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SK가 전기차 인프라 및 기술 확보에 나섰다. 2016년에 설립된 국내 초급속 충전기제조회사 시그넷 EV를 인수하는데 더해 유럽 전기차 시장의 ‘신흥 강자’인 스웨덴 전기차 제조업체 폴스타(Polestar)에도 투자한다.

SK는 시그넷EV 지분 55.5%를 2100억원 가량의 신주를 포함해 2930억원에 인수한다. 시그넷 EV는 2016년 설립된 이후 350kW 초급속 충전기를 개발해 2018년 세계 최초로 미국 인증을 획득한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시그넷 EV의 초급속 충전기 사업 해외 매출은 2018년 280억원에서 지난 해 510억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총 매출은 619억원을 기록했다.

SK는 시그넷EV 인수를 통해 고품질의 충전기 제조 기술을 확보한 뒤 R&D 투자 및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선다. 특히 그룹이 보유한 반도체 및 정보통신 역량을 시그넷EV의 충전기 제조기술에 접목시켜 앞으로의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 시장에 선도적으로 대비할 계획이다.

글로벌 전기차 충전사업 시장은 2021년 약 33억 달러(3조7000억원) 규모에서 2030년 220억 달러(25조원)까지 연평균 24%의 고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자동차 시장에서는 기존 완성차 기업뿐 아니라 신생업체들이 잇따라 개발에 뛰어들면서 전기차 보편화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부족한 충전 인프라와 오랜 충전 시간이 사업 성장 걸림돌로 꼽히고 있어 수요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SK에 따르면 시그넷EV는 350kW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기를 제조할 수 있는 전세계에서 몇 안되는 기업 중 하나로, 초급속 충전기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50% 이상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SK는 시그넷EV의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를 구축해 전기차 충전사업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편 친환경 전기차의 대중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SK는 이에 더해 최근 지리자동차그룹과 조성한 '뉴모빌리티 펀드'를 통해 스웨덴 전기차 업체 폴스타에 약 6000만 달러를 투자한다. 폴스타는 최근 투자자 모집을 통해 총 5억5000만 달러를 유치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유럽과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친환경 전기차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 시장도 올해 하반기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폴스타는 안전의 대명사로 꼽히는 볼보가 전략적으로 육성 중인 하이퍼포먼스 전기차 제조사다. 전기차 보급률이 높은 북유럽 일부 국가에서 테슬라 동급모델보다 더 높은 판매를 기록하는 부상하고 있다. 2019년 하이브리드 전기차 ‘폴스타 1’을 시작으로 작년 순수 전기차 ‘폴스타 2’를 유럽과 중국 등에서 출시했으며, 뛰어난 성능을 인정받아 판매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폴스타는 ‘전기차 기술 플랫폼’으로서 다른 자동차 브랜드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기차 기술 패키지를 구축하고 있어 다수의 글로벌 완성차에 기술 라이선스 판매 사업 모델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는 폴스타와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친환경 모빌리티 사업의 전략적 파트너로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SK는 글로벌 1위 동박 제조사 왓슨과 차세대 전력 반도체 제조사 예스파워테크닉스 등 친환경 미래차 시장 핵심 소재·기술부터 그랩 투로 등 혁신 모빌리티 사업에 선제적으로 투자해 왔다”며 “시그넷EV 인수와 폴스타 투자 등을 통해 친환경 모빌리티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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