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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의 과제연기영의 소비자 칼럼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3.30 11:32

[여성소비자신문]드디어 금융소비자법이 시행되었다. 3월 25일부터 1년 전에 제정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드디어 시행되었다. 금소법 제정안이 2011년 국회에 처음 발의된 후 10여년이 걸렸다. 금소법 시행 앞두고 정부와 금융계는 급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파생결합펀드(DLF) 대량 손실,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 최근 몇 년 동안 금융상품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래서 이법에는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고, 불법적인 판매를 했을 경우 처벌을 강화하는 등 종합적인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을 담고 있으며,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업계뿐만 아니라 앞으로 상품에 투자할 금융소비자에게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금소법의 주요 내용으로는 기능별 규제 체계로의 전환, 6대 판매 원칙의 확대 적용, 금융소비자에 대한 청약철회권과 위법계약해지권 보장, 분쟁 조정 절차의 실효성 확보, 징벌적 과징금을 통한 사후 제재 조치 강화, 금융교육의 법제화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설명 의무 위반에 따라 금융소비자가 금융회사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고의와 과실 여부에 대한 입증 책임을 금융회사가 부담하도록 한 점이 특징적이다.

금융업계의 소비자보호 실천 다짐과 과제

금소법 시행에 따라 금융계에서 가장 소비자피해 민원이 많았던 보험사들이 일제히 소비자보호를 위한 다짐이 이어지고 있는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 2017년과 2018년에도 보험 관련 민원은 각각 62.5%, 61.7%로 금융업권에서 압도적인 1위였다.

2019년 역시 전체 금융민원 8만2천209건 가운데 보험민원이 62.3%(5만1천184건)였다. 금융업권 중 민원이 가장 많았던 보험업계는 앞 다퉈 서약식과 관련 교육, 조직개편 등을 실시하며 그간의 불명예를 탈피하겠다는 의지를 다짐하고 나선 것이다.   

현대해상 전체 임직원과 하이플래너들은 금소법 준수를 위한 소비자보호 실천 다짐 선서식을 실시했다고 한다. 임직원들은 완전판매원칙과 관련된 온라인 교육을 의무 수강했다. 현대해상은 금소법 핵심사항을 요약한 홍보 포스터를 제작 배포하고, 임직원용 '금융소비자보호법 8대 핵심사항'과 하이플래너용 '금융소비자보호법 5대 행동수칙’을 선정해 매일 확인 및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소비자보호업무 전담실장 50여명을 선발해 소비자보호센터를 신설했다.

동양생명과 푸본현대생명, 한화손해보험이 금소법 준수를 다짐하는 행사를 열었다. 동양생명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금소법 준수 서약식을 진행했다. 회사의 내부통제기준 준수, 금융 소비자의 개별적 상황 파악 및 부적합 상품 권유 금지, 금융소비자 피해 발생 시 피해 구제를 위해 적극 협조 등 총 9가지 사항이 적힌 서약서에 임원들이 서명했다.

푸본현대생명도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완전판매 실천 선포식'을 열고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가 금융소비자보호 헌장을 제정하고 완전판매확약서에 서명했다. 한화손해보험도 임원들이  '금융소비자 보호헌장'을 선포하고 실천 서약을 진행했다.

삼성생명은 소비자보호를 위한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초 소비자보호총괄책임자 직속 조직으로 전무급의 소비자보호실을 신설했고, 독립성 강화를 통해 고객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전국 8개 고객센터에 '고객권익보호 담당'도 신설했다. 담당자는 기존 소비자상담역과 별개로 고객 접점에서 고객의 시각을 반영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본사는 ‘고객권익보호 사전 심의제도’를 운영해 고객권익 침해요인이 없는지 사전에 점검한다.

