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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의 아동학대 막아야'... 국회 '정인이법' 속속 통과
한고은 기자 | 승인 2021.01.11 15:07

[여성소비자신문 한고은 기자] 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생후 16개월 '정인이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제2의 정인이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목소리에 따라 지난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일명 ‘정인이법’이 속속 처리됐다.

이번 처리된 법안은 부모의 징계권을 삭제하는 민법 개정안, 아동학대 신고의무자의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이 바로 수사 착수 가능한 아동학대범죄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개정안이다.

민법 개정안은 지난 2020년 6월 충남 천안에서 9세 남아가 여행용 트렁크에 감금돼 숨진 사건 이후 법무부가 내놓았다.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은 2020년 11월 인천 라면형제 사건 이후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발의한 법이다.

이밖에 계류 중인 관련법 또한 많은 실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학대 아동 보호를 위한 응급조치기간을 3일에서 7일로 연하고 원가정보호제도 개정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의료기관 피해 아동 알림 시스템 구축, 아동학대 의학적 선별도구 활용 활성화, 아동학대 전담 의료지원 체계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노영래 더민주 최고위원 역시 아동학대 무관용 처벌법을 발의했다. 이 법은 아동학대 치사에 대한 처벌을 현행 5년에서 10년 이상으로 강화하고 중상해의 경우 3년 이상을 6년 이상으로 높이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반면 충분한 논의없이 법안이 여론에 떠밀려 졸속 처리되는 움직임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6일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처벌 강화는 오히려 아동 학대 피해자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도 “가해자의 강력 처벌에 동의하나 법정형 하한을 올려버리면 피해자들이 너무 힘들어진다"며 "기소도 되지 않을 뿐 더러 법정형이 높으면 법원에서도 높은 수준의 증거가 없을 시 무죄로 판결한다”고 우려했다.

공혜정 아동학대방지협회 대표는 "피해아동의 이름을 딴 졸속 입법이 쏟아지는 상황이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반복되고 있다. 자기 지역구에서 표 하나라도 더 얻기 위한 것"이라며 "기존에 있는 법을 어떻게 자리잡도록 만드느냐가 더 중요한 것인데 정작 필요한 일들은 국회가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마다 경찰 측의 미비한 수사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 책임자를 엄벌해야 한다는 여론도 있었다. 이에 5일 김창룡 경찰청장은 “아동학대 사건으로 숨진 정인양의 명복을 빈다. 학대 피해를 당한 어린 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청장은 이어 “초동 대응과 수사 과정에서의 미흡했던 부분들에 대해서도 최고책임자로서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며 “엄정하고 철저한 진상조사를 바탕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경찰의 아동학대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쇄신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8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경찰의 책임을 묻기 위해 김창룡 경찰청장을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김 청장을 직무유기와 살인방조 혐의로 고발한 의사회는 “학대신고가 세 차례나 있었음에도 경찰은 정식수사를 하지 않았다"며 "만약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다면 최악의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면서 “경찰 조직의 총 책임자가 피해자 보호와 인명 사상 방지라는 의무를 저버리고 사실상 양부모의 살인행위를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한고은 기자  h9@wsob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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