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공정위가 29일 2021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공개한 가운데 CXO연구소가 2020년 기준 55개 그룹 총수 현황을 조사한 결과를 내놨다. 지난해 기준 국내 55개 대기업 그룹 총수 가운데 여성은 2명, 남성은 5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자와 아들 중심으로 경영 승계가 이뤄져 온 국내 재계 특성이 반영됐다.

한국CXO연구소가 ‘국내 55개 대기업 집단 총수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5개 그룹 총수 중 남성은 53명, 여성 총수는 이명희 신세계 회장과 장영신 애경 회장 2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 대상 55명 총수의 평균 연령은 67.9세로 60대가 21명으로 가장 많았고 70대(13명), 50대(10명), 80대(9명) 순으로 많았다. 조원태(47세) 한진 회장과 구광모(44세) LG 회장 두 명은 40대 젊은 총수에 속했다.

단일 출생년도 중에서는 1953년생 69세 총수가 가장많았다. 이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 박성수 이랜드 회장,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등이 포함된다. 1968년생 54세 총수는 4명으로 그 다음으로 많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이사회 의장, 이우현 OCI 부회장 등이다.

55명 중 현직 회장은 39명이었다. 이어 명예회장 7명, 부회장 2명, 이사회 의장 2명 등으로 조사됐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글로벌투자책임자(GIO)라는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고 있다. 정몽준 현대중공업 대주주는 관련 계열사 임원을 따로 맡고 있지 않고, 아산재단 이사장 직함을 별도 보유 중이다.

해당 그룹 계열사 중 한 곳에서라도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총수는 27명으로 조사 대상 55명 기준 49%에 그쳤다. 계열사에서 CEO(최고경영자) 역할을 하고 있는 동일인은 55명 중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대표이사이면서 회장 직위를 동시에 쓰고 있는 그룹 총수는 25명(45.5%)이었다.

55명 총수 가운데 정몽구 현대자동차 명예회장, 신동빈롯데 회장,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 등 창업 2세 경영자가 22명으로 가장 많았고, 김범수 카카오 의장, 이해진 네이버 GIO, 김정주 넥슨 대표이사, 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 창업 1세대 총수도 20명이었다. 3세 및 4세 경영자는 각각 11명, 2명으로 파악됐다. LG 구광모 회장과 두산 박정원 회장은 창업 4세 총수에 속했다.

그룹 총수들이 나온 대학(학부기준)을 살펴보면 고려대가 13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대(11명), 연세대(4명), 건국대·한양대(각 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전공은 경영학이 18명으로 최다였다. 이어 경제학(8명), 건축공학(3명) 등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 55개 그룹 총수의 친족(6촌 이내 혈족과 4촌 이내 인척을 포함) 588명 가운데 해당 그룹 계열사의 주식을 보유한 인원은 모두 580명으로 집계됐다. 한 개 그룹 당 평균 10명 정도의 친족들이 해당 그룹 계열사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0명 이상의 친족들이 계열사 주식을 보유 중인 그룹은 셀트리온 52명, GS 41명, 두산 31명, LS 27명, 삼양 26명, KCC 23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 그룹 계열사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19개 그룹은 5명 미만이었다. 이중 방준혁 넷마블 의장의 경우 친인척이 해당 계열사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 회장의 친족 중에서도 주식 보유자가 한 명도 없었다. 이외 이랜드·장금장선(각 1명), 현대중공업·신세계·아모레퍼시픽·현대백화점·IMM인베스트먼트(각 2명) 그룹 등도 주식을 보유한 친족이 1~2명 정도에 불과했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넷마블을 비롯해 카카오·네이버·넥슨 등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IT 그룹들은 친족들이 유의미한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고,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맡는 경우도 다른 그룹에 비해 현저히 낮아 전통 그룹들처럼 일률적으로 동일한 법을 적용하는 것이 시대 흐름에 부합되는 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등은 필요하지만 대기업 집단을 관리하는 기준 재정비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심도 깊게 할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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