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소비자신문 한지안 기자] 지난해 말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및 계열사 대표 인사가 실시된 가운데 신임 대표들이 '지속가능한 미래 경영전략'과 '디지털 혁신' 강조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권에서 비대면·디지털 전환 등이 주요 키워드로 떠오른 가운데 미래 준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NH농협금융지주 및 NH농협은행, NH농협생명, NH농협캐피탈, NH아문디자산운용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은 올해 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 상태다. 같은 시기에 인사이동이 실시된 만큼 이들의 경영 메세지 및 향후 사업 계획에 금융권의 시선이 모인다.

우선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 취임사에서 ‘미래가치’를 강조했다. 손 회장은 “금융지주 회장으로 선임되고 나서 농협금융의 새로운 10년을 위한 밑그림을 구상하고 농협금융만의 색을 어떻게 채워나갈지 많은 고민을 했다”며 “당장의 경영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미래의 가치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농협금융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기는 지난 1일부터 2년이다.

그는 “새로운 미래를 준비하는 농협금융의 대내외 여건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며 “금융산업은 디지털을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급변하고 있고, 기존의 전통적인 금융기관들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거대 플랫폼 기업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손 회장은 “우리 농협금융은 금융회사로서의 생존과 농협의 수익센터 역할이라는 두가지 미션을 함께 수행해야 한다”며 “농협금융만의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디지털 플랫폼을 구축해 디지털 선도 금융회사로서의 입지를 굳건히 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빅데이터 기반 마케팅 프로세스 도입 ▲금융·경제·유통 등 정보 결합을 통한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 ▲빅테크·핀테크 기업 등과 제휴 확대 등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외에 ▲소비자보호체계 강화 ▲금융소외계층 금융서비스 제공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치계 구축 ▲글로벌 사업 확대 준비 등도 강조했다.

그는 “농협금융은 타금융회사와는 달리 농업·농촌과 농업인 지원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특별한 역할이 있다”며 “전 계열사가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임직원들은 인적 경쟁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설명했다.

손 회장이 그룹 임직원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제시한 농협금융 모습은 ▲금융회사로서 기본에 충실한 농협금융 ▲수익센터 역할에 충실한 농협금융 ▲사회적 책임에 앞장서는 농협금융 ▲디지털금융시대를 선도하는 농협금융 ▲글로벌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해 나가는 농협금융 등 5가지다.

권준학 농협은행 신임 은행장은 4일 취임사를 통해 "농협은행을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으로 만들어 나가려 한다"고 밝혔다. 

권 은행장은 경기 평택고, 경희대를 졸업한 후 1989년 농협에 입사했다. 농협은행 퇴직연금부장과 개인고객부장, 경기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 등 주요 보직을 거쳤다. 앞서 농협 금융지주 임추위는 경영능력, 현장과 전략·기획의 균형감각, 디지털 역량, 사업시너지 등을 중심으로 후보자를 압축하고,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취임사에서 권 행장은 "주어진 임기 동안 고객·현장 중심, 디지털 전환, ESG 경영이라는 세 가지 경영방침을 정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고객·현장 중심의 마케팅 혁신을 강조했다. 권 행장은 "단순히 금리조건이 좋은 상품이 아니라 고객에게 더 높은 가치를 드릴 수 있는 상품을 제공하고, 확실한 타깃에 최적화된 마케팅을 실시해 고객기반을 넓혀 가야한다"며 "이를 위해, 영업채널과 사업전략 전반을 고객·영업 현장 지향적으로 재설계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금융 혁신을 가속화해야 한다고도 거듭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 행장은 또 "그린뉴딜 선도 등 녹색금융 생태계 조성으로 농업금융 전문은행으로서의 정체성을 견고히 하겠다"면서도 농협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지켜주고 늘려주는 것, 생산적 분야로 자금을 원활히 공급하는 것 등이 금융 본연의 역할"이라며 "소매금융, 농업·공공금융 등 우리가 강점이 있는 분야는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우위를 지속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민첩한 조직문화 구현도 강조했다. 권 행장은 "수평적 의사소통과 민첩한 조직운영으로 실행력을 높이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와 보상체계를 구축해 구성원 모두가 일하는 보람을 찾아가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권 은행장은 지난 14일 화상회의로 진행한 '2021년 경영목표 달성 결의대회'에서도 "올 한해는 농협은행이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극복하고 디지털 종합금융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는 해"라며 "임직원 모두가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 선도은행이 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이날 대회에서는 ▲핵심사업 경쟁우위 지속 확보 ▲디지털금융 혁신 가속화 ▲수익 제고형 성장구조 조성 ▲환경·사회·고객 가치 창출 등 각 부문별 추진계획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넥스트 노멀 시대에 지속가능한 성장기반을 조성하고 고객과 농업인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한편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캐피탈은 각각 김인태·박태선 신임 대표를 선임했다.

김 대표는 농협금융지주 부사장, 농협은행 부행장, 종합기획부장, 인사부장 등을 거치며 경영관리·기획·재무 분야의 맞춤형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다. 특히 저금리 기조에서 보험사 예상 운용수익률이 저조한데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농협생명을 안정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대표는 은행 부행장, 지역본부장, 지점장 현장 경력과 상호금융 업무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 여신전문업권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농협캐피탈 내실을 다지기에 나선다.

박 대표는 지난 4일 취임사에서 “임직원이 신명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류 금융회사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함께 힘써 달라”며 ▲속도감 있는디지털 전환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내실 경영 지속 ▲글로벌·범농협 시너지 사업 등 미래 금융 경쟁력 확보 ▲시장 선도할 수 있는 융합형 인재 육성 등 역점 추진사항을 강조했다.

이 외에 배영훈 전 대표가 임기를 남겨두고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새로 선임된 박학주 NH아문디(NH-Amundi)자산운용 대표이사도 20여년간 경헙을 쌓아온 투자 전문가이자 NH아문디 자산운용을 상위 종합자산 운용사로 성장시킬 적임자로 꼽힌다. 박 대표는 농협은행 딜러를 시작으로 농협손해보험 및 상호금융 자산운용총괄 업무 등을 맡아왔다. NH선물 상무, 농협손해보험 자산운용부장, 농협중앙회 부산지역본부장, 상호금융 운용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한지안 기자  hann923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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