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농심 창업주 율촌 신춘호 회장이 별세했다. 재계에서는 포스트 신춘호 시대를 맞은 농심의 향후 행보 등에 모인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신춘호 회장은 1930년 12월 1일 울산에서 태어나 1965년 농심을 설립하고 2021년 3월 27일 별세했다. 향년 92세다.

신 회장의 타계에 따라 농심은 신동원 부회장 시대를 맞게 됐다. 신 부회장은 농심 지주사인 농심홀딩스 지분 43%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지난 25일 열린 제5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 된 상태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왔으며 2003년 지주사인 농심홀딩스가 출범할 당시 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지분 36.38%를 확보했다. 이후 42.92%까지 지분율을 늘려 최대 주주에 올라섰다.

신 부회장 외에 신 회자장의 차남인 신동윤 부회장은 전자소재, 포장재 사업 중심인 계열사 율촌화학을 맡고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메가마트를 이끌고 있다. 신동윤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 13.18%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남인 신동익 부회장은 농심홀딩스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은 장자승계 기업으로 분류된다. 일찌감치 신동원 부회장을 중심으로 승계 작업을 끝내 경영권 다툼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장남인 신 부회장이 주력 회사인 농심을 이끌고 차남과 삼남이 농심 계열사를 맡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약을 추진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가운데 농심은 올해 해외 시장 공략과 건강기능식품 등 신 사업에 집중할 전망이다. 앞서 농심은 지난 25일 주총에서 4대 중점 과제 추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체계적 브랜드 관리 ▲글로벌 시장 개척 ▲신규 성장 동력 확보 ▲체질 개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 등이다. 특히 신춘호 회장은 앞서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기 전 임직원들에 대한 마지막 업무지시로 “거짓 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속의 농심을 키우라”며 “단순히 물건을 파는 것에 그치지 말고 체계적인 전략을 가지고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농심을 이끌게 된 신 부회장은 중국, 미국 등에서 해외사업을 성공시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1979년 농심 사원으로 입사했으며 1994년 전무이사, 1996년 부사장을 역임했다. 2000년부터 농심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고 있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해외 사업 확대에서 성과를 보였다.

향후 신 부회장이 회장으로 선임되면 농심 해외사업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농심은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입고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6% 증가한 2조6398억 원, 영업이익은 전년비 103.4% 늘어난 1603억 원이다. 당기순이익은 109.7% 증가한 1490억4828만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에서 '집밥' 수요가 늘면서 주력 상품인 라면과 스낵 판매가 급증했다. 특히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라면 매출은 2조868억원으로 전년보다 16.3% 증가했다. 미국과 중국 매출은 전년비 26.5%, 28.2% 성장했다. 올해는 중국 청도 신공장, 미국 LA 제2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이 외에 농심은 건강기능식품을 주력 제품으로 성장시키는 데 박차를 가하고 해외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 부회장은 지난 25일 주주총회 직후 기자들과 “농심이 올해 55년 된 회사인데, 잘하는 것은 잘하도록 하고 못하는 것은 개혁할 것”이라며 “(신사업은) 건강기능식품이 유력하다. 콜라겐 제품은 성공적으로 출시한 상황이고, 지난해 선보인 대체육은 올해 제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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