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한국소비자연맹은 배달앱 상 가격과 매장 판매 가격차이를 조사하기 위한 오프라인 조사와 ‘샵인샵’ 등 배달앱에서 나타나는 거래관행 조사를 위해 ‘배달의 민족’, ‘요기요’ 배달앱 모니터링 조사를 실시했다.

‘배달의 민족’ 내 13개의 카테고리 중 5곳씩을 선정해 강남지역 총 65곳의 매장을 방문·조사한 결과, 56.9%(37곳)의 가게가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높게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서 한식, 야식, 분식, 치킨 4개의 카테고리를 클릭해 노출순으로 정렬했을 때 소비자에게 보이는 상위 200곳의 가게를 조사해 전체 광고에서 ‘샵인샵’ 가게들의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을 조사한 결과 ‘배달의 민족’내 한식 200곳의 가게 중 39곳(19.5%)의 가게가 ‘샵인샵’ 거래관행을 보였고, 39곳의 ‘샵인샵’ 가게가 163개의 광고를 올리고 있었다. 이는 샵인샵과 비-샵인샵 가게 200곳이 올린 324개의 광고 중 50.3%을 차지하는 수치다. 

카테고리 별 가격 차이는 카페·디저트같이 단가가 낮은 메뉴를 파는 곳에서 매장가격과 배달가격 차이가 더 빈번하게 나타났으며, 소비자들이 가격을 상대적으로 인지하고 있는 프랜차이즈에 비해 비-프랜차이즈 가게가 많은 한식, 야식을 파는 매장에서 배달앱 상 판매 가격을 더 많이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맹은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의 메뉴를 제외하고 메뉴 가격에 대한 정보는 해당 가게만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는 배달앱 상의 가격이 매장 판매가와 비교해 일치하는지에 대해서 판단이 어렵고 배달음식 특성과 가격 정보의 접근성 측면에서 소비자들은 배달앱에 의존도가 높아 배달앱 상의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배달앱 상에서 소비자가 직접 픽업하는 방식을 선택한다고 해도 실제 매장에서 구입하는 비용보다 높은 곳도 있었다. 배달비가 들지 않는 주문 방식임에도 소비자에게 추가적인 비용을 전가하고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샵인샵 거래관행, 한 사업자 최대 23개로 운영

배달앱 내 거래관행을 조사한 모니터링 조사에서는 ‘샵인샵’ 형태의 거래관행이 관찰됐다. ‘샵인샵’은 다른 사업자정보는 모두 동일하나 가게 광고명만 다르게 해 같은 가게임에도 다른 가게처럼 배달앱상에 노출되어 소비자의 착각을 유발하거나 대표자와 주소는 동일하나 다른 사업자등록번호를 이용해 다른 가게인 것처럼 배달앱상에 노출되어 소비자가 오해할 수밖에 없는 거래 관행을 뜻한다.

‘배달의 민족’과 ‘요기요’에서 한식, 야식, 분식, 치킨 4개의 카테고리를 클릭해 가까운순으로 정렬했을 때 상위에 노출되는 200곳의 가게를 조사한 결과 ‘배달의 민족’내 한식 200곳의 가게 중 39곳(19.5%)의 가게가 ‘샵인샵’ 거래관행을 보였고, 39곳의 ‘샵인샵’ 가게가 163개의 광고를 올리고 있었다. 이는 샵인샵과 비-샵인샵 가게 200곳이 올린 광고 전체 324개 중 50.3%의 비중이다.

하나의 샵인샵 가게 당 평균 약 4.18개의 다른 가게명을 가지고 있고 최대로는 하나의 가게가 23개의 다른 가게명으로 광고하는 사례도 있었다. 하나의 주소로 한명의 대표자가 다수의 사업자상호와 가게명으로 배달앱 상에 등록해 배달앱 상 노출을 높이는 일명 ‘깃발꽂기’를 통해 광고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연맹은 "소비자는 실질적으로 동일한 가게임에도 가게명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가게라고 생각하지 못하게 되어 오인할 수 밖에 없으며 이러한 거래관행은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로 인해 기존에 배달을 하지 않던 업체들도 배달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앞으로 배달이 가능한 카테고리가 점차 확대될 것이고 배달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는 더욱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배달앱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배달비를 둘러싼 배달주문앱, 배달대행업체, 음식점주 등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늘어나는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짚었다.

아울러 "배달비가 부담된다는 이유로 메뉴가격에 배달비를 숨겨놓거나 할인쿠폰 등의 유인을 통해 소비자로 하여금 합리적인 선택인 것처럼 오인하게 하지만 실제 소비자는 손해를 보는 경우와 같이 속이기 식의 거래관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배달수수료 책정 과정과 부담 주체에 대한 투명한 정보 공개와 배달앱 상의 불건전한 거래관행에 대한 자정을 통해 배달앱 시장에서 소비자에게 불합리하게 전가되고 있는 피해를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연맹은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샵인샵의 형태에서 보여진 소비자오인 가능성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있는 불공정 거래관행에서 대해 관계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에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다.

한편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 측은 "2020년 2월부터 매장 상호등록에 대한 정책을 1개 사업자번호당 1개 상호만 등록하도록 개선해왔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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