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2021년 대기업 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현대자동차 동일인은 정몽구 명예 회장에서 정의선 회장으로, 효성 동일인은 조석래 명예 회장에서 조현준 회장으로 교체됐다. 쿠팡의 동일인은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아닌 법인으로 지정했다. 현대차·효성은 현 회장 취임 후 이뤄진 대규모 투자 결정이, 쿠팡의 경우 외국계 기업에 대한 관례가 동일인 지정 배경이 됐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2021년 대기업(공시 대상 기업) 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매년 자산 총액 5조원 이상~10조원 미만 기업 집단을 공시 대상 기업 집단으로, 10조원 이상 집단을 상호 출자 제한 기업 집단으로 지정하고, 각 집단의 동일인을 함께 정해 4월 말~5월 초에 대외적으로 공표한다.

동일인은 공정위의 사익 편취(일감 몰아주기 등) 규제 등 제재의 최종 대상이 된다. 회사(계열사) 현황, 주주·임원 구성 등이 포함된 공정위 제출 '지정 자료'가 미비할 경우 형사 처벌을 받는 책임도 져야 한다.

우선 현대차는 정의선 회장이 지난해 10월 현대차 회장으로 취임한 점, 정몽구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주 총회에서 보유 중인 현대차 주식 5.33%, 현대모비스 7.15% 의결권을 정의선 회장에게 위임한 점 등이 고려됐다. 특히 정 회장 취임 후 미국 로봇 스타트업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 현대오토에버-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 간 합병, 기아 사명 변경 등 경영상 주요 변동 사항이 있었다는 점이 주요했다.

효성 조현준 회장은 지주사 '효성'의 주식 21.9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 조석래 명예 회장이 지난달 정기 주총에서 보유 중인 효성 주식 9.43% 의결권을 조현준 회장에게 위임한 점, 지난 2017년 7월 회장으로 취임한 점에 따라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공정위는 조현준 회장 취임 후 효성이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는 등 지배 구조가 바뀌었고, 1조4000억원 규모의 베트남 투자 결정이 내려졌으며, 계열사 효성-효성트랜스월드 간 합병이 이뤄지는 등 경영상 주요 변동 사항이 있었던 점도 고려해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현대차와 효성은 정몽구 명예 회장과 조석래 명예 회장이 각각 84세, 87세로 고령이어서 경영 복귀 가능성이 높지 않은 점도 함께 고려됐다.

쿠팡의 경우 기존 외국계 기업 집단에 대한 관례대로 지배자가 아닌 국내 최상단 회사를 동일인으로 판단하기로 했다. 현행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이 국내를 전제로 설계돼 있어 외국인 동일인을 규제하기에 미비하다는 이유다. 이 외에 김 의장과 쿠팡 중 누구로 동일인으로 보든 현재로서는 계열사 범위에 변화가 없는 점도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이번에 쿠팡과 함께 신규 지정된 대기업 집단의 경우 현대해상화재보험(정몽윤)·중앙(홍석현)·반도홀딩스(권홍사)·대방건설(구교운)·MDM(문주현)·IS지주(권혁운)는 최다 출자자·최고 경영자인 자연인(사람)이 동일인으로 지정됐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동일인은 법인(KAI)으로 지정됐다. 수출입은행이 주식 26.4%를 보유한 최다 출자자인 점이 고려됐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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