이 법 시행으로 금융회사는 고의 및 과실의 입증과 관련한 향후 분쟁과 소송에 대비해야 한다. 즉, 설명 의무가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고 고령자, 장애인 등에 대한 설명 의무의 이행방식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설명의무 위반에 대한 고의 과실의 입증책임을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것과 관련, 설명의무 이행에 대한 충분한 입증이 가능하도록 매뉴얼을 정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또한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는 인터넷 기반 금융상품 정보 및 자문시스템을 구축하고, 고령층 등 금융취약계층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규제 강화에 따른 법률 위반 리스크에 대비해 광고와 공시를 포함한 상품 판매 이전 단계부터, 상품 판매 시점 및 판매 이후 단계까지 영업 행위와 관련된 규제 내용을 금융회사 직원들이 정확하고 세부적으로 적시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내부 통제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금융당국의 정책변화와 향후 과제는

금소법 시행 첫날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및 금융사 대상 금소법 안내 자료를 공개하고 금융사에 시행세칙 공문을 발송함으로써 금소법 시행을 위한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한다. 안내 자료에는 금소법 제정배경·적용대상·진입규제·영업규제·금융소비자의 사전적 권익보호·금융소비자의 사후적 권익구제·감독, 행정체재 및 형사처벌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여전히 법령해석을 놓고 모호한 사안들이 존재하고 표준투자권유준칙, 핵심설명서 마련지침 등 각종 가이드라인 제시 요청이 많아 법 시행 후에도 금융당국이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특히, 내부통제기준 및 금융소비자보호기준 마련 의무, 금융상품판매업 등 업무 관련 자료 기록 및 유지·관리·열람 관련 의무, 핵심설명서 마련 의무, 금융상품 직접판매자의 투자성 상품 위험등급 설정 의무, 자문업자·판매대리중개업자 등록의무 등 일부 규정 적용이 최대 6개월 유예된 만큼 올해 9월 적용 전까지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금융당국의 숙제다.

또한 금소법을 시행하면서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를 위해 향후 법령 해석과 보완사항이 산적해 있다. 첫째, 기본법적인 성격을 고려하여 금융 관련 다른 법률과의 관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
이 법에는 금융소비자의 권리와 책임(법 제7조, 8조), 국가 및 금융상품 판매업자의 책무(법 제9조, 10조), 정부 정책 및 교육에 관한 사항 등이 담겨져 있어 행정규제법적 성격과 함께 기본법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해 다른 법률에서 특별히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이 법 제6조)고 규정하고 있어서 다른 법률에 금융소비자보호에 불리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그 법률을 적용하여 금융소비자 권익을 보호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예를 들면, 이 법에는 보험계약서류의 제공으로 규정되어 있지만(이법 제23조), 보험업법에는 ‘교부’로 규정되어 있어 문제다.

물론 다른 법률적용이 금소법보다 소비자보호를 위해 불리하다면 금소법을 적용하는 법해석도 가능하지만, 법 조문 그대로 해석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으므로 개정이 필요하다.

둘째, 금융상품에 대한 포괄주의로 전환해야 마땅하다. 현행법은 열거주의를 채택하고 하위법령에 일일이 개별금융상품을 열거하여 규정해야 소비자권익을 보호할 수 있다. 이러한 열거방식은 소비자보호의 회색지대 및 사각지대를 만들게 되어 불합리하다. 특히 새로운 금융거래 유형이 등장할 경우에는 규제가 어렵게 될 것이다. 따라서 열거주의를 포괄주의로 수정하고, 특별히 금소법 적용을 배제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사항으로 규정하면 충분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 금융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 인터넷은 생활의 필수가 되었고, 인터넷 뱅킹, 오픈뱅킹, 금융플랫폼의 등장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의 권익침해가 더욱 다양해 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의 변화는 금융상품 판매업자들에게 대단히 유리하게 작용한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직감적 프로세스로 인한 오류의 증가, 빅-테크(Big-Tech) 네트워크 효과로 인한 금융피해자의 증가, 금융소외 등 부작용이 속출하게 된다. 특히, 금융플랫폼의 황포와 비대면 금융거래에 대한 금융소비자 보호 규정이 미흡하다. 이점을 계속 보완해 나가야 할 것이다.

넷째, 적합성의 원칙의 실질화가 요청된다. 이 법에서는 적합성의 원칙이 규정되어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규정이 없다. 적합하지 않은 금융투자 상품을 소비자에게 권유하는 것을 철저히 막을 수 있는 규정이 보완되어야 한다. 향후 이법을 운용해 가면서 금융소비자권익 보호를 위해  반드시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연기영 동국대 법대 명예교수  yeunky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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