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무부는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축산농가에서 기르는 젖소가 광우병인 소 해면뇌상증(BSE)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지난 2003년 캐나다산 소에서 광우병이 발견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텍사스, 2006년 앨라바마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그러나 정부는 검역 또는 수입 중단에 소극적인 의중을 내비쳤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5일 “미국쪽에서 제공받은 정보가 극히 제한적이어서 곧바로 검역을 중단할 경우 통상마찰의 우려가 있다”며 “30개월령 이상된 젖소고기는 미국에서는 주로 가공용 원료로 사용되고 있어 국내에 수입될 가능성은 없고, 국내에 수입되고 있는 쇠고기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 때 농림수산식품부가 내비친 입장과는 굉장히 상이한 태도다. 당시 농림수산식품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즉각 수입을 중단하고, 이미 수입된 쇠고기도 전수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이에 우리 정부가 사실상 검역주권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은 현재 고위험군 소에 대해 매년 4만마리씩 광우병 샘플 검사를 하고 있다. 비율로는 10만마리 가운데 1마리를 검사하는 꼴이다. 즉, 만일 문제의 암소가 샘플로 채택되지 않았다면 동물 사료로도 유통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말이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 측은 소의 발병은 유전적인 돌발요인으로 보이며, 1990년대 초반 유럽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례처럼 사료와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해당 소는 우유를 생산하던 젖소로 식용으로 유통되지 않았으며, 광우병은 우유를 먹는다고 발병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발견은 미국의 광우병 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자체적으로 평가했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국내유통업계가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에 대한 판매를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금까지 수입된 제품은 정상적인 검역을 받은 상품이라 아무 문제가 없지만 소비자들이 많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다"며 “향 후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해소되면 추이를 지켜봤다가 다시 판매를 게시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 위해 민간기업도 미국산 수입 쇠고기 제품을 판매중지 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한 가운데, 앞으로 광우병 파장에 대한 정부의 안이한 대처가 어떤 식으로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