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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시 읽기]이해인​ '봄 일기'구명숙의 행복한 시 읽기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 승인 2021.02.24 21:54
[여성소비자신문]봄 일기
   
이해인​

봄이 일어서니
내 마음도
기쁘게 일어서야지
나도 어서
희망이 되어야지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그렇구나
그렇구나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

봄이 오고 있다. 봄은 철조망을 넘어 두려움도 아무런 걸림도 없이 천지에 피어오른다. 하늘 설산을 뚫고 일어나 얼어붙은 산등성이를 살랑살랑 녹이며 불어온다.

봄바람이 날갯짓 하니 웅크린 어깨들이 기지개켜며 잠에서 깨어난다. 버들개지 눈뜨는 시냇가, 얼음장 밑 송사리 떼의 고물거리는 숨소리에서 봄을 듣는다. 날마다 바라보는 이의 눈과 마음에 따라 각각의 형상으로 봄이 달려오고 있는 것 같다.
 
풀 섶의 노란 새싹들이 뾰족뾰족 희망을 불러온다. 시인은 새봄을 맞으며 “누군가에게 다가가 봄이 되려면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한다고 다짐한다. ​​정말 그렇다고 장단 맞추는 “마음에 흐르는 시냇물 소리”를 들으며 ‘나의 봄’을 다시 깨우친다.
 
새들 노래 소리에 휘파람 날리는 발걸음, 새싹들의 두근두근 그리움이 돋아나는 소리, 희망이 샘솟는 봄꽃들의 눈망울들, 모두가 봄이다. 그러나 '봄 일기'에는 눈부신 햇살의 소리, 분홍빛 찬란한 음악소리보다도 내 마음을 꽃피우는 봄, 그 소망의 소리가 가득 실려 있다. 내가 먼저 봄이 되어야지. 
 

구명숙 숙명여대 명예교수  k9350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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