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금고에서 대출받은 소비자들이 배신감에 분노 하고 있다. 자산 104조원, 회원 1693만명을 자랑하며 대형 시중은행에 견줄만한 규모를 갖춘 마을금고가 소비자를 속였기 때문이다.

변동금리로 적용해서 대출이자를 내기로 했으나 가산금리를 조작해서 높은 이자로 고정시켜 이자를 받아온 사실이 최근에 드러났다.

한 소비자는 기준금리가 2.3%임에도 9.0%의 높은 금리를 계속적으로 적용해 마을금고에 ‘속은 것’과 ‘괘씸함’에 분통을 터트렸다. 모 방송사에서 이 사례가 방송되자 전국에서 마을금고의 ‘변동금리 이자편취’ 피해 사례를 고발하는 수 백 통이 넘는 전화가 소비자단체에 빗발쳤다.

마을금고는 우리나라 고유의 주민협동수단인 두레, 품앗이, 향약, 계 등에 뿌리를 두고, 마을 사람들이 자체적으로 자금의 조성과 이용을 목적으로 조직ㆍ운영하는 신용 협동조합이다.

1960년대 초 지역사회 개발사업으로 시작해서 신용협동조합법에 의해 운영해 왔으나 1983년부터는 새마을 금고법에 따라 주민협동조직, 주민생활은행, 주민평생교육의 3대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경제적으로 약소한 처지에 있는 소비자, 농어민, 중소기업자 등이 사업의 개선 및 권익 옹호를 위해 조직한 단체다.

이러한 마을금고가 약자인 조합원의 이익을 보호하기는커녕 소비자를 속이고 변동금리를 고정시켜 이자를 편취해 온 기망 행위는 일반 금융사가 저지른 범죄보다 훨씬 더 위중하고 가중처벌 해야 마땅하다.

새마을금고는 대출소비자에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얻어 대출금리를 정기적으로 조정할 것을 조건으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 계약을 체결했다.

모 새마을금고의 예를 들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2008년 10월 4.25%, 2008년 11월 4.0%, 2008년 12월 3.0%, 2009년 1월 2.5%, 2009년 2월 2.0%대로 떨어져 2.0~3.0%대를 유지할 때 가산금리를 마음대로 조작해 대출금리는 2008년 7월부터 2013년 6월까지 9%로 고정 적용해 왔다.

변동금리가 고정금리가 된 것이다. 이렇게 해서 소비자 모르게 ‘부당이득’을 취해온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는 위법 행위로 정해 놓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구입강제, 이익제공강요, 판매목표강제, 불이익제공, 경영간섭 등이 있는데 마을금고 사례는 상대방에게 ‘불이익 제공’한 행위로써 거래상대방에게 불이익이 되도록 거래 조건을 설정 또는 변경하거나 그 이행과정에서 불이익을 준 것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해 ‘부당이득’을 취해 온 것이다. 법적으로도 ‘부당이득’은 당연히 반환해야 마땅하다. 마을금고가 자발적으로 대출건에 대해 전수 조사해서 이러한 사례에 대해서는 이자를 붙여 반환해 줘야 한다.

마을금고가 이러한 사태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인위적인 금리 관리, 상호견제 기능이 없는 업무분장, 주먹구구식 전산시스템 운영, 임직원들의 직업윤리 부재, 형식적인 내부통제, 부실한 감독감시 등 총체적인 부실을 드러낸 것이다.

마을금고의 감독기관인 안전행정부는 새마을금고의 이익단체인 새마을금고 연합회에 감사권한을 부여했으나 감사는 물론 관리 감독 시스템이 거의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다.

현재의 관리 감독 및 감사체계로는 전문성을 갖춘 감사인력을 갖춰 공정한 검사를 실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금융감독원의 감사를 받게 하거나 별도의 기구를 설립해 감독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마을금고는 대표적인 지역밀착형 서민금융사다. 우리나라 전통의 두레, 품앗이, 향약, 계 의 정신을 계승해 약자인 소비자, 농어민, 중소사업자의 권익옹호 조합이라는 ‘정신’을 절대 망각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번 사건이 소비자들의 신뢰회복을 위한 전화위복의 좋은 기회다. 마을금고가 대오각성해서 환골탈태 한다면!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상임대표  jiwon512@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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