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의 흥행이 전망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6일 종료된 이베이코리아 예비 입찰에 롯데, 신세계, MBK파트너스, SK텔레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감 직전까지 유력 인수후보 중 하나로 꼽히던 카카오는 예비입찰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지난해 거래액 약 20조원을 기록한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옥션·G9 등 오픈마켓을 운영 중이며, 네이버(27조원), 쿠팡(22조원) 등과 함께 국내 ‘빅3’ e커머스 업체로 꼽힌다.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61조원으로, 올해 전년대비 약 10%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인수전에 업계 안팎의 시선이 모인다. 누가 인수하더라도 국내 e커머스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적지 않아서다.

이베이코리아 매각 희망가는 약 5조원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는 국내 대형 e커머스 업체 중 유일한 흑자 기업이며, 유료 회원만 300만명을 확보하고 있다. 다만 영업이익률이 2010년 이후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베이코리아 영업이익률은 2015년 약 10%였으나 지난해 코로나 사태에도 영업이익률이 약 6%에 그쳤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5조원 인수 가격 외에 추가 투자가 이뤄져야 해 투입비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예비 입찰에 참여한 신세계와 MBK파트너스, 롯데는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들이 지난해 고전을 이어온 가운데 온라인 유통채널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베이코리아 본입찰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우선 신세계는 최근 네이버와 2500억원 규모 주식교환을 통해 온라인 채널 강화에 나선데 이어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영향력 확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SG닷컴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2941억원으로 전년보다 53.3% 뛰었다. 영업손실은 469억원으로, 지난해 819억원에서 350억원 가량 손익을 개선했다. 거래액은 3조9236억원으로 37% 늘었다. 다만 전체 온라인 쇼핑 점유율은 4% 수준이다.

MBK파트너스도 오프라인 매장 기반인 홈플러스를 바탕으로 이베이코리아와 온·오프라인 사업 연계를 시도할 수 있다. 특히 홈플러스는 지난해 안산점, 대전탄방점, 대전둔산점, 대구점을 매각한데 이어 올해 대구스타디움점을 매각하고 온라인 사업을 확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스타디움점은 6월 30일 영업을 종료한다.

롯데는 여러 인수 후보자 가운데서도 특히 온라인 사업을 회생시킬 돌파구가 필요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지난해 4월 자체 플랫폼 ‘롯데온’을 통해 e커머스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조영제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장을 사실상 경질했기 때문이다.

롯데온은 롯데그룹 유통 계열사들의 온라인 사업 부문을 일원화한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특히 중요한 사업으로 꼽혔다. 특히 지난해 롯데쇼핑은 오프라인 부문의 부진으로 백화점, 마트, 슈퍼, 롭스 등 700여개 점포 중 약 30%인 200여 점포를 정리하고 온라인 유통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당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여러 자회사가 별도로 다루던) 인터넷 사업을 일원화하고 모든 제품을 가까운 (롯데) 매장에서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롯데온이 쓴맛을 본 만큼 이베이코리아를 통해 반전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T도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SKT가 최근 탈통신 성장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이베이코리아 인수는 그 일환이라는 해석이다. SKT는 11번가와 SK스토아 등 SKT의 커머스 사업이 지난해 매출 8142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으며 지난해 11월 글로벌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아마존과 제휴를 공식화하는 등 투자에도 나서고 있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는 쇼트 리스트를 뽑아 실사를 진행하고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저작권자 © 여성소비자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