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당초 LG전자는 지난 1월 스마트폰 사업 전면 재검토를 선언한 이후 해외 생산공장과 스마트폰 관련 특허 등을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당시 모바일(MC)사업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LG전자는 모바일 사업과 관련해 현재와 미래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보고있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사업 운영 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베트남 빈그룹, 폭스바겐 등이 유력 인수후보로 꼽혔다.

22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LG전자는 이후 인수의사를 보인 기업과 협상에 나섰지만 인수 조건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CES에서 선보인 이후 주목받았던 롤러블 등 기술이 아직 연구 단계인 만큼 이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나 핵심인력 없이 연구에 돌입하기 어렵다는 점, 가치가 높은 기술특허에 비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낮아 실제 수익을 언제 거둘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인수에 따른 이점을 상쇄시킨다는 판단이 있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이래 23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0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 옵티머스를 출시하면서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했지만 출발이 늦은 데다 애플과 삼성전자, 중국 기업 등이 프리미엄 시장을 점유하면서 좀처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지난 수 년간 제품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생산지 조정, 혁신 제품 출시 등 노력을 기울였지만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2020년 LG전자 스마트폰 판매량은 2860만대, 점유율은 2.2%다. 누적 영업적자는 5조원에 달한다.

LG전자는 MC사업본부가 철수하게 되더라도 해당 본부 임직원을 타 사업본부나 계열사로 재배치해 고용을 유지할 계획이다. 권 사장이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MC사업본부의 사업 운영 방향이 어떻게 정해지더라도 원칙적으로 구성원의 고용은 유지되니 불안해 할 필요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권 사장의 메시지에 당시 업계에서는 LG가 사실상 휴대폰 사업 철수를 공언한 셈이란 분석이 나왔다.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스마트폰 사업 대신 기존의 주력사업인 가전 부문과 전장·인공지능·자동차 배터리 사업 분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체질 개선 방안의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인다. 구광모 LG그룹회장은 기존 가전·화학 등 주력 사업 외에 AI, 로봇, 전장, 전기차 배터리 등을 그룹의 새로운 핵심 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확대 중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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