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한국씨티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수자를 물색하면서 '통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그룹 내 인수합병팀과 국내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통해 인수 의향서를 받고 있다. 매각 목표 시한을 별도로 설정하지는 않았으며 소매금융 부문 전체 매각을 최우선 순위로 설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씨티그룹은 지난달 15일 1분기 실적발표에서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향후 전략 방향을 발표하고 한국 내 소비자금융사업의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지역의 소비자금융사업을 4개 글로벌 자산관리센터 중심으로 재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 중국, 호주 외에 인도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만, 태국, 베트남에서 소비자 금융 영업을 종료한다는 내용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이 국내 소비자금융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은 지난 2004년 한미은행을 인수해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 검사국은 지난달 22일부터 씨티은행 소매금융 부문 철수와 관련한 본격적인 점검에 착수했다. 담당 검사역(RM)이 한국씨티은행 측과 화상회의를 갖고, 소매금융 철수 과정에 발생할 수 있는 금융 리스크를 들여다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씨티은행 소매금융 철수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융시장 불안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소매금융 부문이 순탄하게 매각되면 예·적금이 인수자에 승계돼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매각이 불발될 경우 소비자 혼란과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인수 후보로 외국계인 SC제일은행과 O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을 꼽는다. 다만 1조∼2조원 상당으로 추정되는 매각 가격과 높은 인건비 등에 따라 소비자금융사업 전체 매각과 자산관리, 신용카드, 대출 등 부문별 매각이 갈릴 수 있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편 씨티은행 노조는 지난달 23일 금융위원회에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대한민국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씨티은행 관련 인허가 업무 중단 ▲매각 등 출구전략 과정에서 노조 참여 보장 ▲전 직원 고용승계, 근로조건 유지 ▲노조와 금융위원장 면담 등을 주장하는 공식요구서를 보낸 상태다.

씨티은행 노조는 소매금융 철수 등에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본사인 씨티그룹의 출구전략에 대해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발표"라며 강하게 반발 중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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