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 2021.10.22 금 14:41
HOME 오피니언 칼럼
부동산매매계약 시 실거주 목적이라도 계약갱신요구권 주의해야법률 칼럼
이경호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 승인 2021.04.12 17:23

[여성소비자신문] 전세제도는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임대차방식 중 하나이나 외국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제도이다. 우리나라의 주택임대차 시장도 점점 전세보다는 월세 시장으로 변화하고 있으나, 여하튼 우리나라에 전세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것은 1970년대부터이다.

당시 경제개발계획으로 경제가 급상승하였고, 서울로 인구유입이 급증하자 주택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건설이 늘어났다. 이때 분양받기만 하면 큰 이익을 낼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의 많은 관심이 몰렸고, 당시은행 가계대출이 쉽지 않던 상황이었기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은 전세를 내주어 필요한 돈을 융통하였고, 목돈이 없던 사람들은 전세로 집을 구하는 형태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지속되는 부동산 가격의 상승은 보증금의 상승으로 이어졌고, 임차인들의 주거 안정에 큰 위협이 되었다. 과거 1989년 정부는 임대차기간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개정 및 시행했다.

해당 법률의 개정으로 1년 마다 이사를 가야했던 임차인들은 당장 1년이라는 기간의 연장으로 약간의 여유가 생겼을지는 몰라도 당시 부동산 시장의 가격 상승지표를 돌아보면 과연 부동산 시장의 가격안정으로도 이어졌는지에 대해서는 고개를 끄덕이기 쉽지 않다.

최근 정부는 또다시 폭발적인 부동산 가격의 상승에 대한 억제와 임차인들의 주거안정을 위하여, 임대차보호법을 개정해 기존에 2년이었던 임대차 기간을 계약갱신청구권의 사용으로 2년을 추가해주어 사실상 총 4년으로 강제해주는 법을 시행하였다. 또한 임대차계약 갱신에 따른 보증금의 상승도 일정한 비율(5%)로 제한하여 임차인의 주거생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임대차기간의 연장과 보증금 증액의 제한이 과연 부동산 시장의 장기적인 가격안정과 주거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최근 기사에 의하면 한 아파트 단지에서 계약갱신청구로 2년이 더 연장된 임차인과 신규 임차인의 전세보증금이 두 배나 차이가 나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이중가격’은 장기적으로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임차인의 주거 안정에만 집중한 나머지 임대인 또는 실거주를 원하는 자들의 주거안정은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임대차보호법 개정 후 실거주를 하려는 매수인과 임차인간에 법률 분쟁이 있었고, 법원에서 임차인의 손을 들어준 최신판결이 있어서 소개하고자 한다.

임차인 ‘갑’은 2019년 2월 집주인 ‘을’과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는 주택임대차계약을 체결하였다. 약 1년 후인 2020년 8월경, 집주인 ‘을’은 ‘갑’에게 임대기간이 끝나 기 전에 다른 집을 알아보겠다는 확답을 받고, 실거주를 목적하는 ‘병’에게 집을 팔기로 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후, 임차인 ‘갑’은 ‘을’에게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하겠다는 연락을 했고, ‘병’은 자신이 실거주를 목적으로 부동산을 매수한 것이므로 ‘을’과의 임대차계약기간이 끝나면 나가라며 ‘갑’에게 건물인도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재판에서는 새로운 집주인인 ‘병’이 임차인 ‘갑’의 계약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다. 지난 12월 시행된 개정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 제1항 본문에 따르면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할 수 없으나, 예외적으로 임대인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에는 계약갱신요구를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동법 제6조의3 제1항 제8호).

이에 대해 재판부는 “임차인의 주거권 강화를 위한 갱신 조항의 도입 취지, 계약갱신요구권의 법적 성질, 실제 거주 사유라는 거절 사유의 특성 등을 볼 때 실제 거주를 이유로 한 갱신거절 가능 여부는 임차인이 계약갱신을 요구할 당시의 임대인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갑’은 ‘병’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이전에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고, 종전 임대인이었던 ‘을’이 실제로 거주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병’은 실제 거주를 이유로 ‘갑’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는 임차인이 기존 집주인(임대인)에게 임대차계약 갱신 의사를 밝혔다면, 이후 이 주택을 매수한 새 주인이 실거주를 하겠다고 해도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거절할 수 없다는 하급심 판결에 대한 것이다.

집주인의 실거주를 목적으로 한 갱신요구권 거절은 임차인이 갱신요구권을 행사할 당시의 임대인만 할 수 있다는 취지이다.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부동산을 매수하려는 분들의 경우, 법률전문가의 확인을 통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의 행사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지 여부를 반드시 체크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이경호 법무법인 센트로 변호사  lawkeys@centrolaw.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