히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소견 한 말씀.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대기업-중견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이 각자의 영역에서 상생하고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경쟁친화적인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완화, 불공정거래행위 엄단, 재벌의 소유?지배구조 개선 등이 핵심과제이다.

제가 주장하는 ‘분수경제’가 경제민주화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과 부자가 잘 살아야 서민 중산층이 잘 산다고 하는 낙수경제가 아니라 거꾸로 서민중산층과 중소기업에게 활력을 불어 넣어 그 힘이 경제 전체로 퍼져 나가게 하자는 주장이다.

분수경제의 주요 정책방향은 중소기업 성과를 대기업이 가로채지 못하게 하여 중견기업을 육성하고, 재벌총수의 권한에 맞는 책임을 부과하는 것, 서민 중산층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운영하는 것, 대외의존에서 내수중심으로 성장전략을 대전환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하우스푸어 문제는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정책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와 관련해 작년에 서민금융기관 ‘공익은행’ 설립을 통한 저금리 금융서비스 제공, 부동산 관련 대출을 현행 대인대출에서 선진국형 대물대출로 전환, 은행권 공동출자기구의 하우스푸어 주택 매입 등을 제시한 바 있다."

   
 
-의원님은 과거 재경위에서 활동하셨고 경제통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재벌개혁에 대한 논의가 거세다. 정 의원님은 1996년 국회에 첫 등원해서 제일 먼저 재벌개혁을 주장하기도 했다. 재벌개혁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나.

“급속한 산업화 과정에서 정부의 엄청난 지원을 받으며 성장한 재벌은 과감한 투자로 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경제성장을 주도한 것은 사실이지만 과도한 몸 불리기와 경제력 집중, 총수의 전횡에 기초한 독단적 경영, 그리고 비민주적이고 왜곡된 소유 지배구조 등은 분명 재벌기업들의 폐해이다.

재벌을 해체하거나 재벌을 대체할 획기적인 대안을 내놓는 일은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실현하기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 대신 재벌의 실체를 인정하되 재벌이 누리는 권한에 맞는 책임을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집단법 내지 재벌책임법을 제정하여 재벌총수의 책임경영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경제민주화법이 처리됐지만 적용할 수 있는 범위와 처벌규모가 축소됐다고 한다. 일각에서는 절반의 성공이라고 일컫기도 하며 정부의 규제의지를 묻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지난 대선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는 최대의 화두였고,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각종 입법과제와 정책과제들이 제시되었다.

민주당은 물론이고 새누리당 또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고 이를 대선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경제민주화 후퇴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 경제민주화 정책인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과세요건을 완화한 것을 들 수 있다. 경제민주화 후퇴 또는 실종은 우리 경제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내팽개치는 결과가 될 것이다.”

-.여성정책 중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정책은.

“보육정책이다. 여성들의 복지는, 여성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보육 문제 때문에 여성들이 일하기가 어렵다.

때문에 무상 보육은 빨리 실시해야 한다. 더불어 보육의 질이 높아져서 워킹맘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경제활동 참여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최하위(30위) 수준으로 54.5%를 기록하고 있다. 앞으로 60%대로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선 여성들에 대한 편견을 버려야 한다. 이와 함께 여성들 역시 일로 능력을 인정받아야 한다. 제가 1980년대에 미국을 가보니 여성들도 도로포장과 집수리, 심지어 배에서 물건을 내려주는 하역까지 일을 했다.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그때까지 제가 갖고 있던 여성에 대한 생각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었다. 여권 신장이 저절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일을 해야 발언권이 커질 수 있다."

   
 
- 여성들이 일과 가정을 양립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마련돼야 할 제도적 장치가 무엇이라고 보는가.

“여성은 일과 가정을 병행하기 어렵다. 그래서 결혼하기 싫고, 아이 낳는 걸 꺼려하게 되었다. 저출산의 중요한 원인이기도 한다.

이는 단순이 한 두 가지 기술적인 접근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향상되고, 가정과 직장에서 여성이 당당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본질적인 해법이 될 수 있다.

정책적으로 보육에 대한 국가책임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사교육 전면 폐지에 대한 입장을 듣고 싶다.

“대한민국은 교육이 희망인 나라이다. 그런데 교육은 어느 모로 보나 비정상이고 위기이다. 국민도 알고 정부도 알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문제는 통상적인 정책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판단이다. 과감하게 법, 제도, 관행, 문화를 바꿔야 하고 필요하다면 헌법도 바꾸겠다는 각오와 의지 있어야 해결될 문제라고 생각한다.

특히 1년 넘게 선행 교육하는 비정상적 사교육은 금지시켜야 한다. 아울러 공교육 강화를 위해 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하여 교육재정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작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시에는 교육거버넌스와 패러다임 개편을 위해 교육부를 폐지하고 교육인적자원위를 설치해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국가지도자의 의지와 사회적 대타협이라고 생각한다."

-의원님을 보면 야당 속의 여당 성향이라는 말이 맞을 것 같다. 본인이 생각하기에는 어떻나.

“평소 온건하고 합리적인 이미지 때문에 그렇게들 보시는 것 같다. 저는 원래 역사에 남을 만한 영웅적 카리스마를 저의 역할 모델로 삼지 않았다.

그 대신 정치를 하면서 늘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에 천착했고, 구체적 성과를 내놓는 일에 주력했다.

협상과 타협을 통해 성과를 최대화하는 것이 정치의 미덕이라고 여기면서도 민주주의나 국민의 기본권과 같이 타협의 여지가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열심히 싸워왔다. 이것이 내가 정치를 해 온 방식이다.”

-최근의 이념 논쟁에서 특히 민주당이 여전히 보수와 진보 프레임에 갇혀있다는 지적이 있다. 최고위원을 지낸 분으로서, 또 대선주자를 하신 분으로서 민주당에 필요한 리더십은 어떤 리더십이라고 생각하는가.

“과거에는 목소리 큰 리더십이 무조건 돋보이는 경향이 있었다. 자기 주장이 강하고 뭔가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이 선호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미래형 리더십은 소통의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지시를 내리는 스타일보다 상호간에 의사를 주고받으며 전체적인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깊은 통찰력의 소유자가 민주당, 나아가 대한민국이 요구하는 리더십이라고 생각한다.”

-기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요 정책은.    

“양극화 해소 정책이다. 양극화의 연원은 IMF 외환위기부터라고 볼 수 있고, 따라서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 정부 모두 양극화 문제에 일정부분 공동책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민주정부 10년 동안 외환위기를 어느 정도 극복하고 경제 기초체력을 회복시킨 만큼 이후에는 양극화 해소에 전력해야 했으나, 부자 대기업 중심의 특권경제에 매달리면서 양극화를 증폭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제 대한민국은 균형을 지향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생산자와 소비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노동자,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유층과 빈곤층이 공정하고 공평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시장구조를 공정하고 균형있게 만들어 분배를 개선함으로써 내수가 증가하고 경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김희정 기자  penmoim@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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