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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황인자 칼럼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 승인 2021.03.09 14:05

[여성소비자신문]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다. 유엔의 공식 자료에 의하면 세계 여성의 날의 발상은 20세기 초, 미국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09년 당시 미국의 소수정당인 사회당 선언에 따라 미국에서 2월 마지막 일요일을 여성의 날로 기념하기 시작한 이래 그 이듬해 코펜하겐에서 열린 사회주의 인터내셔널 대회에서는 세계여성의 날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으고 오스트리아, 덴마크, 독일, 스위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 3월 19일 세계여성의 날 행사에서 여성의 권리, 특히 여성의 투표권과 공직참여권을 비롯해 여성의 노동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며칠 후 뉴욕시 화재로 140여명의 여성 근로자들이 사망하는 참변이 일어났다. 대부분 이탈리아나 유대계 이민 여성들이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에서 노동입법이 촉발되고 세계 여성의 날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었다.

그러다가 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 직전인 1913년 러시아 여성들이 평화운동의 일환으로 2월 마지막 일요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기렸다. 이 무렵 유럽에서는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삼아 전쟁에 항의하고 여성연대를 공고히 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그러나 1917년 제1차 세계대전의 와중에 2백만 명이나 되는 러시아 군인들이 전사하였고 러시아 여성들은 2월 마지막 일요일에 ‘빵과 평화’를 위한 시위를 일으켰다. 그리고 나흘 뒤 러시아 황제가 물러나고 과도정부가 수립돼 여성들의 투표권을 허용하였다. 이 역사적인 날은 그레고리력으로 3월 8일로 기록되었다.

이후 세계 여성의 날은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3월 8일로 기념되기에 이르렀다. 이렇게 사회주의에 뿌리를 둔 세계 여성의 날은 점차 이념을 떠나 민간 차원에서 여성의 권리 장정 역사에 용기와 결단을 실행한 보통 여성들을 기리는 날로 변모하고 있다. 

한편, 유엔은 1975년 세계여성의 해를 계기로 3·8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시작한 이래 1977년 유엔 총회에서 ‘세계 각국은 자국의 역사와 전통, 관습에 비추어 1년 중 하루를 정해 여성의 권리와 세계평화를 위한 유엔의 날로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따라서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한다는 유엔의 공식 결의는 없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유엔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려 세대평등 캠페인과 함께 코로나 일상 속 평등한 미래를 향한 여성의 리더십을 조명하고 있다.

우리 한국 정부는 1975년 세계 여성의 해를 맞아 여성단체들과 함께 한국 여성의 해 선포식을 가졌다. 그 이후 1995년 제정된 여성발전기본법의 정신을 이어받은 양성평등기본법에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하고 이와 동시에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 발표된 날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9월 1일을 여권통문(女權通文)의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적으로 의미가 있는 우리 여성의 날은 3월 8일이 아니라 9월 1일이어야 한다.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로, 9월 1일 여권통문의 날은 우리 여성의 날로 삼아야 될 것이다.

황인자 한국외대 초빙교수/젠더국정연구원 대표  eqhwan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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