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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의 지혜가 담긴 음식 불고기[박혜경의 음식이 약이 되게 하는 약선밥상 32] 타임캡슐에 담아 후대에 전하고 싶은 우리 음식 1
박혜경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 승인 2021.04.01 20:08

[여성소비자신문] 불고기는 얇게 저며서 달착지근한 양념장에 고기를 재웠다가 구워먹는 오랜역사를 지닌 음식이다.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달착지근한 맛이 일품으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좋아하며 한국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우리 고유의 음식이다. 한식 마니아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은 불고기를 가장 좋아하는 메뉴로 꼽았다.

토닥, 토닥, 토닥.

늦은 밤까지 부엌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밤의 정적을 깨트리고 있지만 가족 모두 즐거운 노래를 듣고 있는 듯 행복해 한다. 어머니께서 친척 분들까지 초대한 아버지 생신상에 올릴 불고기를 준비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넓은 도마 위에 고기를 얇게 저며 펴서 칼등으로 토닥 토닥 두들긴 후 배를 갈아 넣은 달달한 양념장에 재웠다가 숯불에 구워 주신 불고기는 입안에서 사르르 녹는 듯 부드러운 식감과 함께 달착지근한 맛이 언제나 우리 가족의 최고의 음식이 되었다.

가끔씩은 양념한 고기에 채소와 당면을 넣고 육수를 자작하게 넣어 끓인 국물이 있는 불고기를 만들어주셨는데 고기와 채소를 먼저 먹은 후 남은 국물에 밥을 넣어 비벼 먹으면 그 어느 비빔밥보다 맛있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불고기는 우리 가족뿐 아니라 예전부터 귀한 손님에게 대접하는 일품 음식으로 고기를 소스에 재웠다가 구워 먹는 음식으로는 세계에서 불고기가 유일하며 수천년 전부터 먹어온 전통 한식의 고기요리로 조상의 지혜가 담긴 최고의 음식이다.

지금은 불고기를 일반 음식점에서도 쉽게 먹을 수 있지만 밤새 토닥. 토닥 칼집을 내어 갖은 양념을 하여 구워 주셨던 어머니의 정성이 담긴 맛에는 미치지 못한 것 같다.

불고기의 유래

선사시대 원시인들은 짐승을 잡으면 날고기로 그냥 뜯어 먹다가 점차 고기를 말려서 오래 두고 먹는 법을 알게 되었고 인류가 불을 이용하게 됨으로써 본격적으로 음식의 역사가 시작되었을 것이라고 본다. 우리나라는 통일신라시대 이후 불교의 영향으로 육식을 금해 오다가 고려 말엽부터 다시 육식을 즐기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불고기라는 단어는 옛 고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불고기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1950년도 '큰사전'에 처음으로 제시되어 있으며 불고기는 불과 고기의 복합어이다.

고기요리의 유래를 살펴보면 옛 음식책에는 대부분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굽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처음에는 고기를 꼬챙이에 꿰어 집적 불에 굽다가 돌판을 사용하게 되고 석쇠에 올려서 굽는 과정을 거쳐 불판을 이용하게 되면서 고기 요리가 발달 되었다고 본다.

불고기는 비교적 최근에 생겼지만 불고기와 유사한 맥적. 너비아비. 설하역 등을 찾을 수 있다. 지금의 불고기는 고구려 맥적에서 유래된 것으로 불고기의 시초라고 본다.

맥적은 양념한 고기를 꼬치에 꿰어 불에 구워 먹는 형식으로 양념에 재운 후 굽는 조리법이 불고기와 유사하다. 그러나 굽는 조리법은 불고기와 유사하지만 맥적은 고기를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를 사용하였고 양념에도 간장 대신 된장을 이용하여 불고기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

1950년 불고기가 나오기 전에는 너비 아비로 문헌에 나온다. 궁중 불고기로 알려져 있는 너비아비는 고기를 너붓 너붓 썰었다 하여 너비아비라고 불렸는데 조선 후기 조리서 ‘시의전서’에는 우육을 저며 잘게 칼질하며 양념 한 다음 직화에 쬐어 구이를 하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또한 ‘산림경제’에도 우육을 썰어서 편을 만들고 이것을 칼등으로 두드려 연하게 한 것을 대나무 꼬챙이에 깨워서 간장으로 조미해 충분이 스며들면 숯불에 구워서 먹는 음식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설하역은 ‘산림경제’ ‘치선’편에 ‘설야멱적’이라 하여 ‘눈 내리는 밤에 찾아서 구워 먹는다’라는 뜻을 가진 음식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소고기를 얇게 저며 칼등으로 두들겨 연하게 한 뒤 대나무 꼬챙이에 깨워서 기름과 소금을 발라 충분히 스며들면 뭉근한 불에 구어 물에 담갔다가 곧 꺼내어 다시 굽는 것을 세 차례 한 후 마지막에 참기름을 발라 구워주면 고기가 연하고 맛이 좋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고기를 물에 담그는건 고기가 타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며 속이 익지 않고 겉만 타는 것을 막기에 찬물에 잠깐 넣었다가 열을 식혀 다시 익히는 조리법으로 조상님들의 지혜가 돋보인다.

