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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환노위 산재 청문회...포스코·쿠팡 "산업재해 발생 깊이 사죄"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2.23 14:11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국내 주요 기업들이 산재리스크 관리에 고심하고 있다. 앞서 여야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산업재해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합의하고 포스코, 쿠팡 등 최근 안전 문제 및 사고 등이 발생한 기업 경영인들을 소환했다.

이날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연이은 포스코 사업장 내 산업재해 사고와 관련, “국민들께 심려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하고 유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이날 산업 재해 관련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와 유족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한편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시행이 00앞으로 다가오면서 산업계 등에서는 “산재 발생을 줄여야 한다는 부담감이 깊어질 것”는 분석이 나온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안전 최우선’을 목표로 노력 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한 듯...무재해 사업장 만들겠다”

최 회장이 이날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지난 9일 포스코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발생한 협력업체 근로자 사망사고 때문이다.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A(35)씨는 철광석 등 원료를 옮기는 크레인(언로더)의 컨베이어벨트 설비를 교체하는 작업을 하다가 갑자기 언로더가 작동하면서 기계에 몸이 끼는 사고를 당하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포스코에서의 산재사망 사고는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24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산소배관 밸브를 조작하던 중 대형 폭발로 노동자 3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12월9일에는 포항제철소에서 하청업체 직원이 부식된 배관 파손으로 추락해 숨지는 등 지난 3개월 새 5명이 목숨을 잃었고 2016년 이후 사망자 수는 20명에 달한다.

광주고용노동청이 광양제철소에서 총 744건, 대구고용노동청이 포항제철소에서 331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했지만 사고가 계속 이어지면서 사측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포스코에서 5년6개월 간 노동자 40명이 목숨을 잃었다”며 “(최 회장이) ‘안전이 경영 활동에 최우선이다. 6대 중점 안전관리 대책을 즉시 시행하겠다”고 발표한지 9일 만에 압착 사고로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증인 취임 후 지금까지 19명이 죽었다. 안전보건규칙이 안 지켜지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라고 질문했다.

이에 최 회장은 “포스코가 50년 넘은 노후시설이 많다. 회사에서는 안전을 최우선을 목표로 시설 투자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많이 부족한 것 같다”며 “관리·감독 노력도 부족했던 것 같다. 의원들 말씀을 듣고 안전 최우선 경영에 반영해 무재해 사업장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산업재해 사망자 중 하청노동자 비율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그 부분까지 관리가 미치지 못했던 것 같다”며 “무재해사업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재차 강조했다.

노트먼 네이든 CFS 대표, 고 장덕준씨·유족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

이날 청문회에 참석한 노트먼 조셉 네이든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대표는 물류센터에서 일하다가 사망한 고(故) 장덕준씨와 유족에게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사과했다.

쿠팡은 최근 10년 간 회사 규모를 급속히 키우는 데 성공했으나 노무 부문엔 약점이 많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장덕준씨는 2019년 6월부터 1년 4개월 간 일 단위로 계약하며 경북 칠곡 쿠팡 물류센터에서 일했고, 지난해 10월12일 새벽 퇴근 뒤 숨졌다. 당시 장씨는 물류센터에서 오후 7시부터 짧게는 8시간에서 길게는 9시간30분 가량 일하는 심야 근무를 했다. 유족은 장씨가 정규직(무기계약직)이 되기 위해 일하다가 쿠팡의 ‘시간당 생산량(UPH)’ 시스템 등 강도 높은 노동으로 인해 과로사했다며 같은 해 11월 산업재해 신청을 했다. 당시 쿠팡은 “장씨가 살인적인 근무를 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이달 9일 장씨 죽음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이에 대해 네이든 대표는 “사고 원인 규명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의료 전문가 결정을 기다릴 필요가 있었다. (산업재해 관련) 조사를 위해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고 의료 전문가가 의견을 낸 이후에 조치를 취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날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근로복지공단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가 사업장에서 발생한 총 239건의 산업재해 신청 중 68건에 대해 '불인정'의견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쿠팡측의 산재불인정의견은 28%를 넘긴 반면 실제로 전체 사업장에서 산재가 불인정 된 평균 비율은 8.5%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네이든 대표는 “불인정의견 건수 차이는 알지 못했다”며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이날 국회 산재 청문회는 기업 현장에서 잇따르는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기 위해 마련됐다. 노동자 산재 사망 또는 부상이 많이 발생한 9개 기업 대표가 참석했다. 9개 기업은 ▲포스코건설 ▲현대건설 ▲쿠팡 ▲롯데글로벌로지스 ▲CJ대한통운 ▲현대중공업 ▲LG디스플레이 ▲포스코 ▲GS건설이다.

한편 이번 청문회 이후 재계에서는 지난달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 제정안과 관련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그간 각 기업 사업장에서 산재사고 발생이 끊이지 않았다. 50인 이상 사업장의 경우 1년 후부터 중대재해법이 시행되는데 그간 해결되지 않았던 문제를 1년 안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특히 이번 청문회에 소환된 기업들처럼 건설, 철강, 물류 등 업무 강도가 세고 사고 위험이 높은 사업장의 경우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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