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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소한 결혼식, 의식 변화가 먼저”인터뷰 여성가족부 김숙자 과장
김은석 기자 | 승인 2013.08.27 15:53

   
▲ 여성가족부 가족정책과 김숙자 과장
[여성소비자신문=김은석 기자]호화 혼수 등 과다한 결혼비용 등이 사회문제로 등장하면서 새 출발을 앞둔 예비부부들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사회적으로 호화결혼식 자체도 문제지만 비싼 비용 자체보다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끼워 팔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 실제 결혼 비용은 최근 더욱 늘어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결혼한 신혼부부의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은 남성이 평균 7546만원, 여성은 5226만원으로 나타났다. 남성과 여성의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을 합칠 경우 무려 1억2700여만원에 이른다.

과다한 결혼비용 사회문제로 등장…자녀 결혼비용 지원으로 부모 노후 ‘막막’

여성가족부, 작은 결혼식 캠페인 홍보 이어가…공공기관 예식장소로 개방

결혼 비용을 위해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있는가하면 혼수 준비로 의견 충돌이 일어나 파경에 이르는 커플들이 늘어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짧은 결혼생활 후 헤어지게 되는 부부 사이에서 결혼 예물과 예단비용이 심각한 분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는 피해 당사자의 정신적 고통도 크지만 결혼에 들인 비용이 무의미하게 돼 정신적 피해배상 뿐 아니라 결혼식에 소요된 비용과 살림구입부 등도 배상 대상으로 둔갑한다. 이렇듯 심각해져가는 결혼 비용 문제에 대한 대책은 없는지 여성가족부 김숙자 과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호화결혼식, 허례허식일 뿐

-결혼비용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혼수, 예단 문제가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이는데 어떠한가.

“결혼비용 문제는 크게 3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예식장과 식사비용 등 결혼식 당일에 쓰이는 비용과 예단, 그리고 주택문제다. 특히 주택문제의 경우 부모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아 부모들의 결혼 지출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이는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부모님들에게 큰 타격을 입힌다. 실제 여성가족부의 조사 결과에서도 부모세대 전체 응답자의 절반 가량이 자녀 결혼비용 지원이 본인의 노후생활 준비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자녀를 결혼시킬 예정인 응답자인 경우 부담정도가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에서 올바른 결혼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온 것으로 안다. 어떤 활동들이 있었나.

“2011년부터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되찾자는 구호아래 작은 결혼식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이어왔다. 부모, 자식, 하객 모두에게 불편한 고비용 결혼 문화를 재고하기 위해 조선일보와 ‘100쌍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는 결혼식 비용은 자기 힘으로 모아 천만원 안팎으로 작은 결혼식을 올리는 조건으로 젊은 연인들에게 예식 공간을 제공하는 행사다. 당시 수화기를 내려놓을 틈이 없을 만큼 문의 전화가 몰려 실수요자만 200쌍이 넘었다.”

-올바른 결혼식 문화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결혼당사자들이 부모님의 힘을 빌리지 않고 자신들의 경제적 능력 범위 내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다. 호화 결혼식은 남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욕구가 만들어 낸 일종의 허례허식이다. 의식의 변화가 필요할 때다. 여성가족부는 공공시설을 예식장소로 개방하도록 유도하고 있으며 청와대 사랑채나 국제회의장 시설 등을 개방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결혼 문화는 많은 변화를 거듭해왔다.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정권이 바뀌면서 결혼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됐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에는 호텔에서 결혼식은 허용되지 않았다. 해외 신혼여행도 금지됐다. 김대중 대통령 정권 때 호텔이 결혼식 장소로 개방되기 시작했고 웨딩사업이 속속 등장했다. 웨딩 플래너 등 결혼식을 전담하는 웨딩업체 수요자가 증가하면서 이에 대한 공급도 증가했다.”

결혼 전문 상담사 양성 필요

-예식서비스를 둘러싼 소비자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결혼 준비에 대한 편리성을 앞세워 웨딩업체를 이용하는 커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보면 웨딩드레스 대여부터 꽃길 조성까지 과도한 비용이 중간 마진 형식으로 웨딩업체로 흘러들어간다. 스튜디오 촬영과 메이크업 서비스를 알선하고 제공하는 결혼준비대행서비스 관련 소비자피해도 늘어가고 있어 소비자들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때다. 무엇보다 가장 행복한 날을 꿈꾸는 예비부부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례가 없어야 한다.”

-호텔이나 웨딩업체들의 예식서비스로 인해 호화예식문화가 성행하기도 한다. 대안책은 없는가.

“그간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릴 경우 최대 2000만원이 넘는 꽃 장식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호텔들이 꽃 장식과 무대연출, 와인 등을 웨딩 필수 선택항목으로 정해놓고 꽃 장식의 경우 호텔 협력업체나 호텔이 직영으로 공급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정위의 조치로 경제적 부담이 큰 꽃 장식을 외부서 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정부나 공공기관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또한 결혼식 전 예비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결혼 교육을 한다거나 결혼 관련 전문 상담사를 양성하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검소한 결혼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

“결혼식에서 줄일 수 있는 부분은 충분히 줄여야 한다. 일단, 웨딩업체 거품을 줄이고 식을 올릴 수 있는 공간도 호텔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 가능한 시설을 알아봐야 한다. 무엇보다 하객수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두 사람의 결합을 축하해 주는 최소한의 인원을 초대하는 것이다. 식사제공도 값비싼 뷔페 대신 단품으로 준비하는 게 좋다. 우리나라의 예전 국수문화처럼 사람들이 결혼식장에서 만나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예부터 결혼은 가장 큰 행사로 꼽혔고 관혼상제 중 한 덕목이기도 하다. 그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다.

“결혼은 가족을 형성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결혼 비용 문제가 행복한 가정을 이룰 수 있는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는 한 사람의 노력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가치관이 변해야 가능한 일이다. 화려한 결혼식을 꿈꾸기보다 마음이 행복한 결혼식이 돼야 한다. 진정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 형식은 중요치 않다. 화목한 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정책적인 부분도 뒷받침 되어야 할 때이다.”

김은석 기자  kesh@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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