전문성을 띤 현대의 대표 불고기

불고기는 손님을 초대하거나 가족끼리 집에서 간편히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전문성을 띈 불고기 식당들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대표음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남 광양에서 유래된 광양 불고기에는 예로부터 광양이 숯불로 유명한 지역이였는데 질 좋은 광양 숯불로 고기를 구우면 숯불향이 고기에 베어 풍미가 깊어지는 맛의 비결이 숨어 있다.

옛날에는 소고기를 자연사한 소에게서 얻을 수 있었다. 여물을 먹고 자라고 평생을 논에서 일을 한 소로 고기가 질겨 질긴 부위를 제거하고 칼로 얇게 저민 후 다져서 사용하였는데 광양불고기도 등심 살코기의 힘줄과 지방을 제거하여 얇게 저며 사용한다.

광양불고기는 간장, 배즙, 마늘 참기름으로 버무르는데 단맛을 내는 양념장에 고기의 재워 사용하는 일반적인 불고기 방식과 달리 고기를 굽기 직전에 고기 위에 양념장을 바르는 형식이다. 구리 석쇠에 조금씩 고기를 얹어 구우면 참숯 향과 불이 구리 석쇠 전달되어 열을 받아 고기와 소스, 참숯향이 하나가 되어 광양불고기가 완성되는데 얇게 저민 고기를 사용하여 부드럽고 먹기 직전에 조미를 하여 적당히 씹는 맛이 살아 있고 먹고 난 후에도 부드럽고 달달한 맛이 길게 여운이 남는다.

언양 불고기는 울산 언양읍에서 유래된 불고기로 살코기를 얇게 저며서 간장, 설탕, 참기름 등으로 만든 양념장에 3일정도 숙성시킨 후 석쇠에 구워 만든 불고기다.

고기, 간장, 마늘 만을 사용하여 파, 양파, 당근 등이 들어가서 맛을 낸 떡갈비와는 맛이 다르다. 언양 불고기는 고유 맛을 중요하게 여긴다. 잘 숙성시킨 불고기로 녹쇠 화로와 석쇠 위에서 구워져 고기 맛이 다르다.

언양 불고기는 경부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전국적으로 모여든 식욕이 왕성한 근로자들의 메인 음식이 되었고 집으로 돌아간 근로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서 전국적인 명성을 얻은 음식이 되었다고 한다.

서울식 불고기는 임금님이 먹던 궁중 수라 음식에서 유래된 불고기로 광양식 불고기과 언양식 불고기와는 다르게 달콤한 국물이 자작한 것이 특징이다. 얇게 썬 등심을 양념한 후에 육수를 자작하게 내어서 버섯, 파등 야채와 당면을 넣어 먹는 것이 서울식 육수 불고기이다.

부드럽고 달착지근한 불고기 만드는 방법(4인분 기준)

소고기(등심) 400g, 배 1/4개,양파 1/2개, 파2 뿌리, 진간장 4큰술, 설탕 1큰술, 다진파 2 큰술, 다진 마늘 2큰술, 깨소금 1큰술, 참기름 1큰술 후춧가루 1작은술

•소고기는 등심으로 준비하여 0.3 cm 두께로 얇게 저며서 적당한 크기로 썰어 준다.

•배와 양파는 강판에 곱게 갈아서 고기에 넣어 주물러준 후 10분간 재워둔다.

•준비된 양념 재료를 모두 합하여 양념장을 만들어 재워두었던 고기에 넣어 고루 주물린후 파를 어슷썰어 넣고 30분간 재워준다.

•석쇠나 불고기판을 충분이 달군 후 기름을 약간 바르고 양념한 불고기를 한 장씩 펼쳐서 굽다가 고기가 반 이상 익었을 때 뒤집어 살짝 익혀주면 된다.

불고기는 안심이나 등심처럼 연하고 부드러운 부위를 얇게 저며 간장, 설탕, 배즙 등으로 만든 양념에 재워 구워 먹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으로 손님상에도 당당하게 내놓을 수 있는 일품요리이며 불고기 샐러드, 불고기 햄버거, 불고기, 덮밥 등으로 간편하게 만들어 맛있는 한끼 식사로도 사용할 수도 있는 음식이다.

불고기는 조리 방법에 따라 미리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 양념구이, 생고기를 그대로 서로 돕는 소금구이, 굽는 방법에 따라 숯불구이 석쇠구이 돌판구이 철판구이로 구분되기도 하며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식탁 위의 영양도 모양도 달라질 수 있다.

외국 손님을 맞이할 때 우리 음식을 대접해야 하는 경우 가장 무난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도 불고기다. 누군가 외국인에게 권할 수 있는 한국 음식을 소개해 달라고 하면 주저하지 않고 부드러운 육질에 달작지근한 양념이 베인 불고기를 추천해준다. 오랜 역사를 지닌 불고기가 한국의 대표 음식으로 후대에까지 사랑받을 수 있는 휼륭한 음식으로 남길 바래본다.

박혜경 요리연구가/ 푸드스타일리스트  Openhp900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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