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물산 합병 의혹 관련 2차 공판에 출석했다. 지난달 23일 1차 공판 이후 13일 만이다.

6일 서울중앙지법원 형사합의25-2부는 자본시장법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부정거래·시세조종) 2차 공판을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2015년 진행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경영권 승계 및 삼성그룹 지배력 강화를 목적으로 위법하게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에선 증인신문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검찰은 우선 1차로 12명의 증인을 신청했으며 이날 전직 삼성증권 팀장 한모씨를 증인신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2004년부터 2018년초까지 삼성증권에서 근무하며 다수의 승계 문건 작성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그룹이 2012년 12월 작성한 '프로젝트 G'라는 문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주도 하에 '프로젝트G' 등 이 부회장을 위한 승계계획안을 사전에 마련했고 이에 따라 이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작업을 실행했다는게 검찰의 주장이다. 다만 한씨는 이날 "'프로젝트G'는 생각할 수 있는 가능한 시나리오"라며 승계 작업을 위해 무리하게 작성된 문건이 아니란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달 23일 1차 공판 당시 검찰은 "피고인들은 이 부회장의 승계를 목적으로 이 사건을 계획하고 제일모직을 상장시킨 후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비율의 합병을 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 부회장 측은 "사업상 필요로 합병 검토를 추진하고 시너지를 기대했고 실제 효과도 있었다"며 "그 과정에서 법적 절차를 어기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사들은 피고인들이 합병과 회계 관련해 상상할 수 있는 모든 범행을 쉼없이 계속해 저지른 것처럼 말하고 있다"며 "마치 무슨 범죄단체로 보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부회장이 부재 중인 가운데 재계에선 삼성전자가 이르면 이달 21일에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미국 반도체 투자관련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바이든 행정부의 미국 투자요구에 발 맞춘 것"으로 보고있다. 다만 삼성전자가 중국 내에도 상당한 규모의 반도체 투자를 이어온 상황인 만큼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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