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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표있는 삶으로 코로나 블루 극복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 승인 2021.05.25 11:55

[여성소비자신문]‘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라는 말이 더없이 공감을 불러오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영화나 TV 드라마에서 들리는 대사쯤으로 지나치곤 했는데 기약 없이 지속되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강자로 보이던 이웃이 사업체가 허망하게 무너지는 걸 보고 듣게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가며 갖은 안간힘을 다 쓰노라니 지치고 힘들어 짜증과 불만이 폭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과학을 무시한 정치만능과 권력과 정보를 가진 자들의 부정 부패가 미화되는 ‘내로남불’을 지켜보며 무기력한 일반 시민들은 ‘정의로운 자가 승리하는 게 아니라, 승리하는 자가 정의로운 것이다’라는 말이 연상되어 자존감마저 망가져가고 있다.

분출되지 못한 이 모든 짜증과 무기력함이 점차 내재화하고 집단화되면서 사회불안으로 응축되어 가고 있다. 여기에 경제 침체로 인한 실직과 파산, 폭등하는 부동산 가격과 조세 등 정치 사회 전반에 걸친 스트레스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즉,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불어 닥친 극복하기 힘든 큰 변화로 인한 불안과 무기력 그리고 짜증스러움에서 오는 우울감(blue)으로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는 우울증후군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를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신조어로 표현하고 있다.

경기연구원에서 20세 이상 2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코로나로 인하여 국민들이 느끼는 불안/우울감은 일년전인 2020년에는 47.5%인데 비해 2021년에는 55.8%로 불안/우울 수준이 심화되었다. 특히 올해 조사를 보면 여성(60.0%)이 남성(51.7%)보다 불안/우울 하다고 느끼는 응답이 더 높게 나왔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나타나는 행동변화로는 길어진 실내 활동의 답답함, 작은 신체변화나 증상에 대한 민감한 반응, 불안 및 지나친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의존 등이 있다. 특히 활동이 왕성한 20~30대 젊은 층에게는 비대면 수업이나 재택근무로 인한 인간관계의 공백이나 경제 위축으로 인한 신규채용 감소에 따른 취업난이 커짐에 따라 우울증의 정도가 점차 심각해져서 불면증, 공황장애, 분노조절장애, 폭력, 자해, 자살 등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기연구원의 조사에 의하면 수면의 질이 나빠졌다는 응답이 2020년 20.2%에서 2021년에는 30.6%로 크게 증가했고 응답자의 10% 이상이 우울증 위험군과 불안장애 위험군으로 선별되었다. 취업지원서비스 업체인 알바몬(Albamon)의 조사에 따르면 20대 성인 남녀의 70.9%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으며 그 이유로는 감염에 대한 염려(15.7%) 보다는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50.0%)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35.5%) 등이 더 높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우울감이 높아지면서 자살신고도 1.6배 늘었다. 성인 10명 중 1명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코로나19 이후 불안증과 우울증 유병률이 2배 가량 증가했다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고서도 나왔다. 서양에서는 코로나 블루를 코로나19 불안증후군(COVID19 anxiety syndrome)이라고 말한다.

OECD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국 15개국 가운데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범미보건기구(PAHO, Pan American Health Organization)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한 정신건강의 문제는 세계적 재앙”이라며 코로나 블루의 예방과 치료를 위한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은 호흡기와 함께 뇌를 공격한다. 그런데 코로나 블루와 같은 만성우울증 역시 뇌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과 호주 연구팀에 의하면 우울증환자의 뇌를 조사해본 결과 전두엽과 측두엽이 두꺼워지고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해마의 크기가 작아진다고 한다.

따라서 코로나 블루는 단순히 정서적인 측면 이외에도 뇌신경에 병리적 변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코로나19 감염 못지않게 심각하다. 일반 우울증과 마찬가지로 코로나 블루 역시 세로토닌과 같은 항우울제 복용으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우울증을 이겨내는 예방대책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문가들이 권장하는 일반적인 예방대책으로는 방역수칙을 잘 지키며 가벼운 운동과 산책으로 면역체계의 강화와 정서의 안정 유지를 들고 있다. 코로나 블루 역시 일반 우울증처럼 육체적인 이상이 아닌 마음의 병이다. 따라서 우울증 예방을 위해서는 긍정적인 사고, 적절한 운동이나 신체활동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이 효과적이다.

나도 코로나 감염이 극성을 부리자 나가던 직장을 그만두고 집에서 격리된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생활의 패턴 변화와 함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 블루 증상이 나타나는 듯 매사에 걱정 불안이 앞섰다. 우울증 예방대책에 따라 하루를 좀 더 밝은 마음가짐으로 시작하고 신체활동이 증가 되도록 규칙적인 시간 계획을 세워야 했다.

그러나 이는 마음뿐 단순한 시간표 작성만으로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어려울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기(back to the basics)’에 따라 ‘목적의 힘’을 활용하기로 하였다. 긍정적인 목표를 세우고 ‘목적이 이끄는 삶’을 실행함으로서 성취감과 함께 걱정이나 불안이 틈타지 못하게 하자는 것이다. 우선 76kg의 체중으로 혈당치의 상승과 불어난 허리둘레를 정상화하기 위해 적정 체중인 72kg으로 감량하기로 했다.

아울러 그간 미루어 두었던 버킷리스트(the 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것들)를 재작성 하였다. 우선 그간 소홀했던 1년2회 ‘성경통독’을 실행하고 막연했던 책 저술의 실천계획을 세웠다.

목표와 계획에 따라 하루하루 실행에 옮기는데 재미를 붙이니 그간의 짜증이나 불안은 온데 간데 없어졌다. 절제된 식생활과 규칙적인 산책으로 체중은 6개월 만에 4kg이 감소한 72kg을 회복하자 혈당과 지방간이 정상화되었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분량의 성경읽기로 영성훈련이 강화되었고 서적 저술을 위한 독서량도 증가하였다. 퇴직 후 1년이 지난 지금에 보니 나의 ‘목표가 있는 삶’은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는데 효과적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코로나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키노라니 코로나 감염은 물론 매년 걸리던 감기조차 찾아오지 않았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집중하고 내가 감당하기 어려운 것은 포기하거나 관심 밖으로 밀쳐냈다.

100세에 사망하기까지 영화인, 코미디언 그리고 저술가로 왕성한 활동을 보이던 미국의 조지 번스(G. Burns)씨의 일화가 생각났다. 돌풍을 만나 요동치는 비행기에서 승객들은 당황하며 불안과 걱정으로 안절부절하고 있는데 한 승객은 별일 아니라는 듯 좌석이 앉아 신문을 읽고 있었다.

그가 낙천적인 삶으로 유명한 조지 번스씨이었다. 비행기가 추락할지도 모르는 위급한 상황에서 어떻게 그리도  태연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비행기를 제일 잘 아는 조종사가 자신의 목숨을 걸고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걱정을 해본들 무얼 하겠나?”라고 답했다고 한다.

아직도 끝을 알 수없는 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서 코로나 블루는 더욱 기세를 부릴 것이다. 긍정적인 삶의 목표를 세워 하나씩 실행함으로서 그 성취감이 충만할 때 코로나 블루라는 마음의 병은 발붙이지 못할 것이다. 목표가 있어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

강창원 건국대학교 명예교수  kkucwka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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