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경제 IT/가전/정보/통신/디지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변화하는 시장환경에서 적정규제와 소비자 신뢰 필요
한고은 기자 | 승인 2021.04.05 11:04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입법예고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진단하기 위해 1일 오전 10시 한국소비자연맹 정광모홀에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한국소비자연맹과 서울대학교 경쟁법센터, 전재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동주최했다. 변화된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가 실현될 수 있도록 개정안의 쟁점을 짚어보고 개정 방향을 모색했다.

토론회 시작에 앞서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인사말에서 “이번 개정안은 앞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소비자 보호 수준을 결정할 것”이라며 “개정안이 시장의 신뢰와 발전을 위한 시스템으로 자리 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재수 의원은 “현행법은 급변한 현실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오늘 토론회를 통해 법안의 근본적 취지에 대한 발전적 논의를 기대한다”고 했다.

토론회에서는 이봉의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가 좌장을 맡아 진행했다. 발제는 신영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을 위한 입법 예고안의 특징과 쟁점’에 대해,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가 ‘지능정보시대 소비자 중심의 바람직한 전자상거래법 개정방안’에 대해 각각 주제 발표를 진행했다.

신영수 교수(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는 발제를 통해 이번 개정안에 대해 변화한 전자상거래 환경을 반영,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 중심으로의 규제체계 재편,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 근거를 확보한 것 등이 주요 내용으로 꼽았다.

주요 쟁점으로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에 대한 책임과 범주의 편차로 인한 혼란을 지적하면서 그물망 규제보단 핀셋 규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개정안 제29조 C2C플랫폼의 개인판매자 신원정보 제공 의무화에 대해 개인정보침해 문제를 야기하고 개인에게 분쟁해소 책임을 떠넘긴다고 했다. 개정안 제18조 맞춤형 광고에 대한 표시의무에 대해 맞춤형광고와 일반광고 간 기준이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최경진 교수(가천대 법학과)는 주제발표에서 “이번 개정안이 소비자의 권리와 편익을 모두 고려한 전자상거래법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상거래와 온라인플랫폼 운영사업자 등 용어에 대한 구분이 불명확하고, C2C 플랫폼의 개인정보 제공 역시 개인정보 오남용 문제와 사적 분쟁해결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고 평가했다.

바람직한 개정 방향에 대해 계약책임과 불법행위책임의 적절한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고, 사업자의 책임 정도에 따른 비례적 책임을 부과해야 소비자의 편익을 저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강지원 변호사(국회입법조사처), 김재환 국장(인터넷기업협회), 박세환 교수(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서희석 교수(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송상민 국장(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정책국), 이승민 교수(한국온라인쇼핑협회 유통연구소),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청약철회 제한 규정 등 소비자 이익 저해할 가능성 있어”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안에서 사업자에 대한 새로운 범주화와 청약철회 제한 규정 등이 오히려 소비자 이익을 저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서희석 교수(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는 “계약당사자가 아님을 고지하는 의무를 삭제하고, 쿠팡의 비즈니스 모델인 플랫폼 사업자가 직매입하는 경우를 새롭게 규정했는데, 이는 플랫폼 비즈니스 전체를 대변할 수 없다”며 “오히려 플랫폼 비즈니스를 붕괴해 가격경쟁을 저해. 소비자 이익을 저하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승민 교수(한국온라인쇼핑협회)는 “개정안 제12조 청약철회 제한 규정에서 주문제작 상품을 소비자가 개별적으로 주문하는 경우로 한정하고 있는데, 개별적인 ‘주문’이 아니라 ‘제작’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판매가 객관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규정도 의미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 새롭게 추가된 검색결과 순위 표시의무와 C2C플랫폼 신원정보 제공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강지원 변호사(국회입법조사처)는 “개정안에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업자에게 검색결과 순위 표시 의무가 제외된 것처럼 보인다”며 법의 허점을 지적했고, “결정 기준의 공개 자체 보다는 실질적인 정보 비대칭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박세환 교수(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는 “C2C 플랫폼의 성장으로 C2C플랫폼 이용자도 판매자가 된 만큼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기 위한 정보 제공은 필요하지만, 개인 판매자 신원정보 제공은 개인 정보 대상의 최소화와 적절한 제공 방법을 고안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C2C 거래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지연 사무총장(한국소비자연맹)은 개정안에서 플랫폼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한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플랫폼 사업자는 계약당사자가 아님을 이유로 소비자 피해를 회피해온 것이 현실이다. C2C 거래에서 신원정보의 제공의 문제는 시행령 등에 안전장치를 두는 것은 필요하겠지만 현실적 소비자피해구제나 처리를 위해 직접 당사자가 아닌 소비자단체 등 피해구제 기관에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플랫폼의 책임의 부분은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소비자 피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결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김재환 국장은 이번 전자상거래법 개정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 선점을 위한 개정안’이라며 반대 의견을 표했다. “현행법 체계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음에도, 개정안에서 소비자 피해를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에게 전가시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며 개정안으로 업계 전반이 위축될 것을 우려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 송상민 국장은 “현행법은 ‘통신판매’를 전제로 ‘전자상거래’를 규율하는 모습”이라며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안 필요성을 설명했다. 전자상거래법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소비자 중심적으로, 사업자들도 소비자 지향적으로 사업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자리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용하고 종합해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좌장을 맡은 이봉의 교수는 “충분한 시간을 두지 않고 다양한 의견들을 의욕적으로 법안에 모두 담다보니 많은 쟁점들이 발생했다. 향후 다양한 의견을 합리적이고 실효적으로 법안을 다듬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고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