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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C "SK이노 배터리 10년간 제한적 수입금지"'배터리 전쟁' 승리 LG엔솔 "SK이노베이션, 영업비밀 인정하고 합리적 제안해야"
한지안 기자 | 승인 2021.02.15 12:49

[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과의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다.

최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0일(현지시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셀·모듈·팩 및 관련 부품·소재가 미국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수입금지 10년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향후 수입될 물량 뿐 아니라 이미 수입된 품목에 대해서도 미국 내 생산, 유통 및 판매를 금지했다.

다만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포드와 폭스바겐에 한해서는 각각 4년, 2년의 유예 기간을 뒀다. 또 이미 판매 중인 기아 전기차용 배터리 수리 및 교체를 위한 전지 제품의 수입을 허용했다.

ITC는 지난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내린 조기패소 예비판결을 최종판결을 그대로 인용했다. ITC는 당시 SK이노베이션이 소송 전후로 3만4000여개 파일 및 메일을 인멸하는 등 광범위한 증거 훼손을 했다고 보고 포렌식 명령 위반을 포함한 법정 모독 행위를 근거로 조기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을 두고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행위가 명백히 입증된 결과이자 LG에너지솔루션이 30여년 간 수십조원을 투자해 쌓은 지적재산권을 법적으로 정당히 보호받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로 배터리 산업에 있어 특허 뿐 아니라 영업비밀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이 인식됐다"며 "향후 글로벌 경쟁사로부터 발생할 수 있는 인력 및 기술탈취 행태에 제동을 걸어 국내 배터리 업체의 기술력을 보호받고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전체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 "양사가 합리적으로 협상을 타결해 손해배상 문제를 마무리 짓고 장기적인 불확실성을 얼마나 빨리 해소할지의 문제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조만간 논의가 시작돼 협상이 진전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사간 분쟁을 마무리 하기 위한 합의를 제안한 셈이다. 만약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ITC 최종 결정의 심의 기간 중인 60일 안에 합의하면 수입금지는 없었던 일이 된다. SK이노베이션의 미국 공장 가동도 가능해진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협상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진행됐으나 SK이노베이션이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로 임해 난항을 겪었다"며 "SK이노베이션은 ITC의 최종 결정을 존중하고 영업비밀 침해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협상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의 기술 탈취 및 사용에 따른 피해는 미국에 한정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유럽이나 한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고 이들 지역에서 소송 진행 여부는 기본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태도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또 "미국 영업비밀 보호법의 손해배상 기준을 따르면 최대 200%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면서도 "협상 금액에 징벌적 손해배상 규모까지 포함할지 여부 역시 전적으로 SK이노베이션의 협상 태도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ITC의 결정은 소송의 쟁점인 영업비밀 침해 사실을 실질적으로 밝히지 못해 아쉽다"며 "다만 고객 보호를 위해 포드·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도록 유예 기간을 둔 것은 다행"이라는 입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내 배터리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남은 절차를 통해 안전성 높은 SK배터리와 SK이노베이션의 조지아 공장이 미국 정부가 강력히 추진 중인 친환경 자동차 산업에 필수적이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양질의 일자리 수천개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 등 공공이익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아가 결정에서 주어진 유예기간 이후에도 고객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우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미국 대통령은 ITC 결정에 대해 심의 기간인 60일 안에 '비토(veto·거부권)'를 행사할 수 있다. 공정경쟁 등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경우에 한한다. 이 경우 LG-SK 배터리 소송전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로 회부된다.

SK이노베이션이 ITC 심의 기간 중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는 방법도 있다. 다만 항소 기간에도 수입금지 및 영업비밀 침해 중지 등의 효력이 지속된다는 점, 2010년 이후 ITC 최종 결정에서 수입금지 명령이 나온 영업비밀 침해 소송 6건 중 5건이 항소 절차를 밟았으나 단 한 건의 결과도 바뀌지 않았다는 점울 살펴보면 실현 가능성은 낮을것이라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문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지난 3년간 끌어온 소송전에서 수차례 합의를 시도했으나 한 차례도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2조8000억원, SK이노베이션에서는 수천억원의 합의금을 제시한 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제라도 지속적으로 소송 상황을 왜곡한 행위를 멈추고 ITC 최종 결정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이에 부합하는 제안을 해 하루라도 빨리 소송을 마무리하는데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한다"며 "침해된 영업비밀에 상응하고 주주와 투자자가 납득할 수 있는 합의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국내외에서 진행 중인 소송에 단호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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