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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없다”던 쉐보레, 엔진 주저앉고…변속은 거꾸로새 차도 안전지대 아니다
고승주 기자 | 승인 2013.07.26 11:06

[여성소비자신문=고승주기자] 약간의 결함이 대형사고로 연결될 수 있는 게 자동차 운전이다. 그런데 얼마 전 브랜드 이미지로 안전성을 내세우는 쉐보레에서 안전사고가 연이어 벌어져 소비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구입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신차의 변속기 브래킷이 부러지고 후진기어를 넣었는데 차량이 전진하는 등 안전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누적 주행거리 5000km 안팎의 신차에서 줄줄이 사고발생
현실성 없는 교환조건 허술한 정부 방침이 원인

구입 2주 만에 주저앉은 엔진

직장인 A씨는 지난 6월 20일 아내에게 선물로 2014년식 쉐보레 스파크를 계약했다. A씨는 같은 달 23일 차량을 인도받았지만, 시험운전을 해본다는 생각으로 자신이 먼저 해당차량을 이용했다.

그러던 7월 1일, 출근 중이었던 A씨의 스파크 차량이 굉음을 내며 크게 떨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이상에 깜짝 놀란 A씨는 긴급출동 정비사를 불렀고, 정비사 역시 시동을 걸었다가 차량의 진동과 굉음에 놀랐다.  

차량 보닛을 열자 즉각 원인이 발견됐다. 변속기 브래킷이 부러지면서 엔진이 오른쪽으로 주저앉았고, 주저앉은 엔진은 차축에 동력을 전달하는 등속 조인트를 망가뜨린 상태였다. 도저히 타고 다닐 수 없는 중대결함이었다.

A씨는 고객센터에 교환을 요청했지만, 국내 쉐보레 브랜드를 총괄하는 한국지엠 측은 A씨의 교환요청을 거절했다. 구입 후 한 달 이내 중대 결함이 두 번 이상 발생해야 교환해줄 수 있다는 규정 때문이었다.

한국지엠의 이러한 규정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한 ‘소비자 분쟁 해결기준’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중대결함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자동차는 작은 실수로도 대형사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줄곧 현실과 다소 먼 정책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지엠 측은 A씨에게 수리해서 타고 다니라고 전했다.

이 사실이 누리꾼과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한국지엠 측은 그제야 부랴부랴 교환에 나섰지만, A씨는 안심하지 못했다. A씨는 “만일 고속주행 중 엔진이 주저앉았다면 대형사고가 벌어질 수도 있었던 상황”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운전자와 정반대로 ‘진격의 쉐보레’

쉐보레의 황당 사고는 지난 6월 29일에도 발생했다. 그날 B씨는 주차된 자신의 스파크 타투 차량을 빼기 위해 후진기어를 넣고 가속페달을 밟았다. B씨의 차량은 엉뚱하게도 후진이 아니라 정면으로 내달렸고, 석재에 부딪혀 범퍼가 파손됐다.

사고 외에도 B씨의 기분을 나쁘게 하는 이유는 또 있었다. B씨는 차량을 구입한 올 3월, 같은 문제로 한국지엠 정비소를 찾았기 때문이다. 전진기어를 넣은 상태에서 차량이 후진하는 등 증상이 정반대라는 점이 차이였을 뿐이다.

지난해 7월 2일에도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차종은 쉐보레 올란도로 차량 구입 두 달 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였던 임신부는 “운전 중 언덕길에서 갑자기 차량이 멈춰선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밟아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았다”며 “인근 길가로 차량을 세워놓기 위해 후진기어를 넣는 순간 차량이 갑자기 앞으로 튀어 나가면서 전복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B씨의 차량을 살펴본 정비 사업소에선 변속기 센서 이상 판단을 내렸다.

쉐보레가 가장 안전한 차로 자랑하는 차 중 하나인 말리부. 쉐보레는 지난 3월 말리부 차량 위에 15.6톤에 달하는 대형컨테이너 4개를 쌓아 올리고도 버티는 모습을 공개해 차체의 튼튼함을 자랑했다.

그러나 말리부의 속은 그리 건강하지 않았다. 지난 1월부터 7월 9일까지 국토해양부 산하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올라온 민원을 분석한 결과 쉐보레 말리부의 엔진, 변속기 결함신고 건수는 단일 차종임에도 140건에 이른다. 

주로 제기되는 문제는 차량이 50km를 넘어 가속하면 차량에서 심한 떨림과 더불어 소음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일부 차량엔 변속기 이상도 발견됐다. 가장 심각한 것은 전진기어를 넣어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거나 후진기어를 넣었는데 전진하는 현상이었다. 말리부를 구입한 지 불과 4개월밖에 안 된 소비자는 주차(P)기어에서 전진(D)기어로 바꾸어도 차량이 움직이지 않는 증상을 발견했다. 사실상 주행이 불가능해지자 해당 소비자는 교환을 요청했다. 한국지엠 측은 해당 결함은 교환사유가 아니라며 거절했다. 가입회원이 4만여 명에 달하는 말리부 동호인 인터넷 까페에서도 변속기 이상을 호소하는 글이 늘어나고 있다.

한 소비자는 “정비사업소 정비사마저도 변속기 교체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데도 (한국지엠 측의) 대책과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차를 때려 부숴버리고 싶다”고 전했다. 누적 주행거리가 5000㎞ 안팎의 비교적 신차에서도 자주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지엠은 소비자들의 안전에 대한 호소에 ‘이상 없음, 정상’이란 답변만 내놓고 있다.

실전에 약한 안전

쉐보레의 소형 SUV ‘트랙스’는 호평을 받았다가 악평으로 돌아선 예다. 지난 2월 국내 출시된 쉐보레 트랙스는 지난 5월 29일 유럽의 신차 안전 테스트 '유로 NCAP'가 발표한 자료에서 최고등급인 별 다섯 개를 받았다. 유로 NCAP는 충돌면적 100%로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

반면 쉐보레는 본고장인 미국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IHS)는 현지시각 5월 16일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에서 쉐보레 트랙스에 최하 점수를 매겼다.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는 시속 64km로 가속한 상태에서 차량 전면부 25%만을 벽에 충돌시키는 실험이다.

통상적인 안전 실험장에서 하는 충돌실험은 통상 충돌면적을 넓게 해 충격이 차량에 골고루 퍼진다. 하지만 실제 사고 상황에선 특정부위에 충돌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 스몰 오버랩 충돌테스트는 이러한 상황을 최대한 고려해 설계됐다. 이 실험에서 쉐보레 트랙스는 엔진룸이 운전석까지 밀렸고 측면 에어백은 늦게 터졌으며, 안전띠는 헐렁하게 작동했다. 평가는 최악(Poor)이었다.

한편 트랙스의 에어백 기본사양은 북미 시판용은 10개, 국내엔 6개가 장착된다. 한국지엠 측은 북미가격이 국내가격보다 비싸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지만,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전을 담보로 단가를 맞추는 것은 고객 차별이다”고 전했다.

고승주 기자 sj.go@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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