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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절망감이 남편을 공격했어요김혜숙의 심리상담 칼럼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 승인 2021.04.26 11:36

[여성소비자신문]뜰꽃은 40대 후반으로 결혼생활 8년 차에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것에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자녀들 앞에서 서로 매일 싸우고 남편을 나쁜 사람으로 취급하고 더 이상 남편으로 생각하지 않기로 작정을 했다.

“난 이제  더 이상 당신과는 사랑은 안하겠어”라며 단단한 거북이 등처럼 마음이 강팍해졌다. 부인은 남편의  배신감에 치를 떨고 남편의 모든 것이 싫어서  매일 공격했다.

남편은 “과거는 과거일 뿐 내가 진짜 바람을 피우는 게 뭔지 보여줄까. 나는 억울해” 라고 말한다. “당신은 나에게 관심이나 있었어? 순전히 아이들 위주로만 생활했잖아, 나도 얼마나 상처받았는지 당신은 모르지. 나도 외로웠다고 알아?” 하며 말하는 남편의 말에  더 이상의 말 대꾸도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며 밖으로 뛰쳐나가 울었다고 한다.

그녀는 그들 부부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인지, 자신들의 진정한 문제는 무엇인지 상담실을 찾아와 생각해보게 되었다. 계속 반복되는 싸움에 지쳐가고 아이들도 방치되어지고 부인은 우울감과 무력감으로 살 희망을 잃고 잃었다.

부부가 싸우는 빙산의 밑에는 부부간의 서로 깊은 열망 차원이 있다. 당신의 아내(남편)으로 내 곁에 있어 주길 바라고 내가 당신에게 중요한 존재가 되고 싶고, 내가 당신에게 가치있는 존재인지 확인받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런 진심 어린 마음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고 두려움과 실망감, 불안 속에서 자기방어를 해야 하므로 상대를 비난하며 요구하고 공격적인 행동으로 나온다. 다른 배우자는 자신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더 자기합리화로 공격했다. 이런 행동들은 서로를 더욱 짜증나게 하며 멀어지게 하고 질리게 할 뿐이었다.

이런 부부싸움의 진짜 문제는 수잔 존슨(Susan M. Johnson)의 정서적 부부치료에서 나오는 부부간의 애착감정 같은 정서적인 유대감의 상실이다. 이에 따르면 정서적인 안정감의 부재나 정서적인 단절이 소리 높여 항의하며 싸우는 이유로 나타난다.

부부가 안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서로가 방어에 급급해 부정적인 대화의 악순환으로 치닫게 된다. 서로가 자신의 마음을 몰라준다고 상대방을 비난만 하지 정작 상대방의 마음에 다가갈 여유는 없다.

부부는 비난 대 비난, 비난 대 위축, 위축 대 위축으로 서로 부정적인 대화방식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체 지낸다. 부부는 서로 정서적으로 고갈되고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단절에 더 크게 항의하는 것이다.

남자들은 자신이 거부당하고 가치롭지 못하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고 여성들은 버림받은 감정과 유대감의 상실에 더 크게 항의한다.  ‘부부로 사는 것은 기적이다’라는 책이 있듯이 부부간의 정서적인 조율을 잘하고 하고 사는 것인 쉬운 일이 아니다. “정서적인 반응을 받지 못하는 사람의 심장은 멈추고 만다.”

펄벅이 말한 것처럼 부부는 서로 외로웠다, 힘들었다는 말에 공감적으로 반응해야 한다. 서로 깊은 수준의 감정까지도 나누게 되면 비난과 위축은 줄어든다.

들꽃은 이제 말한다. “나의 절망감을 남편에게 공격적으로 비난했던 것 같아요. 공격 이외에는 어떤 식으로 표현하는지 저도 잘 몰랐던 것 같아요 남편이 자기도 외로웠고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었다 라는 말이 다가오지 않았는데 이제는 그 말이 가슴 깊게 다가오네요.”

가장 가까운 사람과 정서적으로 연결될 때 부부는 서로의 애착 욕구를 이해하고 서로의 관심과 돌봄으로 반응하게 된다. 부부가 정서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첫째, 정서적인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 내가 당신 곁에 가도 되는지 곁에 있고 싶은 안정감이 수반되어야 한다.

둘째는 당신의 신호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엄마가 아이를 위로하고 달래듯이 애착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해주는 안정애착의 엄마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교감하기이다. 교감의 사전적 의미는 “서로 빨려든다, 빼앗기다, 끌리다”의 뜻인데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보이는 감정을 행동으로 표출해 보이는 것이다.

 

김혜숙 백석대학교 교수  kimhyeso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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